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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ho am I Feb 15. 2024

발안시장에는 케밥과 아이란이 있다

양고기 햄버거가 있다면 이런 맛?

(수요일 발행이후 실수로 글이 삭제되어 다시 재 발행합니다. )

1탄 방석빵 이야기-> 클릭 

https://brunch.co.kr/@virginiasun/87 

2탄 결국 방석빵을 또 샀다(feat. 요구르트)

https://brunch.co.kr/@virginiasun/89



 한국 사람들도 케밥 먹으러 가는 케밥 집


에페스 케밥을 찾은 건 수요일 저녁 어스름이 내려올 무렵이었다. 설이 다가오는 만세시장의

저녁은 한산했다. 발안 성당 근처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밑으로 조금 내려오다 보면 

영어로 EFES KEBAB이라는 쓰인 파란 간판을 볼 수 있다. 



사실 향남에 오기 전에 지역축제나 서울대공원에서도 케밥을 본 것 같은데 그렇게 적극적으로 시도해 보지는 못했던 것 같다. 아이들이 터키 아이스크림에 정신이 팔려서 못 잡겠쥐~아이스크림을 잡느라 케밥은 늘 뒷전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다가 언젠가부터 남편이 발안시장 케밥집에서 사 온 거라며  한 눈에 봐도 양이 엄청 많아 보이는 박스 케밥과 유선지에 쌓여있는 케밥을 사 오기 시작했는데, 그게 첫 시작이었다. 

사다준 케밥을 한 두 번 먹다가 어떤 가게인지 궁금해 직접 가게를 방문해 케밥을 사 보기로 하고 용감하게 에페스 케밥집의 문을 열었다.  가게 안에는 밝은 조명과 함께 터키분위기가 느껴지는데 처음이라 그런지 영 낯설다. 튀르키에 분으로 보이는 사장님과 직원분이 있었는데 방석빵 가게처럼 한국말을 시도해 봤지만 영어만 가능하신 듯 했다. 어색함을 뚫고 다시 멘털을 재정비해 "아  케밥 주문 하러 왔었지 " 정신을 차려보는 사이. 남편이 직원과 넘버 쓰리. 넘버 트웰브 이런 식으로 주문하고 있었다.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영어로 물어보니 흔쾌히 Sure 하고 대답해 주었다. (그 이후에 대화가 없었다..  뭔가 모국어로 이야기하시는데 알아듣지 못함)


우리가 주문한 것은 넘버 3. 케밥 양고기 닭고기 랩과 12번 필라프 케밥. 향신료에 자신있다면 양고기. 그렇지 않다면 닭고기다. 집에 아이들이 기다리니 일단 포장 주문해서 집에 가서 먹기로 하고 가게를 이곳저곳 돌아보았다. 


케밥에 대한 약간의 지식을 추가하자면 케밥 자체의 뜻은 '꼬챙이에 끼워 불에 구운 고기'요리를 뜻하는 것이라는데 재료와 먹는 방식에 따라 수백 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우리가 자주 본 '꼬챙이에 둥글넓적한 고기를 층층이 쌓아 숯불 위에 돌려 굽는' 케밥을 비롯해 양꼬치처럼 꽂아 숯불에 굽기도 하고 고기를 다져 완자처럼 만들기도 하는 형태도 있다. 재료도 소고기 닭고기 양고기를 비롯해 말고기(?) 고등어 같은 생선도 쓰지만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에 돼지고기는 쓰지 않는다고 한다. 형식은 약간은 다르지만 대체로 피데라는 얇은 빵에 말아서 먹거나 에크멕이라는 서브웨이 빵처럼 생긴 빵에 처럼 끼워서 먹는 공통점이 있는 듯. (요거트의 원조는 튀르키에라는데 알파고 말에 의하면 그릭 요거트 말은 어원에 안맞는 것이라네요)


