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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디 Sep 27. 2024

세계_사이

람혼 최정우 예술 일기를 읽고


재능은 없는데 열정만 커다란 나는 기쁨과 슬픔을 같이 느꼈다.


뛰어난 예술가를 만나면 그렇게 조울이 번갈아 오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온다.


 그 느낌을 표현할 재능이 없다가 책 속에서 이 문장을 만나고 음미했다.


"그 안과 밖 사이에서, 나는 햇볕이 강렬히 내리쬐는 빗소리를 언제까지고 듣고 있을 것이다." P268


나의 표현 안된 동시의 기쁨과 슬픔은 바로 '햇볕이 내리쬐는 빗소리'를 듣고 보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삼 일 전 만난 이 문장을 음미하다 기타 연주를 듣는다. 오늘 책방 행사가 있어서 람혼 최정우 님의 카페꼼마 미학 강의에 못 가서 아쉽다.


이 책은 잡고 있으면 시인이 된 것 같고 보고 있으면  미지의 세계로 넘어가는 기분이 든다.


겉모습 중요하지 않다고 막살았는데 절대 아니다.


이 책을 앞 뒤 위아래 날개까지, 아니 내가 또 표현 못하는 책의 어떤 부위까지 아름답다.


아름다운 책을 다 읽었다.


글씨가 작아서 눈이 아팠다.


이제 독서안경을 써야 하나 고민하다 살짝 뒤로 놓고 보니 잘 보였다. 안경 아직은 좀 더 버텨야지.


이 책 모두가 예술이다.


서강대 김상용신부님 강의를 들었던 때가 떠오르고


가톨릭대 최대환 신부님의 책과 수업에서 만난 미술, 음악, 철학, 영화와도 겹친다.


연주하는 철학자 람혼 최정우 님의 책,


끝나지 않는 세계의 사이사이를 걷는 가을이다.


책의 물성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의 각이 예민해서 아픈 사람들에게.


가르치는 것을 배우는 것보다 어느 날 뇌리에 들어온 의뭉스러움이 자신을 더 성장시켰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서명 문장을 소중히 간직하려다 사진으로 공유한다.


이토록  섬세한 사람이 지구에 있다고 전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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