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날들은 매일 1권의 책을 읽었고, 내용이 어렵거나 나눠서 읽어야 좋을 책들은 2일~3일에 걸쳐 읽기도 했다.
웰씨킴 1일 1독 366일 337권 독서 기록
미친 듯이 독서에 매진하며 보낸 1년,
이전과 비교해 보면 나의 삶이
극에서 극으로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삶에 대한 이유와 의욕을 잃었던 지난날, 지독한 번아웃의 덫에 걸려 헤어 나오지 못하고 깊이도 가늠할 수 없는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경험을 매일 지속했다.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했던 시간들이 번아웃을 겪는 4년 동안 무너져 내렸고,
'나는 누구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나의 쓸모와 가치는 무엇일까',
'쓰임이 없다면 살아야 할 이유는 있는가'.
매일 이러한 질문이 머리를 맴돌면서 현실을 낙담하고 무능력과 무쓸모라는 잠정적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이리 지독한 번아웃에 걸릴 줄 알았더라면 미리 나를 돌아보고 쉬어 갈 것을, 자신에게 너무 큰 기대하지 말 것을, 어쩌면 나의 욕심이 번아웃이라는 덫을 만들어 낸 것일지도 모르겠다.
세상의 끝자락에 선 기분을 어쩌면 좋을지. 사람들과의 만남을 단절한 채 홀로 버텨보겠다며 수 많은 시도를 했었지만, 마음에는 그 어떤 변화도 일지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 거지 같은 기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일까!
마지막으로 선택한 방법은
내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한 가지,
평생 해 보지 않았던 것 한 가지만 더 시도해 보고 그래도 안 된다면 미련 없이 떠나자 다짐을 했다.
그렇게 선택한 것이 1일 1독, 매일 독서하며 생각을 정리하는 것.
노력해도 벗어날 수 없는 것이라면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
아니었다.
'그래도 노력하라'가 정답이었다.
마지막 한 번, 그 한 번의 노력 뒤에 번아웃 극복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마지막 시도가 없었다면 알지 못했을 것이다.
첫 시작은 가벼웠다.
한 권의 책을 매일 읽는 것이 아니라, 몇 페이지라도 3개월만 매일 책을 읽어보기로 했고, 그렇게 마지막 삶의 지푸라기를 잡으려니 더 간절했던 것 같다.
하루 4시간 ~8시간씩 책을 읽었고, 1~2시간씩 느낀 부분과 생각을 정리해서 블로그에 독서 인사이트를 남기면서 물기 한 줄 없이 메마르고 부정적이었던 정신에 긍정의 기운이 깃들기 시작했다.
책 속의 와닿는 문장 하나, 위로가 되는 문장 하나로 인해서 서서히 덫을 풀어내기 위한 마음 근육이 성장할 수 있었고, 덫에 걸린 통증을 서서히 잊고서 눈앞에 펼쳐진 현실을 보게 되었다.
어디인지도 알 수 없는 낭떠러지, 깜깜한 지하 동굴에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눈을 떠보니 나는 여전히 걸을 수 있고, 볼 수 있고, 말할 수 있으며, 배울 수 있는 '나 자체'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보려고 하지 않아서 안 보였던 것일까?
정말 나라는 사람이 없었던 것일까?
그 답은 나중에 아주 많이 시간이 흐른 뒤에 나에게 다시 질문해 보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지난 1년간의 독서에 미쳐있던 시간과 그 결과로 얻어진 번아웃 극복의 현실을 오롯이 받아들이고 다시 한번 제대로 살아보기로 했다.
어디에선가 번아웃의 그늘에서 숨 막혀 하며 지푸라기라도 잡으려고 애쓰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열심히 앞만 보며 살아가다 보니 자신의 발 한 치 앞에 놓인 번아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나려는 분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
앞으로 종이책과 전자책으로 출간될 <번아웃 테라피>를 브런치 스토리를 통해 먼저 풀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