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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위나 Apr 10. 2022

봄詩2022

어느 날 아침 봄은 그렇게 나에게 찾아왔다




진달래  




야야, 니랑 내랑 이렇게

산을 오르니 을매나 좋으냐

봄 날씨가 너무너무 좋구나

여기저기 풀꽃이랑

나무에 새잎 돋은 거랑

저기 새소리는 참 가볍구나야

근디 몇 해 전에 여기를 산책 코롬 매일 다니던

모녀가 있었다드라

딸래미는 **이 맹키로 좀 장애라던가..

미가 갸 위한다꼬

등산을 자주 했넌

어느 날 봄 꽃구경에 취했넌지

서로가 한눈을 팔았넌지

아가 없어졌다더라

미는 반 미쳤던게지

온 산을 휘집고 아를 찾으러 헤맸넌지

나중에 수색하던 경찰들이 한 고개 떨어져서

둘이 죽은 걸 찾았다드라

여기 지방 뉴스에 크게 났었넌

그때 을매나 속이 리고 쓰리던지...


친정엄마의 수다도 봄바람이 싣고 가버리고

산새 울음소리만 들리더니

산길 샛길 너머 비탈진 둔덕에

진달래 두 그루가 우리 모녀를 바라보고 있다 

화려하지도 않고 풍성하지도 않은

여읜 듯 애처로운 보랏빛

봄바람에 실파도를 타고 있는

두 그루의 진달래

이 산을 헤매던 영혼들이

다시 피어났는지도...    

 









봄빛 속에서



슉!

해가 갈라진다

봄빛이 쏟아져 내린다

산과 들이 봄빛 가루에 물든다

사람들은 계절의 마법에 취하고

취한 세상은 봄을 마시고 마신다


슉!

해가 갈라진다

봄빛이 떨어져 퍼진다

겨우내 숨어있던 생명들이 뛰쳐나온다

나뭇가지에서

물속에서

땅 속에서

집 안에서


봄빛은 떨어지고

생명들은 분출하고











나무


 

봄이 오면 자라는 나무가 있다

봄빛 흘러내리는 연한 나뭇잎

봄 냄새 풍기는 대지를 마시는 뿌리

바람에 기지개 켜는 가느다란 가지들

한그루 나무가 봄날에 자란다

봄을 태우고 오는 바람 소리에 깨어나

밤새 내 안에 홀로 자라나

밤바람 그치고 아침이 되면

봄빛 속에 찬란히 서있다

그 나무의 이름은 너...이다


봄이 오면 자라나는

너나무

나의 고된 일상을 어루만져줄

너나무








꿈에서도 시를 쓰다  



세상 가득 빗소리 이불 덮고

눈꺼풀은 자꾸만 번개 치고

손에 잡은 시집은 자꾸만 떨어지고

비에 젖은 봄 새싹은 자꾸만

땅 속에서 얼굴을 빼꼼 내밀고

빗물이 번진 봄 새싹은 자꾸만

웃는 얼굴로 내 눈꺼풀을 뒤집어 까고...


제길

봄날의 낮잠 속에서도 편하지 못한 나의 시상...   








어느 날 아침 봄은 그렇게 나에게 찾아왔다



집 한의원 집 한의원

시댁 친정 시댁 친정


집 한의원 집 한의원

인터넷 장보기 집 앞 슈퍼마켓


집 한의원 집 한의원

카톡대화 문자 안부

.

.

.


출근하는 차 안에서

길가의 벚꽃이 보였다


봄이 온 줄 그제야 알았다

어느 날 아침 봄은 그렇게 나에게 찾아왔다








봄詩2021을 링크합니다.

감사합니다.



https://brunch.co.kr/@weenakim/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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