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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부터 내는 사람들

by 세아


서비스직에서 일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건 '사람'에서 오는 스트레스 였었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건 오히려 문제가 안 됐다. 그렇지만 사람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아무리 일을 해도 무뎌지지 않았다.

특히 어렸을 때는 사람들의 말 하나하나가 가슴에 꽂혀 괴로웠다. 그 사람이 같이 일하는 동료일 때도 있었고 손님일 때도 있었다.


나는 다른 사람한테 무작정 화를 내며 말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됐다.

'아니 왜 이렇게 화를 내며 말을 하지?'

그때 당시엔 어린 마음에 상처를 받고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의 행동과 말이 계속 생각나 가슴에 쌓였다. 그러다 점점 일을 하고 나이가 먹으며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았고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니 그러려니 하자는 마인드가 생겼다.

물론 그렇게 마음먹었다 해도 그런 사람들이 또 말로 상처를 주면 아무렇지 않은 건 아니었다.

그냥 '마음에 담아두지 말자', '잊어버리자' 계속 되뇌는 것이었다.


그런데 주말에 친구네와 우리 아이들과 같이 동네에 있는 롤러스케이트장을 방문했다 이런 사람을 맞닥뜨렸다.

아이 둘을 데리고 온 아저씨 아줌마는 우리 아이들이 역주행을 한다고 애들 좀 잘 교육시키라고 화를 냈다.

아이들은 역주행으로 타지도 않았고 정상적으로 돌다가 물을 마시거나 보조장비를 가지러 올 때만 우리 쪽으로 왔을 뿐이다. 그것도 두세 번이었다.


그 아줌마 아저씨는 우리 아이들이랑 자신들의 자녀들이 다 보고 있는데 다짜고짜 화부터 내면서 말하였다.

솔직히 마음 같아서는 '왜 이렇게 화를 내면서 말하시냐'라고 말하고 싶었다.

앞에서 당황해하는 아이들을 보니 더욱 화가 났다.

그 사람들도 옆에 자신의 아이들이 듣고 있는데도 왜 그런 식으로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우리 입장에선 우리 아이들이 잘 못 한 게 없어 보였는데 그 사람들 입장에선 우리 아이들이 잘못 행동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면 당신 아이들이 그렇게 행동하면 위험할 수 있으니 잘 교육해 주라고 차분히 말할 것을 왜 다짜고짜 신경질을 내고 화를 낸 걸까

인상을 팍팍 쓰며 큰소리를 내는 그 아저씨 아줌마 둘이랑 더는 말 섞고 싶지 않았다.

친구도 그냥 말이 안 통하는 사람들인 것 같다고 죄송하다고 말하고 말았다.


그 사람들이 가고 아이들은 궁금해했다.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한 건지, 저 아저씨는 왜 이렇게 화를 낸 건지.

친구는 아이들에게 아저씨가 생각하기에 너네의 어떤 행동이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 것 같아서 그렇게 얘기한 것 같다고, 그렇지만 그래도 저렇게 화를 내면서 말을 할 필요는 없는데 그건 저 아저씨가 잘못 행동한 거라고 그리고 그거에 대해서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해주었다.


그 사람들이 시야에서 사라진 후 큰 아이가 나한테 와서 말했다.

"엄마 근데 저 아저씨 아줌마랑 같이 있던 여자아이 나랑 같은 요리 방과 후 수업 들었던 3학년 애예요"


같은 학교라니 언젠가 또 마주칠 수도 있을지 모른다 생각하여 더 싫었다.

기분 좋게 놀러왔다가 막판에 나도 친구도 기분이 상했지만 그냥 액땜했다 생각하고 말자고 서로 다독였다.


나이도 먹을만큼 먹은 어른들이 자기 감정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남한테 화부터내고 신경질을

내는건 참 미성숙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 사람들을보며 나도 그러지 말아야지 더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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