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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 엔젤 Apr 09. 2024

외국에서 만나는 한국사람들

죽고싶지만 떡볶이는 먹고싶어


몸은 캐나다에 있지만 문화차이로 인해 마음 한구석이 영 채워지지가 않을때가 있다. 그럴때마다  한국사람들과 교류하고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든다.


모든 종교는 하나로 통한다. 나는 불교신자 이지만 마음이 외로울때 우연히 "새롭게 하소서" 라는  유투브 채널을 알게 되었다. 하나님을 통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공감하는 위로의 영상들을 많이 보았다. 영상을 통해 하나님을 간접적으로 접하니 나또한위로받는 느낌이 들었고 작년부터 한인 교회를 나가게 되었다.


일이 없으면 예배에 최대한 정기적으로 참석하려고 하고 있지만 학업과 일 때문에 생각보다 자주는 못 나가고 있어서 아쉬울 뿐이다.


작년 10월에 집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한인 교회에 처음 나갔고 지금까지 교회에서 만난 좋은 인연이  많다.


작년 12월  31일, 일할 사람이 부족했다. 새벽 4시부터 저녁늦게까지 일을 해야 해서 결국 교회를 못 나갔다. 교인이라면  꼭 챙기는 크리스마스에도 일하느라 못 갔고 새해 마지막날에도 사람들과 친목을 다질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다.


평소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시는 교회 집사님에게 연락을 드려 예배를 못 갈 것 같다고 하니 나에게 일하는 곳으로 음식을 가지고 올 테니 안에서 있다가 도착하면 음식을 받으러 나오라고 하시는게 아닌가! 눈  펑펑 오는 날에 번거롭게도 나를 생각해서 직접운전을 하시면서까지 음식을 가져다주시려는 것이었다.

결국 밖에서 보안을 서고 있는 남자 직원을 통해서 음식을 받았다. 전달받은 봉지 안에는 떡볶이와 어묵, 그리고 김밥이 들어있었다.


일이 많아서 쫄쫄 굶으면서 일하고 있다가 쉬는 시간에 떡복이, 오뎅 한 개를 집어먹었다. 얼마 만에 먹는 떡볶이와 어묵인지. 홀로 타지에서 맞는 새해에 먹는 한국음식들은 눈물섞인 감동적인 맛이었다. 역시 타향살이를 지탱해줄 힘은 한국음식뿐이 없다 김밥은 그 자리에서 먹기가 아까워 차마 손도 못대고 집으로 가져와서 냉장고에 보관했고 4일동안 아껴 먹었다.


정성어린 음식을 챙겨주신 한국분들 덕분에  2023년의 마지막 날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다. 이 세상엔 참 고마운 분들 천지다. 내게특별했던 2024년의 첫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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