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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Mar 21. 2023

밥풀 이야기

밥풀이는 나의 반려견

하얀 털뭉치

밥풀이는 생명의 은인이다

삶을 견디는 어느 힘든 날 밥풀이가 왔다

오늘을 살아내기 위한 뜀뛰기를 하고 있을 때였다

산책을 시켜줘야 한다는 생각에

매일 나간 산책이

사실은 나를 위한 산책도 되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밥풀이는 산책할 때 잘 따라다니지 않는다

내가 밥풀이를 따라다닌다.

다만, 이리로 갈까?라고 물어보면

밥풀이가 따라온다.


가을이 오는 어느 날

밥풀과 산책을 하고 있는데

어떤 분이 다가와서

"행복해 보여요"라고 말씀해 주신 적이 있다.

그 말이 동기부여가 되었는지

사는 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도 그곳을 지날 때마다 나와 밥풀이가 서 있던 모습을 상상해 본다.

그러다 밥풀을 봤는데,

많이 늙은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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