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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이머문자리 May 01. 2023

패션 버티컬앱, 잘 되고 있나?

패알못이지만, 패션 버티컬 커머스 스타트업은 궁금해

(출처 : 와이즈앱 인사이트, 2022년 모바일 앱 총 결산 리포트, https://www.wiseapp.co.kr/insight/detail/379/?)


작년 하반기부터 스타트업 혹한기라고 불리면서 특히, 커머스 라이크 플랫폼들의 기업 가치가 심하게 흔들리는 모습이었고, 생존 가능성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는데, 최근 월 기준으로 흑자를 냈다는 몇몇 플랫폼에 대한 기사를 접하고, 다들 슬기롭게 잘 대처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지난 브런치에서 트렌비는 분석을 했었는데, 정말 월 기준 흑자 전환을 한 것인지는 약간 의문이 들기는 한다. 그래서 에이블리를 들여다보고 싶었다.


하는 김에 유사한 스타트업들을 같이 분석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에이블리, 무신사, 브랜디 3개사를 뒤적여 봤다. 하다 보니, 무신사가 이렇게 큰 줄 몰랐는데, 상당히 커졌구나를 알 수 있었다. (단위 : 억 원)

에이블리 기사를 보고 시작했는데, 에이블리가 굉장히 위험해 보인다. 반면 무신사는 수익도 나고 있어서 잘 운영되고 있는 느낌이었다.

3개사의 매출총이익률을 보면 60% 전후로 보인다. 판매 및 관리비를 잘 관리한다면 수익이 날 수 있는 구조라고 생각되는 수준이다. 앞서 봤던 명품 커머스나 트릿지, 그린랩스의 매출이익률에 비하면 진짜 많이 남는다고 보이는 수준이다.

패션업을 주로 하는 상장사 중에 F&F가 있어서 공시 자료를 보니, 매출이익률이 70% 대가 나왔다. 물론 플랫폼이 아니고, 제조 및 판매 위주여서 위 3개 사와 사업 분야가 조금 다르지만 참고할만하다.


3개사의 판매비 및 관리비(판관비)를 보면 에이블리는 매출 대비해서 100%가 넘는 비중의 판관비가 지출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에이블리가 10~20대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보이는데, 그 인원을 끌어오기 위해서 상당히 큰 지출이 필요했다는 생각이 든다. 브랜디도 2020년 74.3%에서 2022년 94.3%로 늘었다.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판관비가 커질 수밖에 없었던 듯하다. 무신사도 2020년 대비로는 10%가 증가한 걸로 봐서 그렇게 추정해 볼 수 있겠다.


에이블리가 3월에 월 기준 흑자 전환을 했다고 하는데, 아마도 기존 충성 고객 위주의 매출을 일으키면서, 마케팅 비용을 줄여서 흑자 전환을 했지 않을까 생각된다. 매출총이익이 그래도 나오다 보니 효율화할 수 있는 부분은 상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출처 : 와이즈앱 인사이트, 2022년 모바일 앱 총 결산 리포트, https://www.wiseapp.co.kr/insight/detail/379/?)


이 흑자가 계속되기 위해서는 판관비를 최적화하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매출을 증대시켜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겠다.


그러면 이제 좀 더 면밀히 들여다보자.


1. 유동성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무신사 2,210억, 브랜디 129억 원, 에이블리 194억 원이 보인다. 현금만 떼어 보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수는 있지만, 회사의 상황을 감 잡아보려고 언급해 본다. 

에이블리는 연초에 500억 가량의 Venture Debt을 유치했다고 하니, 급한 불은 끈 것으로 보인다. 에이블리가 2022년 연간 판관비가 1,824억 인 점을 감안하면 500억 도 큰돈은 아니다. 

반면, 브랜디는 2022년 8월에 290억의 투자유치를 했다고 하는데, 연간 판관비 1,106억을 생각하면 또 큰돈이 아니다. 위의 현금과 별개로 단기금융상품(정기예금) 117억 정도가 담보 제공되어 묶여있다. 담보 계약에 따라 이 돈도 당장 사용이 어려울 수 있어서 유동성 분석 시에는 제외하고 분석했다.


유동 비율을 보자. 숫자보다는 크기와 비중을 보면 된다. 유동자산(1년 이내 현금화 가능)이 유동부채(1년 이내 갚아야 하는 빚)에 얼마만큼 있나 보면 된다. 하늘색/연두색 막대보다 주황색 막대가 크면 유동부채가 커서 1년 이내 갚을 현금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된다.

브랜디는 유동부채가 크게 늘지는 않아 보이나, 유동 자산이 큰 폭으로 줄었다. 앞서 말한 담보제공한 정기예금을 유동자산에 포함시키면 유동비율은 0.72로 나아지나, 그래도 1을 넘지 못한다. 

에이블리는 유동 자산도 줄었지만, 유동 부채가 45% 늘었다.

