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특파원 소식] 아이들과 함께 코로나를 헤쳐나가는 사회
[해외특파원 소식] 아이들과 함께 코로나를 헤쳐나가는 사회 시리즈에서는 코로나 시대에 각 국가의 어른들과 사회는 아이들을 어떻게 보호하고 배려하고 존중하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정책적인 배려부터 몇몇 좋은 어른들의 따뜻한 사례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에요. 앞으로 소개할 미국, 폴란드, 독일, 홍콩, 영국의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이미지 출처: 경향신문, 연합뉴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어린이들을 위한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을 진행했다는 소식이었는데요. 대구, 경북 지역의 어린이들에게 받은 사전 질문에 대해 정은경 본부장과 2명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최은화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감염분과 교수, 김예진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답을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잠깐이라도 밖에 나가서 씽씽이를 타도 되는지, 생일 파티를 해도 되냐는 질문부터 코로나에 걸린 친구에게 무례하지 않게 위로를 할 수 있는 방법, 질병관리본부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성숙한 질문까지 다양한 질문이 오갔습니다.
질문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진지한 답변이었습니다. 어린이의 질문이라고 해서 가볍게 다루거나 슬쩍 미화하거나 상황을 숨기려는 모습이 아니라 솔직하게, 최대한 구체적으로 답하는 모습이 좋았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어린이들이 함께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정중히 요청하는 존중의 제스처에 감동받았습니다.
"저 스스로도 매우 궁금하고 정말 답을 알고 싶은 그런 질문이에요. 아직까지는 이 바이러스가 새로운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우리가 정확하게 그 이유를 알고 있지는 않아요."
"정확하게 이 바이러스가 없어질 것이다고 확신의 답을 드릴 수는 없어요. 어린이와 어른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노력을 한다면 지금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그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전체 질문이 궁금하다면? http://dongascience.donga.com/news/view/36379
이 브리핑이 유난히 반가웠던 이유는 약 한 달 전, 노르웨이의 소식을 읽으며 부러워하던 순간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3월 16일 노르웨이에서는 한국인인 내가 보기에는 생소한, 노르웨이인들이 보기에는 당연했을지 모를 기자회견이 열렸다.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가 아동가족부 장관, 교육부 장관과 함께 개최한 30분간의 이 기자회견은 성인 기자들의 출입을 제한한, 오직 어린이들만을 위한 것이었다.
기자회견을 여는 이유에 대해 솔베르그 총리는 "어린이들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군더더기 없는 답변이다. 무슨 이유가 더 필요할까? 어린이들이 궁금해하니까, 답하는 것이다." (출처: 오마이뉴스)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데 왜 당연하다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까 아쉬워하며 기사를 읽어내려갔던 순간이 기억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우리는 코로나 시대를 함께 보내고 있는 아이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를 돌이켜보게 되었습니다. 어린이들을 물리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걸로 충분하다고 여기진 않았는지 말이죠. 그래서 지금 이 순간, 각 국가의 어른들과 사회는 아이들에게 어떤 기억과 인상을 심어주고 있는지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어린이들의 궁금증에 귀를 기울였는지,
두려움과 불안함을 섬세하게 어루만져줬는지,
잘 버텨줘서 고맙다고 표현하였는지,
작은 손을 잡아끌며 일방적으로 헤쳐나가기보다
함께 이겨내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두 손을 마주 잡고 어린이들을 충분히 배려하고 존중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이런 따뜻한 생각은 독일 특파원 진민 님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문득 각 국가의 해외특파원 분들이 잘 지내고 계신지 궁금하던 찰나 제가 "화상 번개"를 제안했고, 화상 번개의 주제로 재미, 흥미, 의미를 모두 갖춘 삼합형 화두를 던져주신 것이죠.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바이러스의 시대에 각국에선 아이들을 위한 어떤 정책을 펴고 어떤 배려를 선보이고 있는지 쭉 조망하는 글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이 시기에 각자 살고 계신 곳에서 아이들 관련 정책이나 배려가 담긴 경험들을 모아두면 ,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지 모를 또 다른 위기를 대비함에 있어 영감이나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출처: 2020.4.2 진민 님의 사랑 넘치는 메일)
민 매니저의 영원한 히어로, 해외특파원들께서 함께하는 시리즈 "[해외특파원 소식] 아이들과 함께 코로나를 헤쳐나가는 사회"를 소개합니다. 코로나 시대에 각 국가의 어른들과 사회는 아이들을 어떻게 보호하고 배려하고 존중하고 있을까요? 앞으로 소개할 미국, 폴란드, 독일, 홍콩, 영국의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배우 John Krasinski가 진행하는 유튜브 쇼 Some Good News]
9살 Aubrey를 위해 펼쳐진 Zoom Surprise를 소개합니다. Aubrey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뮤지컬 'Hamilton'을 보러 가기로 했던 생일맞이 소원을 이루지 못해 아쉬워하고 있다는 소식을 트위터를 통해 접한 Krasinski는 뮤지컬 'Hamilton'의 배우들을 몰래 zoom으로 초대하여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인 'Alexander Hamilton'의 라이브 공연을 선물했습니다. Aubrey의 일상에 조금이라도 좋은 소식을 만들어주기 위해서 말이죠. 한 마음 한 뜻으로 수십 명의 배우들이 각자의 집에서 Zoom을 통해 만났고 각자의 위치는 다르지만 Aubrey를 위해 정성을 다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울컥할 만큼 따뜻하고 경이로웠습니다. 플로리다에 사는 9살 Aubrey에게만 좋은 소식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준 소식이었습니다.
"Since you can't go to Hamilton, We bring Hamilton to you"
[두려움에 떠는 아이들을 위해, 간호사가 직접 써서 무료로 배포한 코로나바이러스 그림책]
코로나와 싸우는 이 순간, 아마도 가장 바쁜 사람들 중 하나일 '간호사'라는 직업에도 틈틈이 시간을 쪼개어 코로나바이러스 그림책을 쓴 간호사 Molly Watts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사회의 일원인 아이들이 모호하고 막연한 불안감과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눈높이에 맞는 방법으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려 노력한 그녀의 사례를 읽으며 아이들이 이 시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지금 우리는 어떻게 손을 내밀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 밖에 어떤 사례가 있을까요?
이런 이야기들은 세상을 뒤흔드는 거창한 사례는 아닐지 모릅니다. 하지만 불확실한 미래를 조금이라도 굳건하게 버티고 헤쳐나갈 수 있는 단단한 심지가 되는 이야기인 것은 확실합니다.
아이들의 궁금증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그들의 의견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불안함을 배려 있게 헤아리는 작은 사례들. 그런 사례들이 모여 아이들 스스로가 어른들에게, 사회에게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는 구체적인 계기가 되고, 코로나 시기를 '함께' 헤쳐나가는 동료로서 어린이를 바라보는 시선의 흔적을 만드니까요.
다양한 사례를 제보해주세요. 사소하게 느껴져도 좋아요. 앞으로 반복될지 모르는 바이러스의 시대에 꼭 주워 담아둬야 할 중요한 이야기 씨앗이니까요. 각 국가의 씨앗들이 모여 피워낼 이야기 꽃을 기대합니다.
이미지 출처: Anywhere Farm
글: C Program Play Fund 김정민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