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성과주의, 평가의 본질을 묻다.
[BGM] Mighty Oaks, The Great Unknown
낯선 것의 주입은 우리 자신에게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아니한다.
밖에서 주입된 것은 우리의 피상적인 자아와
단절된 상태에서 공존할 뿐이다. 여기서
우리의 자아는 이질적인 것들의 모듬으로 존재한다.
우리의 말과 마음, 우리의 말과 행동이
서로 따로 따로 존재하여 수미일관하지
않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김우창, '읽는 행위의 안팎 中-
많은 기업의 경영진과 전문가들은 알고 있습니다. 테일러식의 합리주의 경영은 지난 20세기의 영광을 뒤로 그 수명을 거의 다했다는 것을.
성과관리 영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은 그간 목표를 수립하고, 직원이 해야할 행동을 정의하고, 이를 사전 규정된 프로토콜에 따라 직원의 성과를 예측하고 신중히 평가하고자 했습니다. 평가결과는 보상과 승진 등에 반영함으로써 직원들의 동기를 이끌어내고자 했습니다. 이것은 테일러가 주창한 합리적 경영 전통, 그리고 어쩌면 이제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우리의 비즈니스 상식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하지만 테일러의 합리주의 경영 전통에서 추구하는 ‘합리적인 것’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현재의 성과관리 체계는 업무 현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하고 가변적인 맥락적 요인을 제대로 읽지 못합니다. 근본적인 이유는 이 기법이 직원의 동기부여 저변을 이루는 심리적 요소를 소홀히 하기 때문입니다.
더 어려운 문제는 (서두에 이미 언급 했듯이) 기업 경영진과 HR 전문가들은 이미 이 같은 이슈를 인식하고 있음에도, 대다수가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꽤 오래전 부터 전문가들은 성과관리의 오류를 외쳤습니다. 또 기업 역시 끊임없이 제도를 개선하고 나름의 대안을 찾아왔습니다.
DATA I | 합리주의 성과관리의 실패: 인식과 의견
다만, 노력의 대부분은 여전히 과거의 경직된 틀에 갇혀 있습니다. 매우 협소하거나 부분적이거나 그래서 변죽만 울리고 맙니다. 아주 심하게는 '왜 성과관리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본질을 잃어버린 채 더욱 복잡하고 기형적인 성과관리 시스템을 생산하기도 합니다.
우리 한국 사회에서 이같은 문제는 좀 더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국내 많은 기업과 구성원의 무의식에는 ‘성과관리 시스템’ 자체가 여전히 ‘외부로부터 주입된 낯선 것’-김우창 선생님의 표현을 인용하자면-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멀게는 동양 유교문화 전통, 가깝게는 일본식 연공 서열 중심 경영에 물든 수직적 관료주의, 재벌 기업 중심 오너 경영에 비롯한 군대식 상명하복 조직 문화가 여전히 팽배합니다. 때문에 꽤 오랫동안 ‘Meritocracy’ -성과에 따른 보상/인사 철학-를 받아드리려 노력해왔음에도, 제대로 안정화되지 못했습니다.
한편,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살아남고 더 나아가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몇몇 기업(그 중에서도 실리콘 밸리의 IT 기업)들의 독창적인 성과관리 방법론이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성과에 따른 인사관리'라는 기본적인 성과주의(Meritocracy) 철학에는 동의하면서도 '경쟁', '보상중심주의' 등에 따른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는 새로운 성과관리 노력과 철학을 ‘포스트 성과주의 Post Meritocracy’ 라고 통칭해 부르겠습니다.)
'평가, 하지마라.', '상시 성과관리하라.', '서열화 하지마라.' 아마도 한번 쯤은 들어보셨겠지요? 포스트 성과주의 패러다임은 어느덧 우리에게도 다양한 형태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복잡한 사회 문화적 배경 속에서 ‘성과주의’(Merotocracy)마저 제대로 이식되지 못하고 표류해온 한국사회의 경영 풍토를 감안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리스크(Risk)도 있습니다.
