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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없는 일요일

오늘의 말씀: 돈이 곧 인내다

by K 엔젤
걸어서 간 갈무리 교회, 그리고 감사한 하루


오늘은 집 근처에 있는 갈무리 한인 장로교회를 다녀왔다. 누가 추천해줘서 한 번쯤 가볼까 싶었다. 버스를 타면 금방이지만 날씨가 좋아서 그냥 걸었다. 왕복 한 시간 정도, 운동이라고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거리다.

교회에 도착했을 때 조금 낯설었지만, 분위기는 조용하고 차분했다. 예배는 ‘감사’라는 노래로 시작됐다. 가사 중에 이런 부분이 있었다.


오늘 숨 쉬는 것 감사
오늘 숨 쉬는 것 감사
내 뜻대로 되지 않아도 인도해주는 것 감사
모든 것 감사

특별히 종교적인 의미로 들리지 않고 그냥 일상적인 말처럼 다가왔다. 요즘은 작은 것에도 ‘고맙다’는 생각이 드는 때라 그런지 더 와닿았다.

목사님은 “싸워야 할 건 사람이 아니라 세상”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나는 그걸 ‘주변 환경에 휩쓸리지 않고 내 중심을 지키는 것’ 정도로 해석했다. 신앙의 문제를 떠나서도 꽤 공감되는 말이었다.

예배가 끝나고 집으로 바로 가지 않고 월마트와 달라라마를 들렀다. 유리 용기랑 지퍼백을 샀다. 걸어서 들고 와야 해서 필요한 것만 딱 챙겼다. 차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생활도 간소해진다.

돌아오는 길에 생각했다. 불편할 때도 있지만, 차 없이 사는 덕분에 나는 매일 꽤 많이 걷는다. 햇볕을 더 쬐고, 생각을 정리할 시간도 생긴다. 오늘은 그런 하루였다. 특별한 건 없지만, 그냥 숨 쉬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느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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