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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더 Heather Mar 31. 2018

#7 서호주 로드트립, 엑스 마우스 - 몽키 마이어

서호주 오지에서 맛본 주먹밥과 볶은 김치

Exmouth


너무 아름다웠던 엑스 마우스를 떠나는 아침, 숙소에서 요리해서 아침을 먹고 바다로 구경을 왔다. 그 어느 곳 보다 멋진 바다를 가지고 있던 엑스 마우스를 떠나는 것이 아쉬웠지만 내가 좋아하는 '몽키 마이어'로 향하는 날이기도 해서 기분이 좋았다.




서호주 로드트립을 하다 보면 도로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동물들, 먹을 것은 있는지 정말 안쓰럽다.




엑스 마우스를 떠나는 것이 아쉬워 주위를 운전하다가 발견한 뜻밖의 장소,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유난히 맑은 바닷물을 가지고 있던 곳. 당장이라도 바다에 뛰어들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바다였다. 서호주 로드트립 중 정말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투명한 바다에서 요트를 타거나, 가족들과 낚시를 하며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서호주를 즐기는 사람들. 이제 아쉽지만 정말 이곳을 떠나야 할 때가 왔다.



Monkey Mia


엑스 마우스에서 몽키 마이어 캠핑장을 지도에 찍고 열심히 달렸다. 늦장을 부리다 보니 캠핑장을 찾지도 못한 상태에서 이미 깜깜한 밤이 되어버렸다. 지도에서는 캠핑장에 도착했다고 했지만 입구가 보이지 않아 주위를 한참 뺑뺑 돌다 결국 도착한 몽키 마이어의 'RAC Monkey Mia Dolphin Resort', 리셉션은 이미 문이 닫혀있었다. 긴급 연락처로 전화를 하니 매니저와 통화가 되었고, 장소를 알려주며 이곳에 텐트를 치면 되고 결제는 내일 아침에 떠나기 전에 하라고 한다. 다행이다.



Boughshed Restaurant


요리를 할 곳도 마땅히 보이지 않고 허기가 져서 들어간 몽키 마이어의 RAC Monkey Mia Dolphin Resort에 위치한 레스토랑. 아주 편한 복장으로 있었기 때문에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이 레스토랑에 입장을 하기가 민망했지만 관광객들이 많은 몽키 마이어 답게 다른 손님들의 복장도 캐주얼이었다. 레스토랑이 곧 라스트 오더를 받을 예정이라 얼른 테이블을 잡고 주문을 했다. 이곳에 오니 정말 휴양을 하러 온 기분이 들었다.




유난히 먹고 싶었던 파스타를 주문했다. 아시안 스타일로 나온 파스타, 맛있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처럼 가격은 높은 편이다. 음식량이 그렇게 많지 않은 편이라 추가로 칩스를 주문해야 했다. 전체적인 서비스도 좋고, 직원들도 친절해서 정말 마음에 든 레스토랑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주먹밥


우리는 우스갯소리로 세상이 참 좁다고 한다. 이 넓디넓은 세상이 왜 좁다고 할까. 퍼스도 아닌 서호주의 북쪽, 퍼스에도 800km가 훌쩍 넘는 그곳에서, 그것도 많고 많은 장소에서, 하루 24시간 중에서 단 한순간. 무계획 여행을 하다가 우연히 들린 한 캠핑장에서 깜깜한 밤중에 바닷가의 모래사장을 거닐다 아는 사람을 만날 확률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인터넷이 터지지 않아 서로 연락도 되지 않던 참에 우연히! 그 시간에! 그곳에서! 만난 언니. 혹시나 하고 어둠 속에서 ‘언니!’하고 불렀는데 그 사람이 맞다니. 자기 자신보다는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나 커서, 늘 내가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던 사람. 서호주 로드트립을 하던 내가 음식도 잘 못 먹고 다닐까 봐 그 늦은 밤 주먹밥과 볶은 김치를 전해주던 그 마음.

세상 그 어떤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먹는 음식보다 더 맛있었다. 언니가 퍼스를 떠나고서야 왜 같이 있을 때 더 자주 만나지 못했고 더 잘해주지 못했을까 하는 미안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 작년부터 블로그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있다. 신기하게도,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으로 인연이 닿은 사람들과 관계가 더 오래 지속되고 있음을 느낀다. 7년 동안 해외에서 살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는데 좋은 사람들과는 계속 인연이 닿아서 행복하다.



별이 빛나는 밤에


깜깜하고 고요한 밤 12시, 많은 사람들이 잠든 이 시간. 풀벌레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이 시간. 이번 로드트립 중에서 많은 별들을 보지 못해서 정말 아쉬움이 컸다. 몽키 마이어에서도 많은 별을 볼 수는 없었지만 이 순간을 놓치지 아쉬웠다. 졸린 눈을 비비며 텐트에서 나와 잔디 위에 카메라를 이리저리 두며 별을 담아보려 노력했다.




예전 '샤크베이'와 '마가렛 리버'에서 본 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지만 홀로 잔디 위에 앉아서 별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서호주가 주는 매력은 정말 무한하다. 




서호주의 하늘은 아름다웠고, 내 여행은 어느새 끝을 달리고 있었다. 무계획으로 훌쩍 떠나왔지만, 알찬 일정으로 서호주의 아름다운 장소들을 많이 발견한 것 같아 만족스러운 여행. '새해에는 더 나은 사람이 되자'라고 다짐하며 그렇게 텐트 안에서 잠자리에 들었다.



서호주 로드트립 2018


#1 퍼스 - 브룸

#2 브룸

#3 브룸 - 포트 헤들랜드

#4 포트 헤들랜드 - 카라타

#5 카라타 - 엑스 마우스

#6 엑스 마우스



About 헤더의 20살에 시작한 세계여행

헐리웃 배우 아담 샌들러에게 빠져 혼자 힘으로 미국을 가겠다는 생각에 20살이 되자마자 한국을 떠나 해외 생활 겸 여행 경비를 모으기 위해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그 후, 여행의 매력에 빠져 21살에는 호주에서 싱가폴로 건너가 3년간 거주하며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했다. 현재는 서호주 퍼스에서 살고 있으며, 해외 취업과 세계 여행을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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