두 회사는 위에서 현금만 가지고 본 느낌과 유동비율이 주는 느낌은 비슷하게, 어려운 시절을 가까스로 버텨내고 있는 느낌이다. 

무신사는 그래도 아직 유동비율은 1.2이나, 재고자산을 제외한 Quick Ratio를 보면 0.73으로 1보다 작다.


2. 재고자산, 매출, 매출 원가

상품은 매입한 제품이고, 제품은 직접 제조한 제품이다. 패션 제품이니까 ODM/OEM이 대부분이겠지만 그래도 제품으로 분류된다. 무신사는 무신사 스탠더드처럼 자체 브랜드 제품이 있어서 제품이 많이 있다. 그런데 브랜디, 에이블리는 상품만 있어서 자체 브랜드 제품은 없고 매입해서 판매하는 것만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간 매출 대비 재고의 비중이 굉장히 낮아서, 매입한 제품을 판매하는 영업이 주력 사업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반면 무신사는 연간 매출 대비 연말 재고의 규모가 상당히 크다. 앞으로 더 잘 팔 계획으로 그런 것이겠으나, 전년 대비로도 재고자산 규모가 굉장히 커져있다.


한 가지 특징적인 것은 브랜디의 상품평가충당금이다.  2021, 2022년 7억 3천만 원가량의 충당금이 설정되어 있는데, 그 비중이 너무 크다. 상품평가충당금이라는 것은 상품이 오래돼서 판매하기 어렵게 되어 가치가 떨어졌다고 보아 충당을 잡는 것인데, 2022년에는 그 비중이 74.3%에 달해서 상품 판매 사업을 그만하려고 하나 싶은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연말 상품의 재고도 전년말 대비 61%가 줄었다.


매출원가를 보기 위해서 매출 구성을 좀 봐야 해서 매출을 먼저 본다.

무신사, 에이블리는 매출 규모는 전년비 증가를 했고, 브랜디는 전년보다 살짝 감소를 했다. 

브랜디, 에이블리는 상품 매출 비중이 62%대로 매입해서 매출을 일으키는 규모가 크다. 무신사도 상품/제품 매출 비중을 합치면 56%가량으로 직접 매출하는 비중이 크다. 그래도 수수료 매출이 42.6%로 플랫폼 파워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브랜디, 에이블리의 경우도 서비스매출, 중개매출로 표시된 것을 무신사의 수수료 매출과 유사한 성격으로 본다면 적은 규모는 아니다. 특히 앞서 살펴봤던 명품 3사 플랫폼보다는 플랫폼 파워를 잘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매출원가를 보자. 

무신사의 경우 상품, 제품 별로 원가 정보가 없어서 개별 원가율을 볼 수 없었다. 브랜디에이블리는 상품의 매출원가율만 보면 각각 53.1%, 63.1%로 전체적인 원가율보다는 높다. F&F의 경우 매출원가율이 30%대인 것과 비교하면 구매력이 덜 하거나, 매출 할인을 많이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다른 자산 항목들 중에 에이블린, 브랜디의 경우 미수금이 크게 잡혀 있는데, 세부적인 내역은 자세히 알 수 없었다.  3개사 내부에서 진행하는 사업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고 있다면 분석이 의미 있겠지만, 3개사의 개별적인 사업모델을 잘 알고 있지는 않아서 세밀하게 분석해보지는 않았다.


이제 비용 항목 중에 각 회사의 생존 전략이 있는지 살펴보고 마무리 지어야겠다.

무신사는 매출은 전년비 53.6% 증가한 반면, 인건비 120%, 판촉비 74%가 증가하면서 주요 비용이 96% 증가했다. 그로 인해 전년비 영업이익률이 크게 떨어졌다. 아마도 어려워진 시장에서 Market Share를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도 3개사 중에 유일하게 영업이익 흑자니까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싶었다.

브랜디는 매출 7% 감소한 것과 맞물려 비용도 상당히 절감한 것으로 비친다. 인건비는 전년비 47% 늘었지만, 판촉 관련 비용을 27% 줄인 결과로 영업 손실률을 10%가량 줄였다.

에이블리는 적자인 상황에서도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 공격적인 판촉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판촉비의 매출 대비 비중이 전년도 107%에서 75%로 낮아져서, 판촉을 좀 더 효율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을 듯하다. 인건비와 판촉비로 매출의 90%로 쓰고 있는 상황이라 엄청 쓰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전년도의 120% 대비로는 30%나 줄어들었다.



3개사의 세부적인 사업모델을 알면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겠지만, 일반인의 차원에서 공시된 자료를 보고 스타트업의 고군분투를 살펴보려고 했던 것이라서 이 정도만 살펴봤다. 재무제표 상에 조금 특이한 지점들이 있는데, 그런 부분들은 내부 실상을 알아야 이해가 될 것 같다. 그래도 공시된 자료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회사에 대해 이해를 더 많이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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