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 은행 몇 알 앞에
소주잔을 기울이며쌉싸름한 첫 맛 속에
고된 하루를 녹이고껍질 속 감춰진 향기
나를 달래주더라
숫자는 쌓이고 쌓여
손끝에 주름 남아도소소한 위로 하나로
오늘을 잠재우고고소함 삼키는 순간,
어제가 흐려지네
그을린 은행 한 알에
단단함이 숨어 있어 쓴맛마저 품어 안고
까만 이 밤 지나가네 바람 속 흔들린 나날
시나브로 쉬어 가게
사람과 책,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북퍼실리테이터. 책으로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고, 말과 글로 삶을 어루만지며, 동시와 시, 그림책으로 마음을 건네고, 앎을 삶으로 빚는 작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