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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나바 Oct 04. 2023

사람은 책을 만들고,

5화: 취미는 책만들기입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이미지 출처: Unsplash의Nathalie Stimpfl



서울에 있는 광화문 교보문고에 가면 이 문구가 크게 적힌 돌을 마주할 수 있다. 포항에 있는 대학이다 보니 특별한 일이 없다면 서울을 방문할 일이 적다. 하지만 서울에 가면 별마당 도서관이나 광화문 교보문고에 방문하는 걸 즐긴다. 서점이 있는 곳에 발길이 닿는 건 당연한 수순과도 같다. (책이 있기에 가는 건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가는 느낌이랄까) 


책을 만들기 앞서하는 일 중 하나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일이다. 제목을 '사람은 책을 만들고'이면서 왜 대화를 주제로 하는지 궁금할 수도 있겠다. 그건 책은 사람을 만든다를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걸 깊게 깨닫는 순간은 대화에 있다. 


대화는 책을 만드는 원동력 


 이야기를 하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온다. 친한 언니와 함께 카페를 다니는 걸 좋아해 졸업 이후 카페를 주제로 잡지를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초등학생부터 친하게 지내는 친구와 함께 만들고 싶은 우리들만의 이야기 등 사람을 만나면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생각들이 떠오른다. 


 집에 박혀서 혼자 글을 쓰는 시간도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글을 묶어서 만든 게 책이기에 먼저 글이 없다면 책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사람과의 대화는 글에 깊이를 더해준다. 사람과 대화해서 글이 깊어지는 일이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대화를 통해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되고 이를 글에 적용하고 예시를 넣는다면 글이 훨씬 더 풍성한 향기를 뿜어낸다. 


 대학에 와서 '좋은(good)'사람을 많이 만났다. 20살 때부터 이야기를 했던 교수님, 나의 든든한 배경이 되어준 동기 새내기들, 북모임에서 만난 사람들까지 여러 사람들이 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지만 그들과 대화를 하면서 좋았던 책의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가십거리나 뒷담을 하지 않는 나에게 책은 좋은 주제거리를 던져준다. 챗 gpt이야기에 대해 푹 빠져 책을 읽다 보면 '기술 혁명을 통해 미래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수필을 통해 새로운 걸 추구하는 사람에게 관심이 생긴다면 '돈과 시간이 자유롭다면 해보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하기도 했었다. 


이런 시간은 나에게 책을 만드는 좋은 원동력을 제공하였다. 책을 쓰다 보면 멍해지는 순간을 혼자 겪었다. 글에만 함몰되는 느낌을 받는 것인데, 하루 종일 글만 보니 피곤하다는 말이 더 맞을 듯싶다. 그러나 사람과의 만남은 다시 나를 글의 세계로 인도하게 해 주었다.


책은 사람을 만든다 

사진출처: Unsplash의Christin Hume


나는 책이 만든 사람이라고 해도 오버가 아니다. 고등학교 3학년때부터 책을 읽지 않는 날보다 읽었던 날이 더 많았고 책이 없으면 허전하기만 하다. 글이라는 매체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해 지금도 '책의 미래'를 더 가치 있게 만들고 싶어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다. 

 

대학을 앞두며 고민했던 건 진로의 큰 줄기였다. 큰 줄기라는 말이 식물이 된 것만 같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지 묻는 작업이었다. 이 작업을 하지 않는다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주체의식이 없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스스로 약 2년 동안 나에게 지속적으로 물어왔고 결국은 '책(book)'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책으로 시작했기에 책으로 끝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어떤 미래를 꿈꾸냐고 묻는다면, 나는 책과 가까운 사회를 상상한다. 미디어의 발달과 ai의 혁신들이 넘친다. 더 편하게 미디어를 접할 수 있고 실제로 졸업 후 일하고 싶은 것 중 하나가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이지만 그럼에도 책과 함께 하는 사회를 바라고 있다. 그건 나에게 있어서는 책에게 느꼈던 고마움을 타인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일 것이다. 


책을 만드는 작업이 점점 쉬워진다. 모두가 책을 만드는 시장이 되어가지만, 책이 가진 위력이 무시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스스로 만들어간다. 당신의 인생책을 물어보고 밤새 함께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책이 가득한 곳에서 책을 주제로 이야기하다가 웃기를 바라는 나의 소소한 소망. 이 소망은 끝없이 이어질 것이다. 


지금도 미래에도, 책이 사람을 만들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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