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지난 주에 읽은 어린이책 몇 권.

기본에 충실한 책.

by 우율의 독서

지난 주에도 동네 도서관에서 어린이책을 읽었다. 무너진 독서 습관을 바로 잡기 위한 방안이자 무더운 여름을 피하기 위한 대책이었다. 글이 적고 그림이 많이 들어간 책을 여러 권 읽으면 책을 많이 읽었다는 위안을 할 수 있게 되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나오는 열람실에 앉아 있으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된다. 이래저래 공공도서관은 인간 사회에 큰 도움이 되는 건축물이자 제도이다.


<거저먹기 외국어>는 언어 학습에 대한 책이었다. 마리 오드 뮈라이 Marie-Aude Murail 라는 작가가 쓰고 미셸 게 Michel Gay 라는 작가가 그린 책이며, 두 작가 모두 프랑스 출신이다. 원제는 Le Hollandais sans peine 로써, 번역기로 돌려보니 '두려움 없이 네덜란드어' 정도로 옮겨져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프랑스인 미취학 아동이 어떤 방법으로 네덜란드어를 배우는지 그리고 있는데 그 방법은 다름 아닌 '노출'과 '놀이'였다.


<안녕, 나의 별 Oda a una estralla>, <행복한 청소부 곰 Discurso del oso>는 살림출판사에서 펴낸 '초등학생을 위한 세계 거장들의 그림책' 시리즈로 나온 책이다. <별>은 파블로 네루다 Pablo Neruda 가 쓰고 엘레나 오드리오솔라 Elena Odriozola 가 그린 책이며, <곰>은 훌리오 코르타사르 Julio Cortazar 가 쓰고 에밀리오 우르베루아가 Emilio Urberuaga 가 그린 책이다. 모두 남진희 번역가의 수고로 탄생한 작품이다.


<책이라는 배를 타고 Travesías de un barco llamado libro>와 <꿈을 펼쳐요 출판 편집인>은 '책의 역사'에 대해 살펴보던 중 발견한 그림책이다. <배를 타고>는 세르지오 로페스 수아레스 Sergio López Suárez 쓰고 그린 책이며, <출판 편집인>은 해바라기창작동화연구회가 쓰고 개똥이네그림연구소가 그린 책이다. 이 2권의 작품 덕분에 책이라는 작품이 독자의 손으로까지 오게 되는 과정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도서관에서 빌린 어린이책 4권이 집에 더 있다. 책의 역사를 다룬 <그 집에 책이 산다>와 <어린이를 위한 책의 역사>는 모두 한국인 작가들이 쓴 책이며, 통사를 다룬 <지도와 그림으로 보는 참 쉬운 세계사>와 <한 권으로 보는 어린이 인류 문명사>는 모두 프랑스인 작가들이 쓰고 그린 책이다. 공공도서관 사서들이 엄밀히 선정하여 꽂아둔 어린이책에는 과연 어떠한 매력이 숨어 있을까? 모두 '기본'에 충실한 책들이 아닌가 한다.


**

가사이 루미코 등, <책이라는 선물>. 2022.01.08.

김소영, <어린이책 읽는 법>. 2022.06.20.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앵무새의 부활>. 2023.04.14.




keyword
작가의 이전글딸에게 다시 읽어주는 《사기 열전》 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