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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E SAW Jul 02. 2019

다양한 가능성을 담은 '열린 놀이 풍경'을 가진 동네

<놀세권: PLAYNET> 전시 작가: 아빠 건축가 서민우, 지정우

 <놀세권: 플레이넷 PLAYNET> 전시는 다음 세대에게 필요한 놀이 환경은 무엇인지 대화를 나누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전시는 2019년을 사는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은 동네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을 만들기 위해 C Program에서 후원한 “동네 놀이환경 진단도구 개발 연구"를 토대로, 엄마 아빠 건축가 5팀이 만든 11곳의 놀이 장소 작품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친구들과 뛰어놀기 좋은 동네를 소개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브릭 Brick으로 놀이 장소 작품을 만든 엄마 아빠 건축가들은 과연 어떤 마음으로 전시에 참여했을까요?



서민우, 지정우 건축가는 어떤 마음으로 도서관과 놀이터를 만들었을까요?



Part 1. 이유에스플러스 건축이 궁금해요.

아래 두 개의 인터뷰로 자세히 만나보세요!

씨프로그램과의 첫 번째 인터뷰:

전주시립도서관 트윈세대 전용 공간 프로젝트를 함께 하며, 두 번째 인터뷰:


이번 전시를 위해 놀세권 체크리스트를 하고 계신 아빠 건축가 두 분



Part 2.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은 동네


Q. 아빠 건축가로서 이번 전시의 주제인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은 동네'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지정우 건축가: 뛰어놀기 좋은 동네의 기본 조건이라면 아이들의 스케일에 맞고 안전한 동네겠죠. 조금 더 들여다보면 아파트가 빽빽한 곳에 사는가 혹은 골목이 많거나 경사가 급한 곳에 사는가, 이런 물리적인 환경이나 분위기, 즉 '장소성'이 아이들이 성장할 때 영향을 크게 미칩니다. 이처럼 동네마다 다 같은 놀이환경이 중요하다기보다는, 그 동네만의 고유한 장소성이 아이들의 기억에 남고 동네에서 성장하면서 장소도 같이 성장하는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민우 건축가: 아이들이 놀이터, 집, 학교처럼 동네에서 생활하는 시간과 환경이 무 자르듯이 뚝뚝 잘려져 있지 않거든요. 그래서 항상 이 쪽과 저 쪽의 경계가 확실한 것보다는 점진적으로 변하는 것들을 고민하는 것 같아요. 그런 관점에서 보면 뛰어놀기 좋은 동네라는 것은 놀이터가 잘 되어 있고 환경이 잘 되어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건 집에서의 편안함이 다른 장소에도 경계 없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집에서의 편안함이 학교에도 이어지고, 그런 식의 경계 없는 동네가 놀기 좋은 동네라고 생각해요.

지정우 건축가: 한 가지 더하자면, 요새 유명한 키즈카페 같은 곳들이 많은데 그런 공간은 누구나 부담 없이 집에 가다가 들릴 수 있는 공간이 아니고 목적성을 가지고 찾아가는 공간이에요. 도서관, 놀이터와 같은 공공 공간은 일상 공간이고, 경제력이 있든 없든 들릴 수 있는 공간이죠. 이런 공공 공간들이 지금의 아이들에게 놀기 좋은 공간이 되면서 동시에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 더 나은 도시 생활을 할 수 있게끔 밑바탕이 되는 동네가 뛰어놀기 좋은 동네라고 생각합니다.  


트윈세대 아이들과 공간 워크숍을 진행 중인 지정우 건축가의 모습 (사진: 주현동)


동네마다 다 같은 놀이환경이 중요하다기보다는 그 동네만의 고유한 장소성이 기억에 남고, 동네에서 커가면서 장소도 같이 성장하는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뛰어놀기 좋은 동네는 놀이터나 환경이 잘 되어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집에서의 편안함이 다른 장소에도 경계 없이 이어지는 동네라고 생각해요.



Part 3. 작품, 기획 의도, 디테일


Q. 미로 놀이터와 도서관을 만드셨는데 각각 어떤 놀이를 떠올리며 만드셨는지 궁금해요.


지정우 건축가: 놀이터, 도서관 등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아이들과 워크숍을 하면서 여러 의견을 듣고자 매일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도 다수의 아이들로부터 끼어드는 여러 가지 생각이 풍경과 이야기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생각 사이사이에 건축가의 의지와 해석을 더해가며 작품을 구현했습니다.