케밥만큼이나 빵 종류도 너무나 많은 나라가 튀르키에라 한다. 이 작은 가게에서 모든 것을 얻어낼 수는 없겠지만 언뜻 살펴본 메뉴판에는 피데와 에크멕에 케밥을 넣어주는 메뉴, 그리고 밥 종류인 필라프 케밥, 병아리 콩 튀김이라는 팔라펠 메뉴 등이 보였다. 단품으로는 발롱 에크맥 (공갈빵 같이 생겼다 함)과 에크멕만도 파는 듯했다. 음료로는 터키식 홍차 차이, 요구르트를 탄산수에 섞은 아이란 등을 같이 팔고 있었다. (케밥집에서 모든 걸 영어로 물어볼 수는 없으니 사전 지식이 필요한 듯). 계산을 하는 카운터 위로는 홍차 제품도 같이

전시해 팔고 있었다.

어느덧 사장님은 '뒤림'이라고 하는 큰 꼬챙이에서 고기를 잘라내고 있었다. 들은 바에 의하면 이 뒤림이 작을수록 그날 장사가 잘된 거라는데 오른쪽은 양고기 왼쪽이 닭고기 두 개의 뒤림이 꽤 작아진 걸 볼 수 있었다.

이 고기를 얇게 슬라이스해 야채, 토마토와 함께 토핑해 쌀과 함께 담고 그 위에 소스를 뿌려서 담아주었다.  


고기 양에 놀라다


집에 돌아와 포장을 풀고 시식 타임.  푸짐해 보이는 양고기과 닭고기 토마토 야채 그리고 할라피뇨 밥 그리고 위에 뿌려진 화이트소스까지 뿌려진 필라프 케밥은 두 명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많았다.(양은 주관적이니 개인차가 있는걸 감안해주세요~) 밥과 고기의 양 그리고 야채 때문인가 제대로 한 끼를 먹은 듯한 포만감이 느껴졌다.  피데라는 얇은 빵(치킨 랩을 쌀 때 쓰는 얇은 토르티야나 인도의 난과도 비슷한 느낌)에 싸서 먹는 랩 형태의 케밥도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놀랐다. (양이 많다면서 다 먹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 베이커리에서 파는 샌드위치 또는 치킨 랩과 비슷한 느낌이긴 하지만 향신료 맛이 들어간 고기와 소스 덕분에 무척이나 독특했다. 항상 포장해다가 먹었기 때문에 소스가 섞여서 집에 왔는데 가게에서 플레이팅을 했을 때 이 소스가 아이스크림처럼 얹혀 있는 것도 약간 궁금해졌다. 화이트 소스는 마요네즈 맛과는 확실히 다른데, 랜치소스 같기도 하지만 요구르트가 더 첨가된 느낌이었다. 케밥을 3분의 2 정도 먹다 보니 고기 때문에 약간의 느끼함이 올라온다. (이럴 때 김치나 단무지는 아니고.. )찾아보니 보통 이럴 때 아이란이라는 요구르트 음료를 함께 마신다고. 뭔가 느끼함을 제거해 줄 피클과 할라피뇨도 같이 담아주신 것도 재밌었다. 양이 많아 보이지만 어느덧 끝을 보이는 필라프 케밥.. 아마도 에크멕이랑 함께 먹었다면 햄버거에서 느끼는 맛을 여기서도 느꼈을 지도. 나만의 생각이지만 샌드위치보다는 햄버거에 가까운 맛이라고 평가.


신나게 먹고 나니 뭔가 아쉬움. 다음엔 아이란이나 차이도 한 번 곁들여 먹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3천 원에 파는 에크맥이나 공갈빵처럼 생긴 에크맥도 맛 보고 싶다. 현지에 가본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이 스켄 더어 케밥도 추천할 만하다고. 케밥 먹으러 갔다가 세계음식 지식을

 적립하고 돌아오니. 실제 이스탄불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궁금해졌다. 비록 먼 나라지만 비행기를 타지 

않고 잠시나마 맛볼 수 있는 케밥. 새롭고도 맛있는 발안 시장 맛집. 다음에 또 가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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