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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H Jan 05. 2022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마" 대처법 - 프레임 싸움

#PSH독서브런치119

사진 = Pixabay


1.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George Lakeoff)가 정의한 '프레임'이란, "사람들이 어떠한 이미지 내지 의제를 인식하고 파악할 때 일정한 사건과 사실(진실) 사이를 결정하는 직관적인 틀"입니다. 프레임은 다양하게 존재하며 그 사이에는 위계가 있습니다. 즉, 상위 프레임 관점으로 바라보았을 때 하위 프레임에서의 모든 노력은 "오히려 기존의 프레임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게" 됩니다. 상위 프레임을 가진 사람이 이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는 것이죠. (지식 프라임, EBS 지식프라임 제작팀, 밀리언하우스에서 표현 인용)


2. 이를테면 미국 9.11 참사 이후 미국의 국내 감시 법률를 지칭하는 명칭을 ‘테러 감시 프로그램(Terrorist Surveillance Program)’이라고 했을 때 "이 법률에 반대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테러 감시에 반대하는 사람"이 됩니다. 하지만 같은 법률을 '국내 감시 프로그램'이라 명명한다면 "토론의 대상이 되는 이슈를 미국 시민의 자유와 사생활을 보호하는 문제로 정의"되죠. 즉, 법률을 옹호하고자 하는 사람은 '테러 감시 프로그램'이라는 명칭을 상위 프레임으로 가져가고자 노력할 것이고 반대하는 사람은 '국내 감시 프로그램'이라는 명칭으로 같은 것을 시도할 것입니다.

(나는 진보인데 왜 보수의 말에 끌리는가, 조지 레이코프, 엘리자베스 웨홀링, 생각정원에서 사례 및 표현 인용)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은 #PSH독서브런치059 [프레임에 대하여 - 토론에서 유리한 고지 점하기]를 참고해 주세요.)


3. 특정 정책과 사안에 대한 찬반 논쟁 상황이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의 사소한 대화에서도 미묘한 프레임 싸움이 벌어질 때 (혹은 벌여야 할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럴 때 상대방의 프레임을 기민하게 파악하고, 그 프레임을 하위 프레임으로 만들기 위해 내가 추구해야 할 프레임은 무엇일지 빠르게 판단하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4.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들어'와 같은 표현은 대표적으로 "나는 너보다 상위 프레임을 가지고 있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내가 하는 말은 너가 기분 나빠야 할 말이 아니야"라는 프레임을 상대방에게 전달함으로써 상대방이 기분 나빠한다면 오롯이 상대방 잘못이 되어버리는 상위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죠.


5.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들어"라는 말에 "제 기분이 나쁠지 말지는 제가 들어보고 판단할게요"라고 했다가 "지금 싸우자는 거냐?"라는 말 즉, "나는 너와 이성적으로 대화를 하고자 했는데, 너가 나에게 싸움을 건 것이다"라는 프레임으로 반박 당한 경험이 있습니다. 확전을 막기 위해 상대방의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들어" 프레임을 일단 받아들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기는 합니다. 아니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아니 제 기분은 제가 알아서,,,"라고 하는 방식 즉, 상대방의 방어기제를 작동시키지 않으면서 상대의 프레임을 받아들일 의사가 없음을 전달하는 건 어떨까요?


1+2+3+4+5. 가장 현명한 방식은 모든 상황에서 상대방을 이기려고 아득바득하지 않고, 여유 있는 태도로 내어줄 건 내어주고 사수해야 할 건 확실히 가져가는 게 아닐까요? 그러기 위한 핵심 능력은 무엇이 더 상위 프레임인지 항상 고민하고 그를 통해 어떤 걸 내어주고 어떤 걸 가져와야 하는지 현명하게 잘 분별하는 것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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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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