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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속의 고래 May 02. 2024

정말 혼자서 행복할 수 있을까

타인의 인정은 불필요한가


혼자 사는 게 가능할까. 정말 혼자서 행복할 수 있을까. 타인의 인정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을까.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기 위해서 필요한 게 있다.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다.





' 타인의 인정을 갈구하지 마라'라는 주제의 한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아이러니한 건 그 강연을 한 교수님은 그 강연으로 많은 관중들의 인정을 얻었다. 교수님의 비싼 강연료는 강연의 가치를 더욱 올려줄 것이고 그 가치는 다시 더 큰 인정을 가지고 올 것이다. 정말 인정이란 건 필요 없는 것일까. 무인도에 떨어진 사람이 자기만족을 목표로 삼고 남은 일생을 활기차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나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결국 우리는 인정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다. 타인의 인정과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은 없다, 다만 높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들은 타인의 인정을 의식하는 행위를 무의식의 영역으로 집어넣을 수 있다. 의식적으로 남의 인정을 받는 것을 신경 쓰지 않는단 말이다. 하지만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이 하는 모든 행위들도 결국에는 인정받는 가치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한 길에 놓인 조약돌일 뿐이다.




집에서의 내 모습과 밖에서의 내 모습을 생각해 보자. 집에서 정장을 입는 사람이 있는가? 집 밖에서 하는 말들을 집에서 거의 전부 지키는 사람이 있는가? 미식가라고 주장을 하며 정작 집에서는 라면만 끓여 먹지는 않는가? 미식을 좋아한다는 사람 중에서 요리에 어느 정도 일가견이 있는 사람은 거의 본 적이 없다. 그저 비싼 음식을 자주 먹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정말로 미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한 끼에 수십만 원에 달하는 파인 다이닝만을 다니지 않는다. 그들은 직접 시장을 다니면서 좋은 요리 재료를 고를 줄 안다. 요리하는 것을 진심으로 즐긴다. 물론 유명 레스토랑의 셰프와 같은 실력을 지닐 수는 없다. 하지만 식재료와 요리를 태하는 태도에서 그들의 진심을 느낄 수 있다. 정작 이런 사람들은 스스로를 미식가라고 떠벌리고 다니지 않는다. 그냥 먹는 거 좋아해요, 이 정도 선에서 끝난다.


 


내가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하는 행동과, 보이는 곳에서 하는 말이 일맥상통한다면 당신은 정말 최고다. 세상에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의 본래 모습보다 더욱 멋있는 허영 된 존재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존재가 자신의 본래 모습이라고 착각한다. 좋은 평가를 받고 싶어서, 인정을 받고 싶어서 우리는 모두 가면을 쓴다. '타인의 인정은 필요 없어'라고 말하는 사람조차 인정을 위한 가면을 썼을 뿐이다. 나는 인정을 받고 싶어서 브런치를 한다. 인정받고 싶어서 독서 인스타그램을 운영한다. 만약 내가 독서에만 미친 사람이었다면 브런치도, 인스타그램도 하지 않아야 한다. 그냥 일기장과 노트에 수많은 글들을 적었을 것이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인정 없이 나만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그게 아니라면 나처럼 가면을 쓰고 인정을 행복으로 바꾸는 사람인가? 만약 후자라면 부끄러워하지 말기를 바란다. 억지로 가면을 벗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그런 가면을 쓴 사람들을 정말 좋아한다. 가면을 쓰고도 정말 멋진 일들을 해낸 우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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