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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Aug 06. 2023

0. 에필로그 -  피어나는 이야기

주로 어두운 글을 브런치에 작성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비밀 이야기 입니다. 그래서 이 글을 읽는 사람은 필히 저를 몰랐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죽음과 삶에 대하여 이야기 합니다. 우울증을 크게 앓았습니다. 그리고 그 흔적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비 오는 날 무릎이 아픈 것 처럼, 가끔 우울한 기분이 마음에 꿈틀 거립니다.


가족중에 어른들이 하나 둘 돌아가시기 시작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을 때는 어려서 몰랐는데 큰 이모부가 돌아가셨을 때는 이모나 엄마의 얼굴에 공포가 있었습니다. 멀지 않은 미래라서 그랬을까요. 한 사람의 세계가 닫히는 삼일, 그래도 이모부는 삼일이라는 시간이 있는데 저는 하루도 없을 것 같습니다. 자식을 낳지 않을 것 같거든요. 게다가 집안의 막내라 제가 다 보내드리고 혼자 남을 것 같아요. 잘 죽고 싶다 생각했습니다. 화장터에서 무연고 사망자를 위한 방을 발견하였습니다. 저기가 내 미래구나. 담담했습니다. 그래도 나라에서 장례를 치루어 주겠거니 기대해 봅니다. 혹시 가족이 있어서 장례를 3일동안 치룰 수 있게 된다면 내가 남긴 동영상과 플래이리스트를 장례식장에 틀어놓고 싶습니다. 특히 My way라는 노래는 필히 꼭 틀고 싶어요. 그리고 기억되고 싶습니다. 누군가에게 기억되고 싶어요.


죽음을 이야기하려면 사는 이야기를 해야만 합니다. 한 때 사는 것이 너무 두려웠던 적이 있습니다. 나이듬이 무서워서 우울감과 두려움에 아무것도 못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마치, 두려워서 피어나지 못하는 꽃처럼요. 꽃은 피어야 아름답죠. 꽃이 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입니다. 조화가 아름다울 순 없자나요. 그래서 저는 피어나기로 했습니다. 저의 시간을 살아내려고 글을 시작합니다. 제 사는 이야기, 나의 계절 입니다.


(‘나의 계절’은 운문으로 표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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