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가장 일상적인 것이 때론 삶의 가장 큰 위기가 될 때
일요일 아침, 외출 전 화장실 변기가 막혔다면?
애초에 삶에서 기대면 기댈수록 더욱 수렁에 몰리는 두 글자
"완벽"
애초에 우리 삶에 완벽은 존재하지 않는다.
실로 삶에서 '불완전성'은 필연적인 경험이다.
이것만 되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삶이 예상치 못하게 던져주는 이벤트에 정신 못 차리는 순간이 반드시 있다.
새벽에 일어나면 하는 루틴 중 하나는 '화장실 가기'다.
어쩌면 나는 그 시간을 기다린다. 평안해지는 힐링의 시간이랄까.
화장실에 있는 시간 동안 나는 책을 읽거나, 성공확언을 하고, 성경 말씀을 통독한다.
그날 중요한 일정을 확인하기도 하고, 밀린 알림을 보기도 한다.
화장실을 다녀오면 몸무게가 조금이나마 줄어있으니 환희와 개운함이 보장된 휴식이랄까.
그런데, 어젯밤부터 그 변기 물 내려가는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
한 번도 그런 적 없었는데, 물이 잘 안 내려가고 수위가 더 높아진 느낌이다.
그 후 몇 번 더 물을 내려보았는데, 마찬가지다.
불현듯, 며칠 전 변기 안으로 쏙 빠졌던 변기커버 나사가 생각났다.
이사 올 때부터 덜렁덜렁하던 변기 커버는 얼마 전 시원하게 분리되었다.
변기 커버를 갈아본 경험도 없고, 그동안 청소 말고는 변기에 대한 관심을 가져보지 않은 터라
해결에 대한 걱정이 먼저 앞섰다.
수리 업체를 불러야 하나,
주택 관리업체에 전화해 볼까.
아님 혼자서 고쳐봐? 근데 어떻게 고쳐야 하나
이미 분리된 변기커버를 임시방편으로 변기 위에 올려두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이즈 확인을 하고 변기 커버를 급하게 주문했다.
그리고 변기통 앞뒤 구석구석을 청소를 하기 위해 얹어놓은 변기커버를 들어내던 찰나, 플라스틱 나사 하나가 변기 안으로 풍덩 다이빙을 했다.
일단 변기통 앞뒤 구석구석 청소를 한 다음, '어떻게 하지?' 혼잣말을 중얼거리다가
'사이즈도 작고 이미 너무 안쪽에 들어간 터라 괜찮겠지?' 무심코 변기 레버를 눌렀다.
다행히 나사는 변기통 안으로 꿀꺽 잘 넘어간 듯 보였다.
나는 살면서 처음 내 손으로 수리해 본 변기커버에 뿌듯해하며 아이들에게도 앉아보라며 자신만만해했다.
그런데, 변기통 안으로 들어가 버린 플라스틱 나사, 그것이 화근이었다.
어젯밤 자기 전 급하게 뚫어뻥을 사서 새벽배송을 기다렸다.
새벽 6시 뚫어뻥 한통을 콸콸 붓고 한 시간을 기다리면 된다고 해서 기다렸다.
대망의 아침 7시, 변기통 레버를 힘차게 눌렀다.
결과는 폭망.
어젯밤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뭐라도 해보자 싶어 나무젓가락을 집어 들고 변기통 안쪽을 쑤셔보았으나 휘어져 있는 까닭에 도통 방법이 없었다.
일요일 아침 아이들도 써야 하는데, 곧 외출도 해야 하는데, 이것 참 난감하다.
간단히 뚫어뻥 세제로는 뚫리지 않음을 직감했다.
나는 급하게 변기 막힘 뚫어뻥 업체들을 검색했다.
그중 평점이 괜찮은 업체에 한 시간을 기다려 8시가 되자마자 전화를 했다.
(24시간 출장 가능이라고 쓰여있긴 했지만 일요일 아침인데, 실례 같다.)
다행히, 업체에서는 전화를 받았고 출장을 오실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기다리기를 45분 후, 딩동~
덩치 큰 기사님이 오셨다.
상황을 말씀드렸더니 변기 나사 때문이 맞을 것 같다고 하셨다.
그리고 몰랐던 사실인데 변기통이 앞에만 크고 안으로 들어갈수록 폭이 좁아진다고 했다.
그래서 어떤 때는 50원짜리 동전 하나가 빠져도 막힌다고 했다.
일단, 변기 내시경을 해보고 찾으면 다행인데 안되면 뚫어뻥 기계를 해보고, 그래도 안되면 변기를 뜯어내고 다시 설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변기를 뜯어내면 다시 붙이고 하루 정도는 쓸 수 없다고 하셨다.
'아, 제발 뚫려라.'
신기하게 생긴 변기 내시경으로 이곳저곳을 살펴보았으나 화면상으로 나사는 보이지 않았다.
기사님 : "뚫어뻥 해볼게요. 근데 이건 비용이 25만 원이세요. 하실래요?"
나 : 네에, 해주세요. (안 할 수가 없다.)
기사님이 변기통 물을 바가지로 계속 퍼시면서 그 내용물에 나사가 있는지 확인하시는 것 같았다.
여러 번 했지만 나사는 왠지 보이지 않았다.
'왱~'하는 기계소리에 첫째가 깨어 나왔다.
첫째 : 엄마, 지금 뭐 하는 거야?
나 : 응, 변기가 막혀서 뚫는 작업하는 거야.
아이와 아침 포옹을 하면서도 내 귀는 변기통 저 가까이로 가있었다.
순간, 끄어억~하면서 뭔가 넘어가는 트림? 소리 같은 것이 들렸다.
'아, 뚫린 것 같다!'
기사님이 불러서 가보니 변기 레버를 몇 번 내렸는데 물이 시원하게 잘 내려갔다.
얏호! 감사합니다.
신나서 방방 뛰었다.
25만 원이 비록 큰돈이었지만 우리 집 변기통을 바가지와 손으로 이리저리 헤치며 작업을 하시는 기사님께 당연히 드려야 될 것 같았다.
우리 집 변기를 정상화시켜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뿐이었다.
가끔 이런 일이 생겼을 때 '남편이 있었다면 달랐을까'를 한번씩 떠올려보게 되는데, 어차피 해결은 내 몫이고
일 생기면 괜히 눈치 보느니 혼자서 처리하는 게 속 편한 것 같다.
정말 변기통까지 뜯는 사태가 발생할까 노심초사했는데 이쯤에서 마무리된 것이 참으로 감사했다.
일요일 아침, 한바탕 변기소동은 마무리가 되었고 개운한 마음으로 아이들과 외출에 나섰다.
삶의 중대한 위기는 가장 일상적인 것으로부터 온다.
사람에게 평안이란 한순간에 얼마나 무너지기 쉬운가.
But, 항상 언제나 길은 있는 거야.
그리고 참으로 운이 좋았다.
감사합니다. 하나님♡
우리는 종종 삶의 사건들을 결과로 판단하여 부정적이거나 수동적인 반응을 합니다.
그러나 삶의 결과는 언제나 우리 몫입니다.
왜냐하면, 사건이 곧 결과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사는 삶을 살 수 있는 이유는 사건에 대한 나의 반응을 바꿈으로써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제가 좋아하는 성공확언입니다.
나는 어떤 일이든 내가 원하는 반응을 선택할 자유를 누립니다.
오늘도 여러분의 삶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글이 누군가에게 사랑과 감사의 에너지로 쓰이길.
By 전투토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