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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Dec 14. 2022

과연 당근마켓은 언제쯤 돈을 벌 수 있을까요?

수익 서비스 기획도 중요하지만, 본질적인 플랫폼 경쟁력이 우선입니다

아래 글은 2022년 12월 14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옆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뉴스레터 보러 가기]



이대로 더 버틸 순 없습니다


얼마 전 당근마켓은 창립 7년 만에 처음으로 대표를 교체하는 강수를 두었습니다. 황도연 신임 대표가 새로이 선임되어 국내 사업 부문을 맡게 된 건데요. 기존 공동 대표 2명 중 김용현 대표는 해외 사업 부문을 맡으면서 유임되었지만, 김재현 대표는 아예 CSO(최고 전략 책임자)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사실상 창업자였던 기존 대표들이 뒤로 물러나고, 새로운 리더십이 전면에 나서게 된 겁니다. 가장 주요한 국내 사업은 오로지 황도연 대표가 주도하게 되었으니까요. 그렇다면 당근마켓이 이렇게나 전면적인 변화를 꾀한 까닭은 무엇일까요?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 바로 당근마켓에게도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올해 이커머스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경쟁의 트렌드가 성장 중시에서 수익 중시로 전환되었다는 거였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수익을 넘어, 아예 생존이 주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여전히 업계 전반적으로 적자 기조는 변하지 않은 반면, 추가적인 투자를 받는 것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극단적인 경우,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운영 종료를 택한 플랫폼들의 소식도 연이어 들려오고 있고요.


물론 당근마켓이 당장 생존의 기로에 선 건 아닙니다. 작년에 무려 1,789억 원의 대형 투자를 유치한 덕분에 당장의 현금은 충분하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아무리 당근마켓이라도 투자자들이 더 기다려주긴 어려운 상황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특히나 당근마켓이 아직도 뚜렷한 수익원을 찾지 못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고요. 이제는 정말 모두의 기대처럼 1,500만에 달하는 당근마켓의 MAU를 매출로 바꾸는 마법을 부릴 차례가 된 겁니다. 일단은 다행히도 황도연 대표는 이러한 미션에 적합한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11번가와 카카오를 거친 커머스 전문가로 알려져 있기 때문인데요. 취임하는 시기에 맞춰, 당근마켓도 전문가 모드 광고를 출시하는 등 수익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문제는 플랫폼 경쟁력입니다


그런데 당근마켓이 직면한 문제는 단순히 수익 모델을 찾지 못했다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 본질적인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올해 들어 당근마켓의 트래픽 관련 지표들이 정체되어 있거나,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당근마켓은 코로나 팬데믹을 기회로 작년 하반기까진 꾸준히 성장해왔습니다. 서비스 사용자 규모를 의미하는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꾸준히 우상향을 그려왔고요. 비록 라이트 고객들이 유입되면서, 일평균 사용시간 지표는 서서히 떨어졌지만, 고객의 접속 빈도를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DAU/MAU 지표는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서 정말 안정적으로 외형을 키워왔습니다.


올해 들어 당근마켓의 사용 지표 추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데이터 출처: 모바일인덱스HD)


 하지만 리오프닝이 당근마켓에게는 부정적 영향을 끼친 걸까요? 22년에 들어서면서, 당근마켓의 성장은 서서히 둔화되기 시작합니다. 일단 MAU가 정점을 찍고, 오히려 감소하기 시작했고요. 일평균 사용시간, DAU/MAU 지표 또한 서서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당근마켓 입장에서 더욱 당혹스러울 부분은, 내부적으론 꾸준히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해왔다는 겁니다. 하이퍼 로컬 플랫폼이라면 더 많은 고객이 더 자주 들려야 하는데, 그간의 액션들이 통하지 않았던 건데요. 이러면 광고든, 커머스든 수익 사업의 성공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당근마켓은 전 국민이 모두 사용하는 슈퍼 앱이라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냐며 말하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당근마켓의 잠재적 경쟁자들의 행보를 보면 이 또한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우선 모바일 광고 시장의 절대 강자 카카오톡 역시 성장이 둔화되고, 오히려 사용자 수가 감소하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카카오톡의 MAU는 4,000만이 넘고, DAU/MAU는 80%에 달합니다. 이는 그 어떤 앱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수치인데요. 이 정도의 경쟁력을 갖췄기에 비즈보드 한 방으로 수익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겁니다.


 또한 커머스 업계의 최강자 쿠팡 역시 그 덩치에도 불구하고 계속 성장 중입니다. 1분기 대비해서 3분기에만 MAU 기준으로 약 100만 명 정도 이용자 수를 늘렸거든요. 여기에 더해 20년 1분기에는 30% 남짓했던 DAU/MAU도 최근에는 40% 가까이까지 성장시키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쿠팡을 당근마켓이 단기간 내 커머스로 따라잡을 수 있을까요? 당연히 쉽지 않을 겁니다.



토스의 선례를 기억해야 합니다      


 따라서 당근마켓은 수익성 서비스를 고민하는 동시에, 플랫폼이 가진 트래픽을 더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합니다. 특히 토스의 사례를 참고하는 것이 어떨까 싶은데요. 최근 토스는 토스증권과 토스뱅크가 3분기 기준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수년 전만 해도, 토스는 지금의 당근마켓처럼 뚜렷한 수익원을 찾지 못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2가지 전략으로 타개해나갑니다.


 먼저 하나는 최대한 많은 서비스를 테스트하며, 수익 사업을 확대하였습니다. 증권, 보험, 뱅크, 결제 등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분야에 진출하였고, 일부는 실패하였지만 점차 성과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토스 앱의 이용자 수 및 활성화를 위한 각종 노력들을 병행하였습니다. 뜬금없이 만보기 기능을 넣기도 하고, 이자를 하루 단위로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20년 대비하여 DAU는 2배 이상 늘었고, 인당 사용시간은 3배 이상 성장하였습니다. 일단 방문한 사용자들은 토스가 제공하는 여러 서비스에 자연스레 노출되면서 이용하게 되었고요. 이를 통해 매출 성장과 수익 개선이라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겁니다.


 많은 이들은 말합니다. 당근마켓의 트래픽 규모를 생각하면 수익화는 어려운 과제가 아닐 거라고요. 하지만 막대한 방문자 수 규모는 양날의 검입니다. 이들을 유지하려면 그만큼 큰 매출을 만들어내야 하니까요. 그리고 그러한 수익원을 확보하려면, 당근마켓과 비슷한 덩치를 가진 경쟁자들과 싸워야 합니다. 따라서 지금 당근마켓에게 필요한 건 과감한 수익 사업 확장과 더불어,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앱 사용 활성화입니다. 이처럼 어려운 과제를 받게 된 당근마켓이 앞으로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앞으로도 쭉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머스와 IT에 관한 트렌드를 기록하고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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