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H독서브런치163
1.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정말 많습니다. 그만큼 영어 공부 방법 또한 다양하게 존재하죠. 운이 좋아 토익 만점을 받은 적이 있지만 저 스스로 제가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굳이 따져 말한다면 주어진 시간에 한정된 영어 지문을 읽고 답을 골라내는 능력은 괜찮은 편이긴 하지만 그뿐입니다. 대부분의 한국인이 영어를 배우는 목적이 외국인과 말로 하는 자유로운 의사소통이라면 저는 이에 큰 공포심을 가지고 있어요. 다만 해외 체류 경험 없이 한국에서만 공부하여 토익 만점을 취득했고, 학부에서 영어학을 전공하며 나름대로 영어 공부 방법을 고민해본 사람 중 한 사람으로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팁 두 가지 정도는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영어학을 전공하며 배웠던 중요한 점 두 가지는 1) 영어를 제2외국어로 배우는 사람은 영어에 대한 직관(Intuition)을 갖기 불가능하다는 것. 즉, 한국인은 영어 문장을 보고 '처음 보는 문장이지만 왠지 이 문장은 어색하다 or 어색하지 않다'를 판단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2) 제2외국어를 배울 때는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가 아주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한국인은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배우진 않았지만 처음 보는 문장의 미묘한 뉘앙스 차이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즉 한국인은 한국어에 대해 비명시적 언어 지식(implicit linguistic knowledge)을 갖고 있죠. 이를테면 학생이 교수에게 '교수님, 점심 같이 하십시다'라고 했을 때 한국인이라면 이 발화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지만 왜 적절하지 않은 것인지 배운 적은 없어요. 그리고 외국인에게 이 문장을 설명해보라고 하면 쉽게 설명하기도 어렵죠. 다른 말로 하면 한국인은 영어를 배울 때 미묘한 뉘앙스 차이를 모두 암기하여 익혀야 합니다. 또한 결정적 시기 가설에 따르면 한국 나이로 중학교 2학년 이후 언어 습득 능력은 급격히 감소하다 성인이 되었을 무렵에는 보잘것없는 수준으로 떨어지죠. 그리고 그 이후 배우는 영어는 언어로서 배우는 것이라기보다는 암기 과목이 됩니다. 성인이 다 되고 미국으로 이민 간 사람이 미국에서 아무리 오랜 시간을 보내도 '한국식 영어 발음'을 고치지 못하는 것은 이것으로 설명이 됩니다.
1+2. 제가 영어를 전공하며 배웠던 두 가지는 결국 영어 공부의 커다란 한계점입니다. 한계점을 명확히 인식했을 때 달성 가능한 수준의 목표를 세울 수 있으며,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명확히 구분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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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가 된다면 영어 공부 방법과 관련해 또 다른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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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ttps://brunch.co.kr/@thepsh-brunch/141
https://brunch.co.kr/@thepsh-brunch/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