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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H Apr 05. 2022

두나무가 LG엔솔보다 돈을 더 버는 건 부당한 걸까?

#PSH독서브런치161

사진 = 조선일보 기사


1. LG화학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4월 한국거래소 시가총액 기준 2위 기업으로 1위인 삼성전자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입니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를 주력으로 하는데 한국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회사이기도 하죠. LG화학은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30년 가까이 돈이 되지 않는 배터리 사업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화재 사고 등 수많은 역경을 거쳐 테슬라에 제품을 공급하는 등의 성과를 내기도 했죠. 이 회사의 21년 영업이익은 7,700억원 수준입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로 유명한 두나무는 2017년 서비스를 시작해 단숨에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고 21년 기준 영업이익은 3조 2천억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언뜻 보면 두나무는 '돈을 날로 먹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2. 나심 탈레브는 인간을 두 종류 즉, 노동을 파는 '노동' 인간과 지적 산물을 파는 '아이디어' 인간으로 구분하며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아이디어 인간은 뼈 빠지게 일을 할 필요는 없고 대신 치열하게 생각을 하면 된다. 100개를 만들거나 1000개를 만들거나 일하는 양은 똑같다. 주식거래를 할 때 100주를 사든 10만 주를 사든 100만 주를 사든 거기에 투입되는 노동의 양은 똑같다." 기업 또한 비슷한 방식으로 분류합니다. "오늘날 세계화 덕분에 미국은 창의적인 일들, 말하자면 컨셉트나 아이디어의 생산에 더욱 몰두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일들이야말로 생산에서 규모가변성이 큰 부분들이다. 규모가변성이 낮은 직업들은 분리하여 해외로 수출해 버린다. ... 나이키, 델, 보잉 같은 회사들은 노하우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고 조직하고 지렛대로 활용하는 것만으로 엄청난 수입을 거둔다. 반면에 개발도상국의 하청 공장들은 힘겨운 일을 맡고, 교양 있고 수학 잘하는 나라 사람들은 별로 창의적이지는 않지만 기술이 필요한 일을 맡는다. 미국 경제는 아이디어 세대를 지렛대 삼아 몇 배 뻥튀기 되었다."


1+2. 나심 탈레브의 분석에 따르면 두나무는 "노하우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고 조직하고 지렛대로 활용하는 것만으로 엄청난 수입"을 거두고 있는 것이고 LG에너지솔루션은 "교양 있고 수학 잘하는 나라 사람"인 한국인들이 "별로 창의적이지는 않지만 기술이 필요한 일"을 하며 그에 미치지 못한 수입을 거두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은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현대건설 등 한 개를 더 팔기 위해 노동을 더 투입해야 하는 '노동'형 기업이고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메타), 넷플릭스 등 한 개를 더 팔아도 추가 노동이 투입되지 않는 '아이디어'형 기업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을 듯해요. 그리고 미래 한국이 지향해야 할 산업은 두나무와 같은 '아이디어'형 회사가 중심이 되는 산업일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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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콘텐츠는 대표적인 아이디어형 사업입니다. BTS 앨범을 한 개 더 팔기 위해 BTS가 추가 노동을 할 필요는 없으며, <오징어 게임> 한 편을 더 상영하기 위해 이정재가 다시 연기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한국은 미국의 '아이디어형 산업'으로 조금씩 변모하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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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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