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딕체라는 명칭은 건축 양식 중 하나인 고딕(Gothic) 양식에서 따온 이름으로, 원래는 12-13세기에 유행하던 블랙 레터 계열의 글꼴을 부르던 명칭이었으며(블랙 레터-Blackletter 포스팅 참고), 20세기 초 영미권에서 산세리프 글꼴을 고딕이라 부르게 되면서 혼동되던 글꼴 명칭이 일본을 통해 한국에도 유입된 경우 입니다. 이 고딕이라는 명칭 또한 명조체와 마찬가지로 단어의 뜻과 다른 형식으로 그려지고,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돋움체'로 순화되었습니다.
돋움체 또는 고딕체
돋움체(고딕체)는 가로획과 세로획의 굵기를 같아 보이게 디자인하고 글자의 외곽을 사각형에 맞추어 주목성이 높은 글꼴입니다.
돋움체(고딕체)의 형태적 특징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돌기(=세리프/serif)가 없음
2. 가로 세로 굵기를 시각적으로 같아 보이게 조정함
3. 글자의 외곽이 사각형에 꽉 참
> 속공간이 넓어 같은 사이즈에서바탕체(명조체) 보다 진하고 커 보임
4. 주목성이 높아 제목용으로 많이 사용됨
5. 인쇄 여분 띠(marginal zone)가 있는 경우가 있음
*인쇄 여분 띠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 예정입니다*
돋움체(고딕체) 유형은 원래 주목성이 높아 짧고 크게 쓰는 '제목용'으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면서 돋움체(고딕체)의 돌기 없는 네모 반듯한 단순한 형태가 스마트폰, 웹사이트에서 바탕체(명조체) 보다 명확하게 표현되어 요즘에는 본문으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시대에 따라 사용용도가 확장된 글꼴 유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책이나 신문 등에서는 바탕체(명조체)를 본문용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나 문학적인 내용의 책의 경우 딱딱한 돋움체(고딕체) 보다 부드러운 바탕체(명조체)가 더 잘 어울리기 때문에 바탕체(명조체)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바탕체(명조체)가 제목용으로 쓰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난 포스팅 중 글꼴의 뉘앙스를 결정짓는 다양한 요소들 -한글- 에서 나왔던 다양한 요소들처럼 바탕, 돋움, 굴림 등 글꼴 유형별로도 각기 다른 느낌, 뉘앙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글꼴 유형들을 분석하여 글꼴이 쓰이는 환경 및 글의 분위기, 목적에 따라 적절한 글꼴 유형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게 되면 디자인은 더 아름다워지고 설득력 있어질 것입니다.
저는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어떤 글꼴로 글을 발행할까?' 하는 고민을 했습니다.
제가 글을 쓰는 이유는 '정보 전달'이고, 글을 보는 분들이 웹과 앱을 통해 보실 것을 생각하여 사용 가능한 글꼴 중 가장 특징이 없는 본고딕을 선택하여 글을 발행했고, 지금도 같은 글꼴을 쓰고 있습니다. 제가 쓰는 글이 일상에 대한 이야기고, 감정적인 글이었다면 다른 글꼴을 선택했을 것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이전 포스팅과 이후 포스팅을 참고하여 상황별 어떤 글꼴이 어울릴지 매칭해 보고 실제로 사용해 보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한글 글꼴 유형 두 번째 이야기를 마칩니다.
참고
한글의 글자표현(미진사/김진평),
타이포그래피 사전(안그라픽스/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
인용 문구 - [Walter Whitman - O Me! O Life!]
다음 이야기는 한글 글꼴 이야기 -그리고 굴림체-입니다.
안녕하세요. type and blank를 통해 type과 관련된 수많은 이야기를 기록하고, 공유하고자 합니다.
크게 아래와 같은 분류로 이야기할 예정이며, 공백(blank)의 영역은 미지수로 주제에 맞게 변화하고 추가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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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ype n latin > 라틴 관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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