포스트 성과주의를 잘못 이해했다가는 자칫 성과주의를 뒤엎고 연공중심/종신고용의 조직경영으로의 회귀를 주장하는 정치적 논거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실제 국내 모 자동차회사의 경우 성과주의 연봉제 도입의 폐해로 노사 갈등이 심해지고 실질적 성과 개선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시 호봉의 연공중심제도로 회귀 했습니다.) 또한 '현 성과주주의 체계도 버거운데 포스트 성과주의 패러다임이 무슨 소용이냐'라는 식으로 여겨져, '우리와 맞지 않거나 도입하기에 아주 먼 제도’로 치부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역으로 중요한 가능성도 갖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국내사회에 제대로 받아들여 지지 않고 있는 성과 주의에 -그리고 그 핵심 이유가 ‘인간의 심리적/맥락적 요인’(문학적으로 ‘체온’)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할 때- 따뜻한 온도를 전함으로써, 비로소 미처 채 받아들여 지지 못한 성과주의에 얼굴을 찾아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간 성과주의가 오래 시간 동안 대립해온 노-사, 신-구세대 간의 갈등의 주요 축이었다면, 정제된 포스트 성과주의는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는, 조직의 긍정적 ‘변화’와 ’통합’을 주문하는 강력한 명분이자 지향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를 전제할 때, 포스트 성과주의를 두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본질’과 ‘맥락’에 대한 이해입니다. 김우창 선생의 인문학적 성찰처럼 ‘낯선 것’의 단순한 주입은 결코 (조직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다 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포스코를 필두로 많은 기업들은 수년전 ‘최신 성과주의’ 트렌드를 반영하겠다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포스트 성과주의의 핵심 중 하나인 ‘상시 성과관리’를 도입한 적이 있습니다. 이들은 현재의 평가 체계와 방식을 유지한 채로 평가주기를 1년에서 분기, 심하게는 월단위로 앞당겼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평가자는 과도한 평가 부담에 허덕였고, 피평가자 역시 제대로 공감할 수 없는 주입된 ‘성과’ 프레임에 갖혀 정작 뚜렷한 성과도 없이 수시로 시달리기만 했습니다.
결국 얼마못가 이전 방식(그것 역시 뭔가 불완전한)으로 회귀했습니다. 피상적인 도입이 상시 성과관리에 대한 회의만 가져다 준 것입니다. 어쩌면 그들은 포스트 성과주의에 대한 섣부른 결론을 내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상시 성과관리는’ 우리 기업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그런데 과연 정말 그런 것일까요?
기업들은 포스트 성과주의에서 강조하는 상시 성과관리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조직 구성원 간의 Communication / Feed-back 방식, 실질적인 ‘성과’에 대한 면밀한 재분류와 재정의, 성과 측적/평가 방식에 대한 혁신적 효율화 등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고민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여전히 ‘논리’와 ‘형식’에 천착한 ‘합리주의’ 접근을 고수한 채 포스트 성과주의의 근간인 ‘인간’의 ‘비합리적 행동’과 ‘심리’적 요인을 지속 간과하고 말았습니다.
성과주의와 서구식 경영방식을 어떤식으로든 도입한 기업과 실무자들, 그리고 HR Consultant들이 자주 범하는 심각한 사고의 오류가 있습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체계 System’ 라는 개념을 사회과학적 시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사회과학에서는 System이란 개념을 ‘시계’에 비유합니다. 각 부품은 단순한 고철 덩어리일 뿐이지만 그것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조립되어 ‘시계’라는 전혀 다른 성격과 기능을 가진 유기체가 되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시계를 분해하고서, 그것을 단순히 늘어놓거나 되는대로 합친다고 해서 시계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방식은 그렇습니다. 평가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기업을 분해해 가치를 뽑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수많은 평가항목을 분절적으로 추출해 냅니다. 그리고 세부 항목별로 점수를 매깁니다. 이것을 다시 합산하고 계산합니다. 예컨대 내가 한 행위는 책임감과 열정과 성실함과 자기주도성과 모호한 효과성, 조직 기여도 등에 분산 되어 각각의 점수를 받고 그 점수를 산술적으로 계산한 것이 나의 평가 결과가 됩니다. 그 결과과 과연 그 기업/ 구성원의 ‘성과’ 혹은 ‘역량을 대표할 수 있는 것일까요? 이것이 과연 적절한 평가 ‘System’이라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우리는 ‘분해’하고 ‘분석’하고 ‘정의’하는 데 익숙합니다. 하지만 이를 다시 조직의 맥락과 심리적 환경, 메커니즘을 반영해 ‘유기적’으로 ‘구성’해 조직의 실질적인 ‘현재’와 ‘미래’를 실체화하는 것에는 미숙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시계는 물리적인 것이라 분해의 역순으로 조립 가능한 저차원 ‘System’이지만, 조직은 인간의 측정불가능하고 불확실한 행동과 심리가 결부된 고차원 ‘System’이기 때문입니다. Post Meritocracy는 바로 이 지점을 매우 진지하게 성찰하고, 이에 대한 현실적인(그러나 아직은 초보적인) 대안을 찾음으로써 비로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포스트 성과주의는 지금까지의 접근방식이 ‘적절한 시계 분해 방법’은 될 수 있어도 ‘적절한 시계 조립 방법’이 될 수 없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조직이라는 시계 조립의 핵심이 되는 맥락적 요인, 즉 구성원의 내재적 동기 부여/Engagement와 연계된 복합적인 행동/심리적 요인의 반영을 시도하는 것에서 비로소 시작됩니다.
