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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Sep 22. 2022

고객 데이터가 모이면 정말 돈이 되나요?

이커머스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핵심 질문⑨

[이커머스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핵심 질문 10가지] 시리즈는 매주 트렌드라이트에서 하나씩 공개됩니다. 구독하시고 놓치지 마세요! ▶트렌드라이트 구독하기




데이터 신사업, 정말 가능한 일인가요?


 많은 이커머스 기업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고객 데이터를 모아 돈을 벌겠다는 건데요. 적자에 시달리는 곳들이 많다 보니, 어느 곳이든 투자 유치를 할 때 데이터 관련 신사업 로드맵을 마치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고 넣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건 막상 데이터로 돈을 벌고 있다는 이커머스 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들의 주장을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까요? 아마 2단계로 나눠서 접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이커머스 기업들이 실제로 고객 데이터를 많이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증명을 해야 하고요. 이어서는 이러한 데이터들이 모이면 실제로 수익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검증해야 합니다.


 그리고 일단 이커머스 기업들은 분명 데이터를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방문한 고객들이 구매까지 이르는 과정을 통해,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자연스레 남기기 때문인데요. 더욱이 최근 들어 이러한 정보들의 가치는 더욱 커져가고 있습니다. 과거만큼 SNS를 활발히 이용하면서 본인의 취향을 기록하는 이들이 줄어들고 있고요. 구글, 애플 등이 개인 정보 보호를 이유로 고객 데이터 수집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데이터에 광고를 붙이면 돈이 됩니다


 그러면 이와 같은 고객 데이터는 수익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당연히 가능합니다. 광고 비즈니스에 있어, 데이터는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인데요. 더욱이 기존의 소셜 미디어가 진행하던 효율 좋은 타깃 광고의 길이 막힌 터라, 커머스 사업자가 가진 이른바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의 효용성은 더욱 커져가고 있습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아마존입니다. 아마존은 이미 미국 시장의 TOP3 광고 플랫폼 중 하나인데요. 주요 경쟁자인 구글과 메타가 횡보를 거듭하는 사이에, 유독 아마존만이 점유율을 늘려가며 1위 자리를 위협하는 거 아니냐는 평가가 나올 정도입니다.


아마존과 네이버는 커머스 사업에서도 데이터 기반의 광고로 돈을 제법 벌고 있습니다 (데이터 출처: eMarketer / 네이버 IR


 국내에선 네이버가 이러한 데이터 기반의 광고 사업으로 돈을 버는 대표적인 플랫폼입니다.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는 업계 최저 수수료로 유명한데요. 대부분의 돈은 광고 비즈니스로 벌고 있고요. 매출 중 비중뿐 아니라, 거래액 대비 비율로 봤을 때도 오히려 중개 수수료보다 많은 금액을 오직 광고로 수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들로 볼 때, 데이터를 가지고 돈을 벌겠다는 이커머스 기업들의 선언이 결코 공수표는 아니었던 셈입니다.



다만 조건이 조금 까다롭습니다


 물론 단순히 데이터가 쌓인다고 바로 수익 모델로 만들 순 없습니다. 우선 데이터와 트래픽이 정말 많이 모여야 광고 사업을 시도해볼 수 있고요. 국내외 사례를 통틀어 봐도, 광고로 돈을 유의미하게 번 경우는 대부분이 시장 내 1,2위를 차지한 지배적 사업자였습니다. 즉 신생 플랫폼이 데이터를 쌓아 흑자 전환에 나선다고 하는 건, 덥석 믿긴 어려운 일이라는 거죠.


 또한 광고를 실을 지면을 늘리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아마존이 트위치나 MGM 등을 인수한 것도 어찌 보면 같은 맥락의 일이라 할 수 있고요. 최근 디지털 사이니지라고 해서, 월마트나 이마트 등이 오프라인 매장에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늘리고 있는 것도 결국 광고 사업을 키우기 위함입니다.


 마지막으로 더 차별화된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아마존이 미용실, 옷가게 등을 열어 오프라인 데이터를 수집한다거나, 원메디컬 인수 등을 통해 고객의 의료 정보까지 수집하는 것도, 더 질 좋은 소스를 얻기 위함이라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이렇게 쌓은 데이터를 통해 더 정교한 타깃 광고를 진행하겠다는 거죠. 그렇기에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수준과 방식이 변화해가고 있는데요. 다음 주에는 이러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방법인, 메타 커머스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이커머스 시리즈를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이커머스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핵심 질문 10가지』

① 이커머스 기업들은 왜 대부분 적자일까요?

② 공헌이익은 정말 의미 없는 지표일까요?

③ 규모의 경제는 도대체 언제 나타나는 건가요?

④ 왜 갈수록 시장 세분화가 중요해지는 건가요?

⑤ 이커머스는 왜 낙타보다 유니콘을 여전히 더 선호하나요?

⑥ 라스트마일은 왜 수렁이라도 들어가야 하나요?

⑦ 왜 모두들 수직적 통합에 목을 매는 건가요?

⑧ 왜 그렇게 오프라인으로 향하는 건가요?

⑨ 고객 데이터가 모이면 정말 돈이 되나요?

⑩ 메타버스는 몰라도, 메타커머스는 알아야 한다고요?



머스와 IT에 관한 트렌드를 기록하고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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