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봄비 23화

-제23화-

퇴원 그리고 걸려온 전화

by 백운

똑! 똑!

"교수님 회진이십니다!"

아침식사후 간호사 선생님이 휴식중인 백광현의 병실 문을 두드렸다.

지난 밤에는 퇴원한다는 생각에 홀가분해 진 덕분인지, 백광현은 오래간만에 숙면을 취할 수있었다.

"네~"

아침을 먹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누워있던 백광현은 얼른 일어나 앉으며 자세을 바로 잡았다. 잠시 후 간호사선생님들과 현미래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오늘 퇴원이지? 컨디션은 좀 어때?"

현미래가 밝은 표정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언제부턴가 현미래와 백광현은 말을 편하게 하고 있었다. 간호사들도 처음에는 조금 놀라는 듯했지만 둘 사이를 건너 건너 알고는 그러려니 했다.

"어~ 한 번씩 두통이 있는 거 빼고는 몸은 많이 가뿐해졌어~ 그런데 생각해 보니 두통은 사고 전부터 있었던 거 같기도 하고 그러네. 그렇게 보면 이번 사고롤 생긴 후유증은 다 나은 듯해~ 고마워. 덕분이야. "

양쪽 어깨를 두어 번 돌려가며 백광현이 현미래를 바라보고 이야기했다.

“나야 의사니까 당연히 내 할 일을 한 거고, 고마워 할건 없는데. 두통이 맘에 걸리네.....사고전부터 있었던 거 확실해?”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그런거 같기도하고....”

백광현이 머리를 긁적이며 확실하게 대답하지 못하자, 현미래가 백광현을 살피며 다시 얘기했다.

"머리를 아스팔트에 박아서 뇌진탕 후유증으로 그럴 수 있는데, 계속 그러거나 자주 그러면 검사를 다시 받아봐야 해~ 사고 전부터 있었으면 더 주의를 해야 하고... 얼마나 자주 그래?"

현미래가 약간은 진지해져서 걱정스러운 눈길로 물었다.

"딱히 주기가 있는 건 아니고 하루에 두어 번 정도 그래! 나타났다가는 1분여 정도 있으면 사라지고~ 괜찮아~ 별거 아니야!"

백광현이 웃으며 별스럽지 않다는 듯이 대답하자

"여보세요~ 환자분! 괜찮은지? 안 괜찮은지? 별 건지? 별게 아닌 건지? 는 의사인 제가 판단하는 거고요~"

현미래가 허리를 숙이고 백광현에게 얼굴을 불쑥 내밀며 말했다.

"네~ 네! 의사 선생님! 알겠습니다. 저 오늘 퇴원해도 될까요?"

백광현도 현미래의 장단에 맞추어 줬다.

"며칠 더 입원해서 지켜봤으면 좋겠지만, 일을 해야 된다고 하니...... 어쩔 수 없지! 오늘 퇴원하고 일주일 뒤에 예약 잡아 둘 테니 그때 다시 와. 그 중간이라도 이상 있음 바로 병원으로 오고!"

"그래~ 걱정 마! 이야~~~ 드디어 퇴원이네.....이 답답한..."

백광현이 말을 하려다가 갑자기 현미래가 생각났는지 말을 멈추고 현미래의 눈치를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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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래의 얼굴은 약간씩 굳어져가고 있는게 삐친게 분명했다. 옆에서 간호사선생님들은 입을 가리고 그런 백광현이 귀여운 듯 웃었다.

"퇴원 축하해! 일주일 뒤에 봐! 참, 혈압이 좀 높던데 내과 진료받아보고!"

역시나, 날선 현미래의 대답이 바로 되돌아왔다.

현미래는 백광현이 퇴원하는 게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두통이 있다는 게 걱정도 됐지만, 얼마만에 만나 이제 막 좀 친해지려는데 퇴원이라니 매일 볼 수 있었는데 이제 그럴 수 없다는 게 서운했는데 백광현은 그게 아니라 퇴원하는 게 좋기만 한 거 같아서였다.

"그래....."

백광현이 현미래의 그런 기분을 눈치챘는지 약간 머쓱해하며 대답했다. 백광현도 답답한 병실을 벗어나는 건 좋았지만, 퇴원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현미래랑 얘기할 때면 마치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까지 들어서 좋았었기 때문이다.

"이따 준비하고 계심 퇴원 수속 밟아 드릴게요"

현미래가 그대로 돌아서 나가자 간호사 선생님이 말을 전하고 같이 나갔다.

"네~ 감사합니다~"

‘위이이이잉~~~~~위이이이잉~~~~~~’

"여보세요~ 오늘 퇴원이지?"

윤예지였다.

"어~~"

"몇 시에 퇴원해~? 데리러 갈게~"

"조금 있다 말씀해 주신다니 한 10시쯤~"

"그래! 그럼 조금 있다 바로 갈게~"

"그래~ 천천히 와~~"

그렇게 백광현과 헤어진 후 방으로 돌아와 현미래는 백광현의 CT 사진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백광현이 처움부터 말한 가끔씩 나타났다 사라진다는 두통이 영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뇌진탕 이후 두통이 있을 수도 있었지만 백광현이 말할 때 본인은 의식을 못하는 듯했지만 오른쪽 눈썹 위를 살짝씩 찌푸리는 것도 영 맘에 걸렸다. 환자가 없을 때나 일과 후에 벌써 며칠째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전두엽과 측두엽 사이에 작고 희미한 점 같은 게 보였다. 확대를 해서 봐도 너무 희미해보였다. 하지만 뭔가가 있는 것만은 확실했다.

