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we see] 인디고 서원 1층 '인디고 아이들' 정다은님
[People we see]에서는 Play Fund가 만난 다양한 사람들을 소개하고, 함께 나눈 대화를 전합니다. 일상적으로, 업무 차원에서, 사적으로, 혹은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 함께 나눈 생각과 순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가끔 인디고 서원, 혹은 인문학이 아이들에게 너무 어렵지 않냐는 질문을 받는데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그런 생각이 어린이의 가능성을 잘라버린다고 생각해요. 어린이들이야말로 어른들의 일에 호기심이 많거든요. 아이들의 관심, 호기심을 어떻게 키워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정치 이야기를 가볍게 하는 건 “넌 어리니까 필요 없잖아”라며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기 때문이에요.
어떤 대통령이 무슨 일을 했기 때문에 이슈가 되는지 이야기를 제대로 해주면 아이들은 나름대로 많은 이야기를 해요. 만약 너희반 반장, 부반장이 이런 일을 했다면 너희는 어땠을까라고 바꿔서 이야기하는 거죠. 본질적으로 결국 이 사건에서 표면을 겉핥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지식들을 가지고만 있자는 게 아니라 리더가 가장 갖추어야 하는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이런 얘기를 나눠보면 좋을 것 같아요. 무궁무진하죠. 이야기를 나눠보면, 그 속에서 나오는 아이들의 이야기와 아이디어는 어른들보다 더 기발해요.
어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어린이의 힘을 믿고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주는 거예요. 아이들에게 길을 터주고 어려운 용어가 있다면 설명해주고 대화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주는 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여행을 가면 동네 서점에 가보는 걸 좋아합니다. 따뜻한 분위기에서 서점 주인이 정성스레 골라 놓은 책들을 구경하면서 취향을 읽어보는 재미도 있고, 좋아하는 책을 추천받아 여행지의 추억을 동네와 서점, 서점 주인을 담는 책에 담아 기념하는 걸 좋아하는데요.
이번 부산 여행에서는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는, "인디고 서원"에 다녀왔습니다. 인디고 서원은 "꿈꾸지 않는 자는 청년이 아니다"라는 마음으로 2004년 부산에 문을 연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입니다. 지하엔 소극장, 1층엔 '인디고 아이들'이라 불리는 어린이 책방 , 2층에는 청소년 인문학 서점이 있고 3층은 사무실 및 회의실로 꾸며져 있습니다. 다녀오신 분들마다 인디고 서원 특유의 아름다움과 아우라에 대해 감탄 일색이라 궁금했었는데 드디어 눈과 마음에 담아왔습니다. 게다가 제가 특별한 애정이 있는 어린이 책으로 가득한 1층 '인디고 아이들'을 운영하는 정다은 팀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인디고 서원은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이면서 "베스트셀러, 문제집이 없는" 서점이에요. 인디고 아이들에서 파는 어린이 책도 장난감이 붙거나 눈길을 끌기 위한 팝업북 보다 내용이 좋은 책들로만 구성되어 있어요. 책을 고르는 과정에서 아이들 스스로가 책 내용에 관심이 생겨서 읽는 것을 정말 좋아할 수 있도록 기획한 공간이죠. 책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랄까요? 그리고 책이 읽고 덮고 끝내는 게 아니라 독후감을 쓰는 그런 게 아니라 책을 통해서 세상을 변화시킬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해주는 공간이에요.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건 굉장히 큰 얘기처럼 들리지만 "작은 실천"을 의미해요. 인디고 서원에서는 에코토피아라는 작은 혁명가를 위한 작은 식당을 운영합니다. 이곳은 생태 환경 분야의 책을 읽으며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 실천을 고민하던 아이들이 2007년에 직접 이름을 짓고 기획한 식당입니다. 책을 통해 생각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작은 실천까지 이어지도록 만들어주는 공간, 그게 바로 인디고 서원이에요.
