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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삼,십대 2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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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헤이 Oct 30. 2022

삼, 십대 ep.27

간절히 바라면 안 이뤄진다. 간절히 안 바라면 이뤄진다

간절히 바라면 이뤄진다는 말이 있지만, 내 케이스는 반대였다. 마치 징크스처럼, 내가 원하는 것은 꼭 내게 오지 않았다.




간절히 바라면, 안 이뤄진다


삼십 년을 살며 내게도 수많은 기회들이 왔었다.


가령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는 기회라던가.

공모전, 직장, 콘서트, 이벤트 같은 것들.


하지만 내가 간절히 바라는 것은

대부분 안 이뤄지는 편이었다.


온갖 희망이랑 희망은 다 던져준 채

늘 문턱에서 가로막혔다.


희망이란 지옥은 잔혹했다.

날개를 꺾고, 의지까지 꺾어내야만 끝이 났다.


간절함이 더 해지면,

타격감이 더욱 묵직해져서.


그래서 반대로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간절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어쩐지 이뤄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간절히 안 바라면, 이뤄진다


음식을 먹을 때,

맛있는 걸 항상 마지막에 먹는 버릇이 있다.


아껴둔다기 보단 맛있는 걸 먼저 먹었을 때,

맛없는 것들이 더 맛없게 느껴지는 것이 싫었다.


때론, 맛없는 것들로 배가 채워져

맛있는 건 손도 못 대는 날도 있다.

하지만, 그 선택에 후회가 남진 않았다.


아예 맛을 모르면, 비교조차 되지 않으니.

그렇게 내 욕심을 제한했다.

 

가지고 싶은 물건도, 사람도, 기회도, 꿈도.

먹음직스러운 것들은 애초에 손을 대지도 않았다.


'막상 보니까 별로네'라며,

억지로 단점을 끌어내 마음을 세뇌시켰다.


아이러니하게도,

간절해하지 않았더니 많은 것들이 이뤄졌다.


간절함은 사람을 작고 초라하게 만든다.

그것을 버리니 나는 더 대담해졌고 쿨해졌다.


나의 간절함이 기회를 주는 사람에게

닿지 않는 편이, 내게는 좀 더 유리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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