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0
11:11
12:12
02:22
03:33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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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숫자들을 좋아한다
나는 이렇게 중독이 되었다
어디선가 나를 바라보고 있을
숫자들을 두리번거린다
먼 산 벚꽃나무가 희끗희끗 새치처럼 자리하고 있다
봄 산 벚나무 아래 진달래가 듬성듬성
산 중턱 사이사이로 보랏빛이 흐릿하다
연두잎 내려앉은 봄 산은 언제 짙어질지 모른다
11:11 규정할 수 없는 색의 먼산이 지나가고 있다
12:12 떨어지는 벚꽃잎을 막아보지만
01:11 포기하는 게 편하다
02:22 오후 봄 햇빛은 어지럽고
03:33 사르르 아픈 배는 어김없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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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로 핸드폰을 열어 시간을 확인한다
시동을 켠 자동차의 파노라마 시계를 바라본다
벚꽃잎이 얼마만큼 남았는지 궁금하다
먼 산의 색을 자꾸 훔쳐본다
나는 봄을 봄은 나를 흘깃한다
숫자는 바뀌고
봄산은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