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질경이 May 15. 2023

빅 아일랜드, 하와이 볼캐노스
국립공원

태평양횡단 크루즈

배에 오른 지 14일째, 아침 7시 하와이 빅 아일랜드의 힐로 항에 도착했다.

이 여행을 하는 목적 중 하나인 하와이 볼캐닉 국립공원을 가는 날이다.

볼캐닉 국립공원을 가는 Excursion은 한 달 전 크루즈를 예약할 때 해 놓았다. 


예약한 여행사 Robert's Hawaiian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국립공원을 가기 전 시내에서  볼만한 곳들을 돌며 설명해 준다.  

힐로는 호놀룰루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일본식 정원이 있다. 잘 정돈되어 있고 차갑다. 


쭉쭉 뻗은 야자수들이 여기는 하와이입니다..라고 말해 준다.

플로리다의 야자수와는 좀 다르다.   


힐로 주립도서관 앞에 커다란 돌이 있다.

 하와이에 원주민들만 살 때는 왕이 되려면 저 돌을 들어 올려야 했다. 아서왕 같은 이야기다. 

카메하메아 왕은 열네 살 때 저 돌을 들어 올려 왕이 되었다고 했다.

힘만 가지고 한 나라를 다스릴 수 있던 시절은 지금처럼 복잡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하와이에는 키 큰 나무가 없어 얼마 전 외래종을 수입해서 심었다고 한다.

따뜻하고 비가 잘 와서 나무는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쑥쑥 자랐다.

너무 빨리 자란 나무들은 바람이 불면 넘어지기 시작해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 시작했다.

주 정부에서 이제는 이 나무들을 제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와이 특산물 마카다미아 공장이다. 나도 하와이에 다녀온 사람들이 선물로 갖다 주는 것 몇 번 얻어먹어 보았다.

여기서 바로 집으로 돌아간다면 몇 개 사겠는데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어 눈으로 만 보았다. 

참 예쁘게도 포장해 놓았다. 샘플을 몇 개 집어먹었다. 

오징어포에 초콜릿을 입힌 것도 있다. 맛이 어떨까 궁금했는데 값이 비싸서인지 샘플이 없다. 


대신 공장 마당에 피어있는 하와이의 꽃들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자세히 보니 꽃마다 꽃을 집 삼아 살고 있는 작은 주인들이 있다.  



이 작은 친구는 자기 몸 보다 몇 배나 긴 더듬이를 가지고 있다.    



이 꽃의 이름은 "방울뱀"이다. 방울뱀의 꼬리와 정말 똑 같이 생겼다.

귀를 대고 들으면 쯔르르르.. 하는 소리가 들릴 것 같다. 



하와이 볼케노스 국립공원  입구에 도착했다.


토마스 자가 뮤지엄은  화산에 대한 설명이 잘 되어있어 꼭 보아야 할 곳이다.  

가까이 갈 수는 없지만 여기가 화산이라는 것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이런 그림은 많이 보았지만  이날처럼 현실적으로 느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내 발밑 60~170 미터 아래 이런 불덩어리가 있다.

언제 더 세게 터져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


내가 살던 캘리포니아, 내가 갔던 알래스카, 일본, 내가 지금 가고 있는 뉴질랜드..

그리고 바로 여기 하와이.

모두 환태평양 지진대에 있다. 

국립공원 안내원의 말에 의하면 자기 숙소에서 밤에 보면 어느 날은 불꽃이 더 높게 올라와 정말 무서울 때가 있다고 했다.

간헐적으로 한가운데 불이 조금씩 보인다.

사람들은 불길이 좀 높이 올라오면 환호를 했다.   




몇 천년 전, 먼 섬나라에서 배를 타고 새 땅을 찾던 사람들이 하와이에 도착했다. 

더 넓은 세상을 찾아 별을 보고, 달을 보고, 해를 보고, 파도와 새들의 움직임을 보며 도착한 곳이 하와이 섬이다.

그들은 땅에서 솟아 나오는 불덩어리를 보며 그 안에 신과 여신이 살고 있다고 믿었다.

여기서 살게 해 달라고 신께 허락을 얻고  열악한 환경이지만 감사하며 대대손손 살아왔다고 한다.




거대한 고사리과 식물들이 있는 열대림 한가운데를 걸어가니 동굴입구가 나온다.


Thurston Lava Tube라는 동굴이다.

묽은 상태의 용암이 빠르게 흘러 나간 흔적이라고 한다.   


공원 안에는 길이 있다가 용암이 흘러내려 막힌 곳도 있다.   1969년 흘러내린 용암,   

1971,1972년 흘러내린 곳..  

아무것도 살 수 없을 것 같은 바위에서도 꽃이 피었다.

좀 더 돌아다녔으면 좋겠는데 배로 돌아갈 시간이라고 나를 부른다.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섰다.

다음에 한번 더 올 수 있다면 차를 렌트해서 더 자세히 보고 밤에 흘러내리는 용암도 보고 싶었다.  

배가 기다리고 있다.  

덥고 지치고 배가 고팠는데 

이 잘 생기고 친절한 친구가 배 입구에서 시원한 레모네이드와 얼음 물수건을 건네준다.

이렇게 호강을 해도 되는 건가???  

진심 고마웠다.   

5시 30분 배는 천천히 힐로 항을 빠져나갔다.

작가의 이전글 마우이 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