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엘의 크루 에세이 10] 무엇이 당신의 일상을 웃게 하나요?
그렇다. 하루에도 재난문자가 몇 통씩이나 발송되는 요즘 같은 날에는 더더욱 웃음이 필요하다. 저절로 웃음이 나지 않는다면 힘을 내서라도 웃어야 하는 날들이다.
나는 평소에도 웃음이 정말 많은 편이다. 학창 시절 1년을 마무리하면서 서로에게 적어주는 롤링페이퍼를 읽어보면 항상 문장이 “정말 잘 웃는 00”으로 시작되니 이 정도면 말을 다 하지 않았나 싶다. 내가 정말 잘 따르는 이모는 그렇게 사람이 맨날 웃으면 가벼워 보인다고 웃지 마라고 하시기도 하지만 어떡하나 나는 웃고 있는 내 모습이 좋다. 그리고 상대방이 나의 웃는 모습으로 나에게 좀 더 쉽게 다가올 수 있다면 더 감사할 일인 것 같다. 혹여나 나를 가벼운 사람으로 생각했다고 하더라도 내가 가벼운 사람이 아니면 되는 것이니 말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이렇게 웃음이 많은 사람이 됐을까?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같이 다니면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좋은 친구들이 있었다. 그런 친구들과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붙어있는데 웃지 않았다면 그게 더 신기할 일이었다. 심지어 고등학교 때는 기숙사 생활을 했으니 24시간을 함께한 것이다.
그 친구들은 졸업 후에도 내 삶에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었다. 우리들은 주기적으로 회비를 모아서 여행을 가는데, 보통 우리들 중 한 명의 시험이나 목표로 하고 있던 어떤 일정이 끝나면 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산만 넘으면 친구들이랑 여행을 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그 시기를 버텨내는 것 같다. 다 같이 모이는 게 몇 개월 만일 수도 1년 만일 수도 있는데 우리는 언제 봐도 어제 봤던 것처럼 그렇게 대하고 또 한바탕 아무 생각도 걱정도 하지 않고 웃다가 헤어진다.
카톡만 봐도 그렇다. 어떤 일에 대해서 충고를 구하기 위해서 친구들의 단톡 방애 툭하고 넌지시 던져보지만, 진짜 친한 친구들에게는 진지한 조언을 기대하기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에 대한 무게를 가볍게 만들고 싶어서 친구들에게 공유를 하는 것 같다. 물론 개인적으로 충고를 구할 때는 마치 본인의 일인 것처럼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주기도 하지만 말이다.
강의시간에 주워들은 짧은 지식을 활용해본다면,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행동습관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을 “준거집단”이라고 부르는데, 보통 이 준거집단에는 가족, 친구, 직장동료들이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함께 보낸 시간이 많을수록 그 준거집단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커지는데, 나에게 있어서 친구라는 집단이 어떤 면에서는 가족보다도 더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모두들 본인의 꿈을 향해서 열심히 살아가는 친구들이기 때문에 그런 친구들의 모습은 나에게 매우 긍정적인 영향력으로 작용한다.
그런데 한 가지 걱정은 있다. 어른들이 항상 말씀하시길 결국 나중에는 본인의 사정, 형편에 맞는 친구들끼리 만난다고 하신다. 쉽게 말하면 끼리끼리 놀게 된다는 말인데, 지금 우리들의 모습으로서는 공감이 되지 않는 말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가 가정을 꾸리지도 않았고 사회에서 제대로 정착하지도 않은 시기이니 어른들의 말씀이 맞는지는 더 두고 봐야 할 일인 것 같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우리는 뭘 그런 걸 걱정하냐며 그런 걱정할 생각에 다 같이 멋있어지면 되는 거 아니냐고 그러는데, 참 옳은 말만 하는 친구들이다.
미래에 다들 더 멋진 모습으로 만나자며 함께 미래를 그려가는 친구들이 있어서 나는 내 일상이 더 의미 있어지고 웃음이 지어지는 것 같다.
지금 이 시기에 추천해주고 싶은 책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