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없이 순댓국을 먹을 수 있을까?

3. 알코올 중독자에게 아주 힘든 도전이다

by TORQUE

등산을 할 때는 먼저 시간 계산을 한다. 하산 후 한 잔 하기에 적당한 시간을 계산해 등산한다. 오늘 다녀온 서울둘레길 둘레숲길4코스 양재-수서 구간은 2시간 30분 정도 걸리니 오후 2~3시에 등산을 시작한다. 그러면 해가 뉘엿뉘엿하는 시간에 식당에 닿을 수 있다. 오늘은 아침 9시 30분에 산에 올랐다. 오후에 오르는 저녁이 되고 그러면 습관처럼 술을 마시게 될 거 같았다. 수서역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한 잔 하기에 어색한 시간이다.

배가 고파 근처 순댓국집으로 들어갔다. 순댓국(1만원)과 순댓국 정식(1만5000원)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순댓국만 시켰다. 나흘 전이었다면 맥주 한 병을 먼저 시키고 목을 축인 후에 순댓국 정식과 소주를 시켰을 거다. 그러면 2만5000원이 된다. 돈은 두 배 반이 되고 칼로리는 세 배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등산을 그렇게 열심히 하는데도 살이 빠지기는커녕 더 찐 게 아닌가 싶다. 더불어 지난달 술값으로 75만9000원을 쓴 게 이해가 된다. 이렇게 식당에 갈 때마다 밥값보다 술값을 더 썼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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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순댓국만 먹으니 무언가 밋밋하기는 하다. 숟가락질할 때마다 소주 한 잔 생각이 간절하다. 아마 순댓국이 맛있었다면 소주를 시켰을지도 모를 일이다. 건물은 그럴듯하게 지어놓고 그 건물에서 순댓국만 파는 집인데도 순댓국이 그다지 별로였다. 소주가 없어서 순댓국이 맛이 없었던 게 아니라 그냥 맛을 못 내는 집이었다. 다행이다.


사실 순댓국은 위험했다. 국밥+소주는 나의 삶의 질과 행복 지수를 높여주는 조합이다. 아무 생각 없이 순댓국을 먹은 게 실수였다. 소주를 참는 게 힘들었다. 다음 등산 후에는 가락국수, 햄버거, 치즈김밥처럼 술 생각이 나지 않는 음식을 먹어야겠다. 한편으로는 순댓국 앞에서 소주를 참은 내가 대단하고 대견하다.



금주 3일 차


증상

술 생각이 문득문득 나기는 하지만 담배처럼 사무칠정도로 마시고 싶은 건 아니다. 확실히 중독성은 술보다는 담배가 강한 것 같다.


변화

체중이 1킬로그램 정도 빠졌다.


노력

운동도 금주와 금연을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술과 담배로 망가진 몸을 다시 일으키는 건 금주와 금연 그리고 운동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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