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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잔, 그 사람 한 잔

2막. 초승


따뜻했던 차가

어느새 차디차게 식어버렸다


처음 따랐을 때는

입천장이 데일 만큼 뜨거웠던 이 찻잔이,

지금은 손으로 감싸도

아무런 감각이 들지 않을 만큼 차갑다


식어버린 차에는

찻잎이 충분히 우러났지만,

그래도 남아 있는 이 아쉬움은 무엇일까.

조금만 더,

그 온기를 즐길 수 있었을 텐데


묘한 아쉬움은,

차를 마실 때마다 목을 타고 흘러들어온다


한때 함께 이 차를 나누던 그 사람을 떠올리며,

오늘도 나는 차가운 차를 조용히 삼켜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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