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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원 Oct 31. 2017

진로의 지혜 2/2

심리학자 아빠가 혼자 키우는 딸에게 전하는 지혜의 서신

자신이 무슨 일을 하면서 살아가야 하는지 모를 때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나요?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어요. 어떤 기준을 충족하는 일을 택할 것인지에 대해서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하겠지요. 이때 많은 이들이 돈, 시간, 사회적 지위 등에 먼저 주목하게 돼요. 연봉이 어떠한지, 시간이 얼마나 소요되는 일인지, 사회적 지위는 어떻게 되는지 등을 중요시하게 되지요. 어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만족하고 행복하다고 말하는 일들을 따라서 하려고 해요. 텔레비전, 컴퓨터, 스마트폰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하는 일을 하면 자신도 그들처럼 즐겁게 살 수 있다고 믿으면서요.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인물들이 괜찮다고 말하는 일들을 선택하면 자신도 또한 큰 기쁨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요. 하지만 그런 기준으로 선택한 일들은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다른 이들을 통해서 검증된 기준을 통해서 선택을 했음에도 자신은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지요.


그런 기준들은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적절한 진로의 선택이라는 것은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어떤 직업을 갖고 무슨 일을 할 것이냐의 문제이기도 해요. 그러다 보니 많은 이들이 직업 자체가 지니는 특성에 과도하게 주목을 하게 되지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직업 자체에만 관심을 두게 되면 될수록 최선의 선택을 하기가 어려워질 거예요. 무턱대고 “무슨 일을 하면 좋을까?”, “무엇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일까?”에 대해서 답을 찾고자 시도한다고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그 과정에는 중요한 것이 빠져있기에 큰 오류를 범하게 돼요. 

직업에 먼저 주목하면서 만들어진 기준은 자신에게 적합한 기준이 될 수가 없어요. 타인의 의견만을 반영해서 만들어진 기준도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알맞은 기준이 될 수가 없지요. 기준을 형성하기 위해서 사용한 근거들이 잘못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기초가 그릇되어 있기에 당연히 자신만을 위해서 사용할 수 있는 기준이 만들어지지 못하겠지요. 결국 자신에게 알맞지 않은 기준에 스스로를 맞추려고 하면서 고통을 겪는 자기 모습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선택을 위한 기준을 형성하기 전에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있어요.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해서 분명하게 알고 있어야 해요. 그리고 자신이 누구인가에 근거를 두고 기준을 세웠을 때 비로소 올바른 선택이 가능할 거예요.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답을 먼저 알아야 이에 기반을 두고 바른 기준을 만들 수 있고, 그 이후에 “나는 이런 일을 해야겠다.”라는 답을 얻을 수 있는 것이지요. 그 순서를 꼭 마음속에 담아두었으면 좋겠어요. 

그러한 순서를 무시하고 진로를 선택하려 하기에 문제가 발생하게 돼요. 자신에게 적합한 일을 찾게 되는 것이 아니라 일에 자신을 억지로 끼워 맞추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지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알지 못한 채 무작정 다른 이들의 기준을 따르고 직업을 선택하려고 하면 당연히 고통과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다른 이들의 기준은 결코 자기 자신을 고려하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오랜 시간에 걸쳐서 지니게 된 자신만의 성향이 반영된 것이 전혀 아니기 때문이지요.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나는 어떤 가치를 중요시하는가?” 

“나는 어떤 욕구를 지니고 있는가?”

“나는 ……?”


자기 자신에 대한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서 확신을 지니고 대답을 할 수 있나요? 


그렇지 않다면 그 답을 찾는 과정을 거치며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하여 더욱 명확히 알아야만 해요. 자신에 대해서 더 잘 알면 알수록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선택하기 위한 더욱 분명한 기준을 정할 수 있어요. 기쁨을 얻을 수 있는 일, 자신이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해서 잘할 수 있는 일, 자신이 원하는 적절한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일 등이 그렇게 만들어진 기준이 될 수 있을 거예요. 아울러 관계를 중시하는 일이 자신에게 어울리는지, 구체적인 업무 방식이 정해져 있는 일이 어울리는지 등을 기준을 만들 때 고려할 수도 있어요.

이렇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먼저 알고 그에 맞추어 기준을 세웠을 때 비로소 진심으로 만족할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을 거예요. 이제 그 기준에 맞춰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하고 자신의 바람을 가잘 잘 실현시킬 수 있는 일을 선택하면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진로에 만족하며 행복을 경험할 수 있을 거예요.


지난 편지에서 언급했던 분은 자신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분이었어요.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알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자신만을 위한 기준을 스스로 정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럼에도 무작정 진로를 선택하려고 했기에 당연히 혼란을 경험할 수밖에 없었지요. 타인이 제시하는 기준이나 타인이 행복을 느끼는 기준에 따라 자신도 선택을 해보려고 했지만 그 혼란은 더욱 커질 뿐이었어요. 그러한 기준에는 자신이 누군가에 대한 내용이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았기에 당연히 자신에게 적합한 선택을 할 수가 없었지요. 


사랑하는 딸도 어느 순간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게 될 거예요. 어쩌면 자신의 길을 찾지 못해 방황할 수도 있어요. 그때 아빠의 편지를 다시 읽어주고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았으면 좋겠어요. 아빠가 이제 묻는 말을 듣고 대답해봐요. 


당신은 누구인가요?

진로를 선택하지 못해서 헤매는 순간에 잠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자신이 과연 어떤 사람인지를 먼저 생각해봐요.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게 된다면 그에 근거해서 기준을 만들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 기준을 통해서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직업을 선택할 수 있을 거예요. 아빠는 사랑하는 딸이 자신을 일에 맞추면서 살아가게 되기를 원하지 않아요.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고, 무엇을 중시하는 사람인지를 잘 알 수 있도록 아빠가 언제나 사랑으로 함께할게요. 그리고 사랑하는 딸이 자신의 행복을 위한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할게요. 오늘도 사랑해요. 아빠 딸로 태어나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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