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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아줌시 3 0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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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서진 Nov 17. 2021

산책

뺨과 귓불에 닿는 

아침 공기

인사를 건네 오는 

새소리

어제 그대로 서 있는

나무들

공사장 망치소리 

어스름 아침 기운

산책하는 사람과 개

이른 출근길의

자동차 소리

저만큼 보이는 소실점

마주치는 사람

차오르는 생각들

스며드는 우주의 기운

분리되지 않는 자연

점점 당겨지는 길

되돌아오는 동안 

다르게 느껴지는 공기

11월 중순의 아침


**************************

시간이 없다는 게으른 핑계를 접고

아파트 옆 길을

내 이름을 따

서진로라 명명하고는 

아침마다 산책을 나가기 시작했다.

초등학교를 지나 

중학교와 고등학교 위로 

죽 이어진 육교를 걸으면 

기지재라는 저수지에 이른다.

그곳을 돌아오는 40분가량의 시간은

나를 충만에 이르게 하여

하루도 일깨운다.

"어서 움직여, 밖이 있어!"

온 우주의 기운을 입은

꽉 찬 하루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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