DATA II | 포스트 성과주의와 행동경제학적 Insight
포스트 성과주의는 행동경제학과 인지심리학의 발전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성과관리를 포괄한 HR의 큰틀에서 보면 '관리 중심 HR'이 아닌 '실증 기반의 HR'에 속한 철학입니다. 이를 주도하는 전문가, 경영자 그룹은 HR이 'Behavioral Insights Movement'의 핵심 2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원칙 1] HR실무, 정책, 프로그램은 우리가 인간 심리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는 바를 반영해 설계되어야 한다. :
"이 간단한 아이디어는 노벨상 수상자인 다니엘 카너먼(Daniel Kahneman)과 그의 동료들, 후대 연구진들이 지난 40여년간 인간 심리와 행동에 대해 이룬 혁신적 이해 덕분에 비로소 하나의 Paradigm으로서의 힘을 갖게 되었다.“
[원칙 2] HR 실무는 모든 비즈니스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시험 및 검증돼야 한다.
“인지심리학과 행동경제학의 주요 연구는 특정 방안의 현실적 효과성 역시 상황과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 따라서 가능할 때마다 HR 실무자들은 무선통제시험(혹은 A/B 테스트) 방식-무작위로 선택된 집단에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그 결과를 통제군과 비교하는 방법- 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
James Guszcza, Josh Bersin, Jeff Schwartz,
[HR for Humans: How behavior economics can reinvent HR-Deloitte review]
포스트 성과주의를 공식적으로 규정한 문서, 기관은 아직 없지만, 이를 추구하는 기업과 연구가 밝히고 있는 공통적인 특징을 기반으로 나름의 정의를 내린다면
[‘성과주의 Meritocracy’의 기본 전제에 기반하지만, 현존하는 합리주의(테일러식) 성과관리 체계의 고질적인 ‘불완전성’에 대한 ‘인정’과 이에 대한 현실적 ‘보완’으로서의 ‘성과관리’ 철학]
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위와같은 철학에 기술적 Idea와 가설을 결합해 구체화한 방법론을 최근에는 '애자일 성과관리 Agile Performance Management’로도 명명하고 있습니다.('애자일 성과관리 방법론'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는 매거진 실론의 '애자일 성과관리 방법론의 이해'를 참조 부탁드립니다.)
포스트 성과주의 방법론의 세부적인 특징은 물론 매우 다양하겠지만 이중 핵심 아이디어이자 필수 전제라 할 수 있는 요소는 1) ‘Feedback’ 2) ‘Feedback의 Data화’ 3)‘Feedback의 기준이 되는 성과에 대한 재정립’ (성과 재정의는 상호 feedback이 원활한 인프라 가운데에서 가능한 것으로 feedback 뒤에 설명토록 하겠습니다) 입니다.
[포스트 성과주의 방법론의 필수전제]
1) 'Feed-Back'
2) 'Feed-Back'의 'Data'화
3) '성과'의 '재정의'
조직 성과와 연계된, 구성원 개개인 혹은 집단의 맥락과 심리적인 요인을 면밀히 파악하고 반영하는 것은 테일러식의 기술적이고 엄격한 계산(Rigid Calculation)으로 당장에 결과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때문에 현실적인 최선은 행동/심리적 요인의 당사자인 조직 리더와 구성원간의 적극적 Communication, 그리고 이를 통한 충분한 ‘토론’, ‘협의’, ‘이해’, ‘공감’, ‘결과 예측 가능성’을 ‘충분히’(완벽히가 아닙니다) 확보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합니다.