인디고 서원을 만나기 전까지 저에게는 책이 교과서나 문제집이 전부였어요. 저의 청소년기가 그랬어요. 좋은 책을 읽는 것보다 1등이 되기 위해 교과서나 문제집을 외우고,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장에 가기 위해 도움 되는 책을 읽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던 중에 인디고 서원에서 진행하는 정세청세라는 프로그램을 만났습니다.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정세청세)'는 2007년 부산에서 처음 시작한 청소년 인문 토론 행사입니다. 지금은 전국 36개 도시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치열한 경쟁과 가혹한 줄 세우기 앞에 놓인 대한민국 청소년이 함께 모여 세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스스로 사유하며 자유롭게 소통하고 배울 수 있는 장입니다. 친구의 추천으로 이 행사에 갔던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좋은 책을 읽고 감상을 쓰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배운 내용으로 토론하며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경험이 처음이었습니다. 좋은 책 읽기는 책을 통해 실천할 수 있는 것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정세청세 행사에 참여하며 깨달았던 저처럼, 많은 청소년이 청소년기에 좋은 책을 읽고 소통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아름답게 보고 듣고 느끼는 어린이들의 책방이에요. 영원한 소년, 소녀로 살아가고 싶은 착한 어른들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인디고 아이들에는 아이들이 스스로 세상을 만나고 꿈을 키울 수 있게 하는 좋은 책들이 있어요. 책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하고, 공간에서 느껴지는 아우라를 느끼면서 책에 관심과 애정이 생기게 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인디고 서원은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으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몇 년간 운영을 하다 보니 더 어릴 때부터 말랑말랑한 감성을 가지고 있을 때 좋은 인문학 책들을 읽고 토론하는 게 많아진다면 아이들이 더 잘 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새 초등학생 대상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서 일주일에 100명 이상 만나고 있는데요. 아이들을 만나다 보면 제가 청소년기에 느꼈던 불안들, 지금 공부를 안 하면 인생이 망한다거나 하는 불안을 똑같이 느끼는 걸 볼 수 있어요. 선행학습 시기를 물어보면 오히려 더 빨라졌고요. OECD 국가 중에서 어린이 행복지수는 점점 낮아지고.. 그래서 이런 것들이 더 뜨겁게 다가와요.
어린이들에게 잘 사는 게 어떤 의미인지 물어보면 좋은 차, 좋은 집, 돈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예전에는 좋은 삶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사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란 대답이 많았거든요. 조금씩 바뀌는 걸 가까이에서 피부로 느껴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진로를 물어봐도 예전엔 대답이 다양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청소년들이 하는 대답과 똑같아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나이가 더 어릴수록 인문학 교육이 더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청소년기보다 더 어릴 때부터, 어린이일 때부터 좋은 책을 읽으며 감성을 길러간다면 세상이 더 변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요.
어린이든 청소년이든, 혹은 어른들까지도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모습은 도덕적 품성과 비판적 지성, 예술적 감성을 두루 갖춘 사람이 되는 거예요. 즉, 인간이 되는 길은 어린이든 청소년이든 성인이든 다 같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허아람 선생님께서 어린이라고 해서 세상을 바꾸고 싶거나 그런 일에 동참하고 싶을 때 참았다가 성인이 돼서 해야지, 돈이 생기면 해야지라고 말하는 것은 결국 안 하는 것과 똑같다고 하신 적이 있는데 저도 정말 동감해요. 내가 마음먹었을 때, 가능한 것들 중에서 최대한 많은 것들을 실천해나가는 것이 중요하죠. 그런 관점에서 보면 어린이, 청소년, 성인을 구분하는 건 나이의 기준일 뿐 다르지 않아요.
