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의 꿈이 흐려지기 시작한 과도기
첫 번째 프로젝트의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아래로...
△ 우당탕탕 첫 번째 기획 스토리① : https://brunch.co.kr/@tkdgns1129/5
△ 우당탕탕 첫 번째 기획 스토리② : https://brunch.co.kr/@tkdgns1129/8
전편은 아래로...
△ 나의 프리랜서 일대기① : https://brunch.co.kr/@tkdgns1129/30
첫 번째 프로젝트는 커뮤니티가 지역사회에 정착하는 계기가 됐다.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것 또한 커뮤니티가 단순한 놀거리나 가벼운 유희만을 추구하는 게 아닌, 생산성 있는 비전을 갖춘 곳이라는 인식이 생기는 것이었다. 단체에 소속된 구성원들 또한 다른 구성원과의 만남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꾸준히 인연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기를 바랐다. 요즘같이 사람을 믿기 어려운 사회적 환경과 분위기 속에서, 믿을 수 있는 단체이자 구성원 간의 유대감이 끈끈한 단체로 거듭나게끔 만들어 보고 싶어졌다.
단체의 성공적인 지역사회 정착은 자연스레 단체를 운영하는 대표인 내게도 새로운 기회들을 가져다 줬다. 프로젝트를 홍보 차 개설한 단체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울산콘텐츠코리아랩으로부터 DM이 왔다. 글쓰기 모임의 대표인데 글쓰기 강의도 가능하냐는 문의였다. 공공기관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연락을 받은 건 그때가 처음이었는데, 예상에서 벗어난 상황이 당혹케 만들기도 했지만 이를 본보기로 도약해야 한다는 자기 최면을 걸기도 했다.
첫 번째 강의 섭외에 응하고, 모교 북카페에서 하루종일 PPT 작업을 한 게 아직도 생각난다. 이때부터 커리큘럼에 대한 고민, 연구·개발을 어설프게나마 시도했다. 누군가와 의견을 나누는 것도 없이 혼자 고심해 만들어낸 커리큘럼은 지금도 첫 번째 출판 프로젝트 때 만든 '글쓰기 원데이 클래스' 글쓰기 양식과 함께 새로운 곳에서 강의를 할 때마다 종종 써먹는다. 물론 지금은 그때보다 커리큘럼도 많아졌고 스펙트럼도 넓어졌지만, 당시 혼자의 힘으로 만들어낸 교육 자료가 지금까지 발전하는 데 큰 기여를 한 셈이다. 과거의 나를 스승으로 삼는 격이다.
내가 가진 능력, '글'로 할 수 있는 것들은 죄다 찾아보며 잠깐이나마 발을 들였다. 턱없이 적은 금액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는 데서 점차 월급쟁이의 삶보다 만족도가 높아졌다. 내 행복이나 만족의 기준이 되는 가치가 돈은 1순위가 아니라는 게 더욱 확실해졌다. 그럼에도 자본주의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원하는 바를 더 크게 이루기 위해 돈벌이를 계속 고심할 필요는 있었다.
일은 쭉 하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월급쟁이의 삶도 아니고 연차도 얼마 안 된 상태다 보니 매달 적자가 나기 일쑤였다. 직장 생활을 할 때 모아둔 돈도 슬슬 떨어져 가는 와중에, '좋아하는 일 VS 돈벌이'의 밸런스 게임은 계속 머릿속을 잠식했다. 직장인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나 갈등하던 찰나, '그럼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회사에 들어가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까지 미쳐 구직 활동을 재개했다. 그리고 그렇게 들어간 회사는 내 생각의 변곡점을 재차 마련한 계기가 된다.
(3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