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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강민 Salawriter Aug 28. 2017

내가 하는 업무 보고, 왜 이렇게 딱딱할까?

경직되지 않게 보고, 발표하는 방법

지난 두 편의 글을 통해서 ‘설명이나 보고에 실패하는 경우’를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이야기의 전체상을 이해시키지 못하는 <총체적 난관형>과 내용도 어려운데 설명 자체가 이해가 안 가는 <외계어 설명형>의 해결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이번 글에서는 <군대식 설명형>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설명이나 보고에 실패하는 유형>


[군대식 설명형] : 딱딱한 설명으로 듣는 사람의 사고도 경직됨

상급자에게 하는 공식 보고나 많은 청중을 앞에 둔 발표 등 긴장하기 쉬운 자리에 서면, 온몸에 힘이 들어가고 어투도 딱딱해지기 쉽다. 이렇게 되면 보고를 받는 사람이나 청중 역시 긴장하거나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 내용의 이해도는 자연스럽게 떨어지게 된다.




3) <군대식 설명형> 극복 방법 : 여유로운 말투, 표정, 행동으로 이야기하자.


청중들 앞에 서면 온몸에 군기가 바짝 들어가버리는 ‘군대식 설명형’은 경직된 말, 표정, 행동이 특징이다. 다음과 같이 극복해 보면 어떨까?


청중도 긴장하게 만드는 화자의 경직된 말, 표정, 행동의 극복 방법은 무엇일까?


① 말: 여유와 위트를 겸비한 신사 숙녀의 말투로 이야기하기

커뮤니케이션에도 분위기가 있고, 그것을 좌우하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말투다. 영화 속 조폭이 거칠게 내던진 말 한 마디가 상대방을 얼어붙게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업무상의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에도 회의나 보고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말투로 마음과 분위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일하는 우리가 서로를 마주하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나 이외의 사람과 생각을 나누고 더 좋은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서가 아닐까? 너무 경직된 말투, 혹은 그와 반대로 너무 경솔한 말투는 생산적인 사고에 방해가 될 수밖에 없다.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는 상황은 참으로 다양하고 그에 따라 적합한 말투가 있지만, 상대방과의 긴장된 분위기를 해소하여 편안하게 커뮤니케이션하려면 교양과 예의가 있으면서 편안하며 위트가 있는 말투를 기본으로 하는 것이 좋다. 마치 신사 숙녀가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내면서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말투처럼 말이다.


사전적 의미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신사 : 사람됨이나 몸가짐이 점잖고 교양이 있으며 예의 바른 남자
숙녀 : 교양과 예의와 품격을 갖춘 현숙한 여자
위트 : 말이나 글을 즐겁고 재치 있고 능란하게 구사하는 능력


여유와 재치가 있는 말투를 사용하면 왜 좋을?

바로 이런 말투가 가지는 힘 때문다. 여유를 보여줌으로써 신뢰를 안겨주는 힘뿐 아니라, 평상시의 긍정과 공감과는 다른 의문, 부정과 같은 감정을 부각시키는 힘처럼 말다. 서글서글한 사람은 대화하기 좋고 상대방의 마음을 열게 하지만, 이런 사람이 갑자기 정색하면 더 무서운 법이니.


미국의 전상원의원 밥 돌이 쓴 책 「대통령의 위트」에는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의 인상 깊은 유머가 기록되어 있다. 밥 돌의 유머리스트 순위 중 1위는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인데, 그의 위트 하나를 소개한다.


링컨의 평생 라이벌인 스티븐 더글러스가 링컨을 보고 두 얼굴의 사나이라고 하자 링컨은 청중들을 향해 느릿하게 말했다.
“여러분들께 판단을 맡깁니다. 만일, 제게 또 다른 얼굴이 있다면, 지금 이 얼굴을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위트가 넘쳤던 미국의 대통령, 링컨


이처럼 여유로우면서 정중한 말투를 기본으로 하되, 다양한 감정의 말투를 상황에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편안한 커뮤니케이션 분위기 조성과 명확한 의사 전달의 효과를 모두 얻을 수 있다.


② 표정: 다양한 의사를 명확하게 표출하기

표정은 감정이 드러나는 것이고, 가장 기본적인 감정은 ‘좋거나 싫은 느낌’이라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업무상의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서로 주고 받는 대화에 대한 느낌, 그 중에서도 긍정과 부정의 감정은 상대방에게 쉽게 전달된다.


표정 전문가 ‘폴 에크먼’의 6가지 기본 감정


하지만, 애매한 표정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에 혼선을 빚을 때도 있다. 상대방의 의견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에 대한 상황 자체를 파악해야 하는 경우처럼 말이다.


대화 내용에 대한 의견이 일치한다면 다음 이야기를 진행하면 되고, 부정적인 의견이 있다면 이야기를 더 나누고 해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애매한 표정은 의사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어 순조로운 대화의 진행을 방해하게 된다. 따라서 대화 내용에 대한 의사를 다양하지만 명확한 표정으로 나타내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


표정이 애매하면 대화를 이어가기 어렵다.


③ 행동: 제스처로 설명을 더하고, 위치로 분위기 전환하기

커뮤니케이션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요소 중의 또 다른 하나가 화자의 행동다.

발표자나 보고자의 굳은 자세, 어색한 몸짓은 듣는 사람도 의식하게 되고 긴장하게 만든다. 너무 많이 움직이는 것은 또 분위기를 산만하게 만들어서 청중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게 되니, 제스처와 말 하는 위치 등의 적절한 행동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겠다.


<제스처는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보조 수단>

손은 말로 전하는 내용을 형상화할 수 있는 좋은 도구이다. 내용의 흐름, 연상하기 어려운 형상, 이야기 속의 요소 간의 관계 등, 말로만 들어서는 언뜻 이해가 안 가는 내용을 간단한 손 동작을 통해 눈으로 보여줄 수 있다.


동작은 최소화하되 명확하게 하는 것이 좋다. 불문명하고 복잡한 동작은 청중을 더 혼란스럽게 만든다.


<위치의 변화는 분위기나 화제를 전환하기 위한 도구>

청중 앞에서 이야기 할 때 화자의 위치는 다양다. 연단 뒤, 무대 한 쪽 편, 청중의 한 가운데, 또는 자리에 앉은 상태 등 말하는 상황의 목적, 분위기에 따라 가장 적절한 위치를 설정하게 된다. 각각의 화자의 위치에는 장단점이 있다.


고정된 위치는 안정감을 주지만 보는 사람은 지루할 수 있다. 보통 한 번 잡은 위치에서 이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여기 저기로 움직일 만큼 마음이 여유롭지도 않을 뿐더러, 이야기를 하는데 집중하다 보면 움직임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 곳에서 이야기를 하는 경우에는, 청중과 눈을 맞추며 가능한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 몸의 방향을 조금씩 바꿔주는 것은 좋은 효과가 있을 것다.


분위기나 화제 전환이 필요할 때는 위치의 변화를 주는 것도 좋다. 청중이 가지고 있던 기존의 생각에 변화를 유도하는 경우,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기 위한 마무리, 청중이 대화에 참여하기를 유도하는 경우 등이 그렇다. 한 자리를 지키면서 이야기를 하다가 위치를 이동함으로써 청중은 이미 이야기 내용의 변화를 감지하게 된다.


화자의 위치가 바뀌면 청중은 이야기 흐름의 변화를 더 잘 감지할 수 있다.




이상으로 군대식 설명형의 극복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철저한 준비’와 ‘사전 시뮬레이션’으로 자신감과 여유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라는 점, 잊지 않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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