세상을 바꾼 사람들을 보면 다들 그때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사람이었거든요. 글을 쓰고 말을 하는 것보다 행동이 더 좋은 사람들이죠. 어린이들도 마찬가지예요. "이런 사람이 될 거예요. 커서 이렇게 할 거예요"라는 글을 쓰고 다짐을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천하는 사람이 되는 거죠. 인문학이 나의 교양을 쌓고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쓸모 있는 실천을 하기 위해서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어린이, 청소년, 성인 모두에게 필요하죠. 어린이일 경우 그림책이나 얇은 책처럼 성장 단계에 맞는 책의 형태가 다를 순 있지만, 책이 지향하는 주제나 다루는 생각은 차이가 없어요.
나이 때에 맞는 질문, 용어는 분명히 있어요. 어린이에게 맞는 단어를 선택하고 말하는 방식, 손짓 등 어린이들에게 맞춰서 더 쉽고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필요하죠. 그렇다고 어린이이기 때문에 이것까지만 해야 해 라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전 세계의 모든 일을 어린이들이 흡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용어나 콘텐츠만 너무 어렵게 하지 않으면 이 세상에 대해 어린이들과 얼마든지 재밌게 이야기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가끔 인디고 서원이 아이들에게 너무 어렵지 않냐는 질문을 받는데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그런 생각이 어린이의 가능성을 잘라버린다고 생각해요. 어린이들이야말로 어른들의 일에 호기심이 많거든요. 아이들의 관심, 호기심을 어떻게 키워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정치 이야기를 가볍게 하는 건 “넌 어리니까 필요 없잖아”라며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기 때문이에요. 어떤 대통령이 무슨 일을 했기 때문에 이슈가 되는지 이야기를 제대로 해주면 아이들은 나름대로 많은 이야기를 해요. 만약 너희반 반장, 부반장이 이런 일을 했다면 너희는 어땠을까라고 바꿔서 이야기하는 거죠. 이 사건에서 본질적인 면을 생각해는 겁니다. 정치 문제는 곧 리더가 갖추어야 하는 덕목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맞닿아 있습니다. 무궁무진하죠. 이야기를 나눠보면, 그 속에서 나오는 아이들의 이야기와 아이디어는 어른들보다 더 기발해요. 어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어린이의 힘을 믿고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주는 거예요. 아이들에게 길을 터주고 어려운 용어가 있다면 설명해주고 대화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주는 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좋은 선생님, 멘토가 필요해요.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 자기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는 조력자가 필요하죠. 놀라운 점은 어린이들은 정말 많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데, 특히 자기 삶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다는 거죠. 예를 들어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아이디어에 대해 초등학생 아이들과 이야기했는데 학교에 지금 당장 건의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던 친구가 굉장히 인상에 남았어요. 이때까지는 한 번도 불편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를 고민하다 보니 화장실의 세면대가 6학년 키에만 맞춰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거예요. 초등학생 1학년에겐 너무 불편할 것 같다는 거죠. 그래서 세면대를 낮춰 달라고 건의하고 싶다는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삶 속에서 정말 불편한 사람이 누구일지 깊이 생각해보고 공감하는 경험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느꼈어요.
학교에서도 이렇게 사람마다 불편한 점이 있는데 사회에는 어떤 불편한 점이 있을까 생각해보고 동물, 식물까지 뻗어 나가 보고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정말 바꾸고 싶은 것을 바꾸어나가는 것이 정말 중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쓸모 있는 실천을 위한 인문주의와도 닿아있죠. 내 아이디어가 얼마나 쓸모 있을까, 누구에게 쓸모 있을까에 대해 생각해본다는 점에서요. 그런 대화와 토론을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어른이 필요합니다.
인디고 서원에서도 인디고 아이들 추천도서를 보시면 올해 인디고잉에서 공부했던 것들 중에 얇은 책을 같이 추천하기도 해요. 어린이들에게 너무 어려울 것 같다면 영상도 활용할 수 있어요. 인디고잉도 책만 소개하는 게 아니라 같이 보면 좋을 영상, 영화도 같이 소개하거든요. 무이카 대통령에 대해 다룰 때 두꺼운 책, 얇은 책, 그림책, 3분짜리 지식채널 e 영상까지 다룰 수 있는 콘텐츠가 무궁무진해요.
