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딱지 함부로 버리지 마라
아빠가 코딱지를 파고 있다.
커다란 코딱지가 나왔다.
코딱지를 손가락으로 둘둘 만다.
금세 쇠똥처럼 동그랗게 말려진다.
옆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는 뚱이.
뭔가 심창치 않다.
입맛을 다시는 것 같다.
혀로 코를 자꾸 핥는다.
돌돌 말려진 코딱지가 방바닥에 내려놓여진 순간 뚱이가 냅다 달려와 먹어버린다.
“안 돼!”
헉 놀란 막내.
뚱이도 놀랬는지 황급히 집으로 들어갔다.
뚱이의 시각 - 그러게 왜 버렸어!
아빠의 코에서 뭔가가 계속 나왔다.
아빠가 그것을 손가락으로 돌돌 말고 있다.
‘내 코에는 저런 게 없는데 ...’
'저것이 무엇일까? '
'먹는 걸까? '
침이 고인다.
입맛을 다셨다.
점점 동그랗게 변했다.
사료 한 알 정도의 크기는 될 거 같다.
낮은 포복자세를 한 후 일단 기회를 옅보기로 했다.
아빠가 작업이 다 끝났는지 그것을 바닥에 내려 놓는다.
이때다.
냉큼 달려가 입안에 넣었다.
“안 돼!”
작은 형아가 눈이 똥그래 저서 나를 봤다.
‘맛 있는거 맛나보다. 얼른 삼켜야 겠다. 뺏기면 끝장이다.’
작은 형아를 피해 냉큼 집으로 들어갔다.
'근데 이맛은 뭐지?'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