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 명상 일기 #2
그러다 어떤 손을 만났다. 살아있는 손이었는데 말도 했다. 어떤 선물박스를 들고 있었다. 그걸 열어보자 커다란 주사위가 나왔다. 주사위를 굴려 랜덤으로 번호가 나오는 것이 아닌, 내가 마음대로 고르면 되었다. 선택했을 때 뭐가 나올지 미리 볼 수 있었다. 각 번호마다 어떤 인생이 펼쳐질지 큐브 안에 나타났다. 내가 선택하면 뭐든지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손이 설명해주었다. 이런 손의 설명을 들으면서 ‘나는 선택하는 자’라는 자각이 있었다. 그 메시지가 메아리처럼 울렸다. 순간 육체에서 “신은 창조하는 자가 아닌가? 창조와 선택하는 자의 차이는 뭐지?” 질문이 올라왔다. 순간 명상이 끊어지려 해서 생각을 밖에 두고 문을 닫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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