2016년부터 17년까지 부산일보에 신문으로 교육하는 NIE 지면을 초등학생 대상으로 진행했었는데요. 신문에 나온 사건을 보고 우리가 어떤 책을 읽을 수 있을지 질문들을 만들었어요. 책 읽는 것 자체가 어렵다면 뉴스, 신문 중에서 이런 것들도 이야기해볼 수도 있구나 라는걸 연결지어 해볼 수 있어요. 익숙해지면 밥을 먹다가도 길을 지나가다가도, 편하게 이야기 나누다가도 그런 토론들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예를 들어 평화에 대한 기사들이 많으면 전 세계 평화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이매진”이라는 그림책을 보면서 존 레논이 꿈꿨던 평화로운 세상은 무엇일까, 이 사람은 메시지를 노래로 만들었는데 평화를 위해 무언가를 실천했던 사람들은 누가 있을까? 우리 일상 속에서 평화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다른 생물들과 하는 평화는 무엇일까 등등 다양한 질문이 가능하죠.
결국 어른들이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어린이들의 생각은 무궁무진해요. 아이들이 먼저 “이런 것도 한번 연구해볼래요, 공부해볼래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도록 이런 책도 읽어볼래? 이런 사람을 만나볼래? 호기심이 이어질 수 있도록 대화하고 관련한 행사를 기획해서 아이들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게 어른의 역할이에요.
인디고잉을 가장 많이 추천해요. 인디고잉은 청소년들이 만드는 인문교양지로 14세부터 19세 청소년들의 글이 담긴 책인데요. 중학교 1, 2학년들도 읽을 수 있어요. 글마다 주제와 문제 인식, 마지막으로 이 책을 통해서 함께 생각해봤으면 하는 질문이 항상 있거든요. 인디고잉을 통해 “이렇게 토론하더라”를 확인하고 단순히 읽고 덮는 게 아니라, 책을 읽고 나서 인디고잉에서 다룬 토론의 내용을 가리고 주제에 대해서 글을 써보고 가족들과 토론해보는 거죠. 그러고 나서 주제에 대해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이야기했는지 보기 위해 인디고잉의 글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을 통해서 어떤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들이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 문제들, 어떤 것과 연결 지어 이야기해볼 수 있을지에 대한 인디고 서원의 고민이 인디고잉에 가장 잘 반영되어 있어요.
책을 고르는 눈을 키우는 건 저희에게도 항상 어려운 일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어린이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책들을 선정하고 그 책들을 기본으로 해서 다양한 문화활동, 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저희는 어린이, 청소년에 대한 기준이 있어요. 저희는 "도덕적인 품성”, “비판적 지성”, “예술적 감성" 이렇게 3가지를 기를 수 있는 책인지를 보는데요. 모호하지만 이런 책이 좋다고 딱 떨어지게 이야기할 순 없지만 3가지 기준을 항상 마음에 품고 책을 바라봐요. 이 3가지 기준에 맞추다 보면 너무 정보가 많은 책이라든지 이런 책들은 자연스레 걸러지거든요.
책이라는 게 1권을 읽어도 "이 책을 통해서 세상을 한번 바꿔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 좋은 책이더라고요. 정세청세도 제일 처음에 만들어진 계기가 책이에요. 클레멘트 코스 기적을 만들다고 하는 노숙자들을 위한 인문학 과정이 담겨 있는 책인데요. 인디고 서원에서 『희망의 인문학』이라는 책을 함께 읽었고, 그 책에는 "인문학을 통해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민주시민이 될 때, 빈곤의 대물림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클레멘트 코스'가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이를 읽고 영감을 받은 청소년들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인문학 기획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했지요. 우리나라에서 과연 영혼이 가난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고민했어요. 그래서 토론 결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영혼이 가난한 친구들은 청소년인데 더 자립할 수 있도록 좋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한번 만들어보자는 결론이 나왔죠.