기존 성과관리 체계가 인간의 행동 수준과 결과를 명확히 예측해 정의하고, 이를 계량적으로 측정하고 분석해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포스트 성과주의 방법론는 이에 대한 불완전성을 인정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성과관리 자체가 아무리 정교해지더라도, 또 현대 과학 기술 / 사회 과학 스킬을 총 동원하더라도 다분히 정성적이고 불확실성과 임의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상호 간의 풍부한 소통을 통해 ‘합의’하고 ‘인정’하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성과관리의 불완전성, 불확실성을 상호 보완하자는 것입니다.
“기업 성과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올바른 커뮤니케이션, 둘째도 올바른 커뮤니케이션, 셋째도 올바른 커뮤니케이션(Right Communication)이다.”
- Patty McCord, 전 Netflix ChiefTalent Officer -
고성과 집단에 대한 최신 연구는, 이들이 단지 보상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강점을 활용 할 수 있고, 자신이 현재 해야 할 일과 역할에 대해 명확히 인지하고, 이를 상호 존중할 수 있는 상사 및 동료와 일을 함’으로써 얻는 내적동기가 저성과 집단에 비해 가장 설득력 있는 차이를 보임을 실증적으로 밝힌바 있습니다. (Marcus Buckingham, Ashley Goodall, ‘Reinventing Performance Management’, Harvard Business Review, 2015)
그리고 ‘Right Feedback’은 이러한 내적동기를 견인하는 효과적인 조건으로 기능합니다.(*피드백이 중요하되, 질적으로 적절해야만 합니다. 잘못된 피드백은 오히려 구성원의 동기를 상실시키는데,
이는 불온의 번역글 '평가, 죽어야 산다'의 '피드백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봐야 할 것_The Problem with Feedback' 부분을 참조 부탁드립니다. 추후 '피드백' 단독 주제로 찾아뵐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Mckinsey는 최신 연구 인용을 통해 목표와 Align되고 보다 빈번하고 의미있는 feedback이 이러한 구성원의 내적 동기부여와 업무몰입을 강화시켜 궁극적으로 실질적 성과 향상을 촉진한다고 말합니다. (Boris Ewenstein, Bryan Hancock, and Asmus Komm, “ahead of curve: the future of performance management”, Mckinsey Quarterly 2016)
DATA III | 내적 동기부여의 Key Driver와 Feedback의 중요성
[금전적 보상의 한계]
“특정 디자인에 대해 ‘추가 보수(Paid Extra)'를 받는 디자이너 들은 혁신적인 작업 결과가 줄어들었고, 궁극적으로 실험을 위한 창의성과 의지도 감소했다"
(Teresa M. Amabile, Elise Phillips, and Mary Ann Collins, “Person and environment in talent development: the case of creativity,”, OhioPsychology Press 1993)
“런던 정경 대학은 금전적 인센티브가 직원들의 자연스러운 동기와 일에서 오는 즐거움을 감소시킨다는 ‘강력한 증거’를 발견했다. 금전적 인센티브는 내적 동기를 약화시키고 공정성 같은 직장 내 사회적
규범을 준용하려는 윤리적 혹은 기타 근거를 저하시킬 수 있음이, 그 결과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London school of Economicsand Political Science, “When performance-related payback-fires,” June 2009)
[내적 동기부여의 Key Driver]
“나는 내가 몰입할 수 있는 일을 할 기회와 환경을 가지고 있다” -> 고성과 팀과 저성과 팀의 차이를 통계적으로 가장 잘 설명하는 문항으로 이 문항에 긍정적인 응답을 한 구성원 집단은 다른 구성원에 비해 고객만족도를 달성할 확률 44%, 이직률은 50% 낮았고 생산성은 38% 더 높다고 조사됨
(Gallup, 1990년대 말, 총 192개 5만개 팀의 140만명이 넘는 조사대상 기반 연구 수행)
“내적 동기가 기술의 숙달(전문성) 및 자율성을 달성하려는 열망, 그리고 자신의 일을 목적의식과 결합하려는 필요로 특징지어진 다는 점에서 심리학계의 의견일치가 이뤄지고 있다. ”
(James Guszcza, Josh Bersin, JeffSchwartz, [HR for Humans: How behavior economics can reinvent HR-Deloitte review)
[Feedback의 실증적 중요성]
“조사 대상의 30% 이상이 Meaningful Work을 수행하고, 또 이를 인지하는 것이 높은 금전적 보상을
포함한 어떤 Reward보다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중요한 시사점은 만약 회사가 이 구성원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않고, 듣지 않는다면 이들은 현 성과관리 체계 내에선 생산성을 지속적으로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U.S.Chamber of Commerce Foundation, “The Millennial Generation Research Review,”2012)
“목표에 대해 매주 동료들과 Communication 한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78%더 목표달성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Dominical University)
“조사 대상의 79%가 자신의 상사로부터 좀 더 Coaching과 Feedback을 받는 것이 내적 동기부여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
(Forbes.“What Millennials Want In The Workplace (And Why You Should Start Giving It ToThem),” January 13, 2014.)