서민우 건축가: 미로 놀이터를 만들 때 미로라고 해서 평지에 벽을 세우는 형태가 아니라 3차원 공간의 미로를 만들고 싶었어요. 대지 자체가 평평한 게 아니라 기하학적인 계곡 같은 강한 땅의 움직임이 있는 놀이터를 만들고자 했죠. 이렇게 큰 틀을 잡고 곳곳에 워크숍을 함께 했던 무등초등학교 아이들의 의견이나 수이나가 만든 요소들을 연결했어요.

지정우 건축가: 생각해보면 아이들이 각자가 생각하는 놀이 풍경, 날 것 그대로의 생각을 구현하면 건축가의 시선으로 이를 해석하고, 여러 가지의 생각을 아우르는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고자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자기 나름대로의 해석을 내리면 건축가의 지혜로 이를 아우르는 건축물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놀이터가 개별 이야기를 담는 풍경이기도 하고, 하나의 큰 타워 같기도 했죠.  


수직적인 미로를 탐험하는, 평소와 다른 놀이 가능성을 열어주는 미로 놀이터


   아이들 개개인이 생각하는 놀이 풍경, 날 것 그대로의 생각을 구현하면 건축가의 시선으로 이를 해석하고, 여러 가지의 생각을 아우르는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아이들이 구현한 놀이 풍경을 대화로 이해하고 함께 꿰어나가는 워크숍의 모습 (출처: 지정우 건축가님 페이스북)


Q. 실내 놀이 장소로서 '도서관'을 떠올리실 때 특히 신경 쓰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지정우 건축가: 도서관이라고 해서 실내, 실외를 구분 짓지는 않았어요. 쓱 들어왔는데 실내가 되기도 하고 걷다 보니 놀이터 같기도 한 '반 실내이자 반 실외'인 공간을 구현했습니다. 그리고 흰색 브릭과 검은색 브릭이 자연스럽게 섞여 소통하는 듯한 느낌? 움직임이 있는 단면 사이사이에 아이들이 만든 생각들이 끼워 들어가 도서관이라기보다는 거대한 놀이터 같은 느낌, 도서관의 형식을 빌린 놀이 풍경을 구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도서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놀라운 일이 모두 놀이가 될 수 있도록, 마치 파도가 치는 사이에 서핑을 하는 놀이 같기도 한 것이 '보는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한 도서관'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직선의 책장 사이사이에 원형 그릇 모양의 무언가가 있어서 시각적으로 대비가 되기도 하고 동그랗게 모여 이야길 나누며 놀 수도 있고, 이전과 다른 경험을 하는 공간이길 바라며 만들었어요.

또한 마블을 집어넣기도 하고 1,2,3층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도서관 전체를 더 많이 탐색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죠. 마치 도시에서 놀이터와 골목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처럼 어린이실, 열람실 등 수많은 방(실)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틈을 아이들이 탐험도 하고, 책도 읽고, 놀기도 하는 도서관이 되길 기대했습니다.


'도서관'이라는 공간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작품. 공간 곳곳을 탐험하다가 '자기만의 한 권'을 우연히 만날 것만 같다.


 마치 도시에서 놀이터와 골목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처럼 어린이실, 열람실 등 수많은 방(실)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틈을 아이들이 탐험도 하고, 책도 읽고, 놀기도 하는 도서관이 되길 기대했습니다.



Part 4. 제작 과정, 브릭 Brick, 메시지


Q. 창작자로서 느낀 브릭의 가능성은 무엇인가요?


지정우 건축가: 누가 봐도 '아, 이거 그거네'라고 단정 짓기보다는 '이건 뭐지?' 한번 더 생각해보고 '이럴 수도 있겠네'라고 생각할 수 있으면 중성적인 재료라고 생각해요. 이번에 작업하면서 저희가 만드는 중성적인 놀이 공간에 맞게 브릭이라는 재료도 중성적인 재료라는 것을 느꼈어요.