'뭐지? 저게? 왜 내가 저걸 놓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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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다른 파일을 찾아 열어보고는 두 사진을 비교해가며 번갈아 가며 쳐다봤다.

‘맞아! 그때 사진이랑 거의 흡사해!“

그렇게 한참을 비교해보던 현미래는 충격에 두손으로 입을 가리며 의자에 털썩 주저 앉고 말았다.

‘아니야! 아닐 수도 있어! 너무 희미해! 다시 확인을 하기 전까지 단정은 짓지 말자! 현미래!’

하지만 너무 희미하게 보여서 다시 검사를 받아봐야 확실해질 것 같았다. 현미래는 그렇게 마음을 다스리며 전화기를 들어 내선 번호를 놀렀다.

“네~ 교수님!”

“네! 백광현 환자 퇴원 하셨죠?”

“네! 교수님. 오전 10시경에 보호자분오셔서 함께 퇴원하셨습니다.”

“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교수님. 무슨 일이라도....”

“아니에요. 선생님!”

전화를 끊은 후 현미래는 바로 백광현의 차트를 띄워서 번호를 확인하고는 전화를 했다.

백광현과 윤예지는 퇴원해서 쉬시면서 점심 메뉴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뭐 먹고 싶어? 말만해! 내가 퇴원 기념으로 다..... 해 줄 수는 없고 다 시켜 줄게!”

윤예지가 배달 가게 정보가 담긴 책자를 백광현 앞으로 내밀며 자신있게 말했다.

“어이그.....”

“뭐지? 그 눈빛은?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미인가? 병원 밥이 그리워? 퇴원 한 날 몇 시간 만에 입원하기? 뭐 이런거 신기록 세우고 싶어? 도와 줄 수있는데..!”

윤예지가 팔 소매를 걷어부티며 주먹을 쥐고 백광현의 얼굴 앞으로 쑥 내밀었다.

“어이쿠... 아니야! 아니야! 그럴 리가? 난 아무 거나 괜찮아!”

백광현이 깜짝 놀라는 척 하며 뒤로 빠져 앉으며 말했다.

“그럴 것이지! 크크크. 사실은 미리 푹 고아서 삼계탕 해뒀지! 전복도 실한 놈으로 몇 마리 넣고. 우리집 가장 퇴원 하는 날인데 몸 보신 시켜드려야지.”

“어쩐지... 들어 올 때부터 구수한 냄새가 나드라니...크..고마워!”

이렇게 한창 장난을 치고 있을 때, 윤예지의 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위이이이잉~~~위이이잉~~~~~~~’

'누구지? 모르는 번호네........'

윤예지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오자 잠시 전화기를 보더니 받았다.

"네! 여보세요~~"

"네~ 안녕하세요~ 백광현 씨 아내분 윤예지 씨 되시죠? 저는 경윤 대학병원 현미래입니다~"

'현미래라면? 광현 씨 담당 의사선생님? 왜 전화를 하셨지?'

순간 오만가지 생각이 윤예지의 미리 속을 스쳐 지나갔다.

“누구야?”

전화를 받으며 표정이 변하는 윤예지를 보며 백광현이 조용히 입을 가리고 물었다.

윤예지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저리가라는 손짓을 하며 다른 방으로 이동을 하며 전화를 받았다.

"네~ 안녕하세요? 그런데 어쩌신 일로?"

윤예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갑자기 전화드려 놀라셨죠? 급하게 상의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혹시 옆에 광현이 있나요?“

“아니요. 제가 다른 방으로 왔어요! 지금은 혼자예요!”

“네! 잘하셨어요. 광현이 일로 상의를 드려야 할 것 같은데 전화로 드릴 말씀은 아닌 거 같아요! 혹시 시간 되시면 내일 내원 가능하실까요? 편하신 시간 말씀해 주심 그 시간 비워 두겠습니다."

"아~ 아니에요! 조금 놀라긴 했지만 괜찮아요! 그런데 저를 무슨 일로? 혹시 광현 씨한테 무슨 일이 있나요? 퇴원할 때는 별말씀 없으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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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내일 뵙고 말씀드리죠~ 저한테 오는 건 광현이 한테는 비밀로 하시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뭐지? 도대체? 뭔데 광현 씨한테는 비밀로?'

순간 윤예지의 머리는 복잡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아울러 불길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네~ 저야 아무 시간대나 괜찮습니다. 선생님 편하신 시간에 맞출게요!"

윤예지가 불안한 마음을 다잡고 얘기했다.

"그럼 내일 오전 9시! 괜찮으실까요?"

"네~ 괜찮습니다! 그럼 그때 뵙겠습니다!"

"네! 내일 뵙겠습니다. 너무 걱정은 하지 마세요~"

현미래가 윤예지의 걱정스러운 말투를 듣고는 달래주려는 듯 말했다.

“네! 내일 뵙겠습니다.”

그렇게 전화를 끊었지만 윤예지의 머릿속은 더 복잡해지기만 했다. 또한 불길한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창밖을 보니 봄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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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봄비 -제24화- (두 여자)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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