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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리 Jul 11. 2021

6. 양말에 자수

밤색 양말 한 짝

현수는 두 달 전 프랑스에서 교환학생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돌아올 때가 되어서 돌아온 것은 아니었다. 현수는 그곳에서 한 학기도 채 버틸 수가 없어서 그만둔 것이었다. 주영이 잃어버린 양말은 그런 현수에게 받은 선물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다음 날 주영은 현수와 만났다. 현수는 주영을 생각하며 만들었다며 양말을 건네주었다.


“프랑스에서 직접 놓은 프랑스 자수야. 교양 수업 시간에 배웠어.”


현수는 덕분에 이 정도라도 버틸 수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주영은 그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양말에 적힌 문장을 번역기에 입력했다. 양말에 자수를 놓았습니다. 양쪽 양말 모두 같은 문장이었다. 주영은 그런 문장을 새기며 자신을 생각했다는 현수의 마음을 생각했다. 현수가 프랑스에 있었다는 것을. 그곳에서 자수를 배웠다는 것과 주영을 생각했다는 것. 그렇게 만들어진 양말이라는 사실에 집중했다.


“한글로 된 글을 읽으면 바로 느껴지는 감정 같은 거 있잖아. 익숙하니까 이해하기도 전에 먼저 느껴지는. 그런 걸 알고 싶었어. 다른 언어로도 느껴보고 싶었어.”


교환학생을 가고 싶어하는 이유를 물어봤을 때 현수가 했던 말이었다. 주영은 현수가 프랑스에서 무엇을 느꼈고 왜 힘들었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기다리는 편을 택했었다. 현수가 이야기하고 싶을 때 말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양말 한 짝을 잃어버리고 현수가 ‘알 수 없음’님이 되어버리고 나니 주영은 혼란스러웠다. 물어봤어야 하는 걸까. 얼굴을 보고 함께 있을 때 망설이지 말았어야 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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