Q. 중성적인 재료와 중성적인 공간, 조금 더 설명해주신다면요!


서민우 건축가: 다양한 가능성이 있는 공간 자체가 중성적인 재료인데, 브릭이 이런 공간을 구현하는데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원래 건축계에서는 비운다는 것에 대한 강박증(?)이 있어요. 도시가 워낙 복잡해지니까 그 사이를 깨끗하게 비웠을 때 건축적인 의미를 가진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있죠. 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다양한 가능성이 있는 중성적인 3차원 공간이 있을 때 어린이들이 풍부하게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놀이터도 빈 땅만 있으면 잘 논다고 하는 건 무책임한 이야기고, 건축가의 의지와 여지가 담긴 구조물을 만들어주면 더 잘 놀 수 있죠. 우리가 놀이에 대해 지시를 한다거나 아이들이 무조건 따른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서로 연결하면서 풍경을 만드는 것', 이런 관점이 놀세권 전시에도 영향을 미쳤어요.



누가 봐도 '아, 이거 그거네'라고 단정 짓기보다는 '이건 뭐지?' 한번 더 생각해보고 '이럴 수도 있겠네'라고 생각할 수 있으면 중성적인 재료라고 생각해요. 이번에 작업하면서 저희가 만드는 중성적인 놀이 공간에 맞게 브릭이라는 재료도 중성적인 재료라는 것을 느꼈어요.


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다양한 가능성이 있는 중성적인 3차원 공간이 있을 때 어린이들이 풍부하게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놀이터도 빈 땅만 있으면 잘 논다고 하는 건 무책임한 이야기고, 건축가의 의지와 여지가 담긴 구조물을 만들어주면 더 잘 놀 수 있죠.


Q. 관람객들이 전시를 보고 나서 여운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요?


서민우 건축가: 놀세권 전시가 던지는 이야기가 어떻게 보면 일상생활과 굉장히 가깝기도 하면서 심각하게 느낄 수도 있는 문제잖아요. 누구든지 그냥 오셔서 가벼운 마음으로 보고 가시면 좋겠어요. 전시를 보시면서 건축가들도 이렇게 브릭을 가지고 노는구나라며 가볍게 즐기고 가시면 좋겠습니다.

지정우 건축가: 너무 세련된 전시가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2013년부터 '아빠 건축가'라는 표현을 써왔던 이유는 건축가도 동네에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 중 하나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엄마, 아빠 건축가가 멀리 있는 거창한 사람이 아니라 동네 도서관, 놀이터를 디자인하는 친근한 사람이라고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번 전시가 동네에 대한 정답을 내린다는 접근이 아니라, 어떤 건축가는 이렇게 생각하고 다른 건축가는 저렇게 생각하는구나라며 '정답이 없다'는 생각을 하고 가시면 좋겠습니다. 더 나아가자면 '나도 해볼 수 있겠다.'라는 마음?! 우리 집에도 브릭이 많은데 아이하고 주말 오후에 한번 집에 가서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서 대화를 할 수도 있고 가족 간의, 아이와 어른 간의 좋은 시간을 만들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도 해볼 수 있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전시장 내 브릭벽


이번 전시가 동네에 대한 정답을 내린다는 접근이 아니라, 어떤 건축가는 이렇게 생각하고 다른 건축가는 저렇게 생각하는구나라며 '정답이 없다'는 생각을 하고 가시면 좋겠습니다.


Q. 어린이들이 뛰어놀기 좋은 동네란 어떤 동네일까요?


놀 때마다 새로운 놀이를 만들 수 있는 동네예요.


다양한 가능성이 있는 공간 자체가 중성적인 재료면서 동시에 뛰어놀기 좋은 동네라고 생각합니다. 매번 다양하게 놀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동네, 매번 다른 풍경과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는 동네라면 아이들 각자가 본인의 의도와 생각에 맞게 뛰어놀기 좋은 동네가 아닐까요?



글: C Program Play Fund 김정민 매니저

사진: 노기훈



서민우, 지정우 건축가님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놀세권: 플레이넷 PLAYNET> 전시 안내


│전시 제목: 놀세권: 플레이넷 PLAYNET

│전시 기간:  2019. 6. 3 (월) – 2019. 7. 14 (일)

│참여 건축가:  고기웅, 권형표, 서민우·지정우, 이승환·전보림, 홍경숙·

│전시 장소:  교보아트스페이스 (광화문 교보문고 내 F코너)


>> 전시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궁금하다면? bit.ly/놀세권전시

>> 전시 소개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B5X_O7p3NyA

>> 인터뷰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sAsvtfUvZg&t=2s


우리 동네 놀세권을 진단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와 포스터 다운로드



<다양한 가능성을 담은 '열린 놀이 풍경'을 가진 동네> 서민우, 지정우 건축가님 인터뷰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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