자기만의 기준, 정의를 내리는 게 중요해요. 기준은 모두 각자의 기준이기 때문에 정답이 이거예요!라고 말하기는 어렵거든요. 그렇지만 인디고잉을 참고하거나 필요하다면 인디고 서원에 언제나 문의해주셔도 좋아요. 내가 “이 책을 읽고 있는데 조금 더 맞는 책을 추천해줄 수 있나요?” 이런 문의는 언제든지 인디고 서원에서 함께 고민할 수 있죠. 문을 두드리면 언제든지 제안드릴 수 있어요. 최근에는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기가 너무 어려워요,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하셔서 협업하는 도서관도 있어요. 인디고 서원에서 매년 "올해의 책" 10권을 선정해서 소개하고 있고, 매달 추천도서를 홈페이지 통해서 공개하고 있어 참고하실 수 있어요. 책을 소개하면서 왜 이 책이 도덕적 품성이 맞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거든요. 그 설명을 보면서 자기만의 기준을 정립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인디고 아이들도 매월 추천도서를 업데이트한답니다. 다만 추천 책 목록은 인디고 서원의 재산이니까 어느 정도 존중을 해주시면 좋겠어요. 인디고 서원에서 추천하는 책은 꼭 인디고 서원에서 구매한다거나 하는 거죠! 그러면 책을 계속 연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거예요.
어린이들이 저에게 가끔 물어보는 게 있어요. “선생님 꿈은 무엇인가요?”
전 항상 늘 한 가지를 이야기합니다. “행복한 어린이들이 많아지는 세상”이라고 늘 이야기하거든요. 아이들이 꿈을 꾸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선 단순히 “나”에게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것이 있구나 이런 걸 봤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것을 접하면 아이들이 정말 행복해하고 아이들만 볼 수 있는, 너무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거든요. 아이들이 늘 저에게 말을 걸고, 저도 늘 말을 걸면서 “제가 이 책을 읽고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이런 토론들이 활발해지고 “내가 진짜 되고 싶은 롤모델이 생겼어요" 이런 대화를 많이 나누고 싶어요. 인디고 아이들을 통해서 “내가 세상을 이렇게 만들고 싶어요”라는 생각이 드는 열정이 드는 어린이, 청소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사실 만나기 전에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인문학이라고만 하면 왠지 멀게만 느껴지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그런 느낌 때문일까요? 정작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인문학은 결국 오늘 하루를 나답게 행동하며 살기 위해 근간이 되는 학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어린이든 청소년이든 어른이든 나이와 관계없이,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사람이 되기 위해선 누구든 좋은 책을 읽고 사람들과 토론하고 대화하고 질문하는 따뜻한 열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인문학이든 정치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에 대해 아이들에게 너무 어렵다고 치부해버리고 있는 건 아닐까요? 오늘부터는 어린이의 힘을 믿고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주는 좋은 어른, 늘 말을 걸면서 생각의 길을 터주고 더 어려운 용어가 있다면 설명해주고 더 대화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의 좋은 조력자가 되기 위해 "작은 실천"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 뿐만 아니라 동네를 사랑하는 엄마 연구자 인터뷰, <뉴욕 라이브러리에서> 감상글, 서울숲놀이터, 북서울 꿈의숲, 서대문자연사박물관 1박 2일 캠프 등 아이와 함께 가보면 좋을 공간이나 읽어보면 좋을 흥미로운 콘텐츠가 매주 목요일 여러분의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지난 4년간 어린이를 위한 열린 공공 공간과 놀이 환경에 투자해 온 C Program이 엄선한 정보를 놓치지 마세요. 이번 주 목요일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구독을 원하신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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