위와같은 배경지식을 논하다 보면, 왜 국내 수많은 기업들이 시도한 ‘상시 성과관리’가 실패했는지를 추론해 볼 수가 있습니다. 상시 성과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적확한’ Feedback을 언제든지 서로 주고 받고, 이를 통해 상호간의 구성원을 독려하는 환경과 조직의 맥락을 어떻게든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성과관리의 불확실성 / 불완전성을 보완하고 결과의 공정성을 보완, 수용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단지 형식적으로 평가주기를 단축하고, Empowerment도 없고 자유롭게 의견 개진 할수도 없는 수직적이고 일방적인 Feedback을 의무화하는 것이 아닙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조직 건강도(Data IV)를 고려할 때, FeedBack, 좀 더 포괄적인 개념인 소통(Communication)의 문제는 특정 제도개선 혹은 교육/캠페인 등과 같은 단편적 접근보다 조직전체의 문화/변화관리라는 총체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말해 포스트 성과주의-애자일 성과관리를 도입하려 하면서 자유롭고, 수평적인, 또 상호 적극적인 Communication 문화/환경/인프라 구축을 배제한 채 기존 조직의 경직성을 방치한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사견이지만. 그래서 한국기업에 이를 ‘제대로’ 적용하려치면, 첫 시작부터 매우 큰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다시말해 국내 기업이 진정성을 가지고 새로운 성과주의를 구축하려 한다면, 조직 전체가 뼈를 깎는 심정으로 조직 내 Communication 문화를 바꾸어야 합니다. '당신의 조직이 문화를 결코 바꿀 수 없는 이유' 참조)
Right Feedback/Communication 문화는, 포스트 성과주의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필수 전제입니다.
DATA IV | 한국 기업의 조직 건강도 by Mckinsey's Research 2016
*Mckinsey, 국내 100개 기업, 총 40,951명 대상 조사, 1) 한국기업문화 진단 및 2) 조직 건강도(OHI, Organizational Health Index) 리서치 진행
[핵심 내용]
•잦은 야근, 형식적이고 비효율적인 회의 및 업무보고 문화로 대변되는 한국 특유의 후진적 업무 관행에 대해 과반수 이상이 문제로 지적
•이슈의 근원은 1)일방적/권위적 리더십 스타일 2)비효율적 업무 프로세스 3)객관적 평가 및 공정한
성과보상 기반 미흡으로 귀결
- 야근,회의, 보고에 대한 문제의 원인으로 1)‘야근을 성실함으로 간주하여 높이 평가하는 상사’ 2) 주먹구구식 업무 프로세스 3) 객관적 평가 및 공정한 성과보상기반 미흡으로 귀결되는 것으로 분석됨
- 또한 이러한 비효율적인 양태가 사회적 “Norm”으로 받아들여져 굳어버린 Mindset이 구성원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음
•비효율적 회의와 보고 문제의 핵심은 잘못된 Feedback / Communication’
- ’일단 다 불러’서,‘리더만 일방적’으로 발언’하다가 ‘결론 없이 끝나는’ 회의
- 불명확한 업무 지시 및 단선적 의사소통 구조,형식주의의 경직된 문화로 인한 비효율적 보고 양산
•조직건강도 분석결과 글로벌 대비 최하위 수준
- 중견기업의 조직건강 수준이 최하 수준(하위25%)이며, 대기업 중에서도 최저 수준 기업 다수 존재
•조직건강도 낮은이유: 리더십, 역량, 조율과 통제 영역의 열위 -> 경직된 조직문화, 리더십의
강력한 변화 필요성 제기
- 임원급 이상 리더십,일반 구성원 인식과 Gap 크고 권위적 리더십만 강하고 자기인식 부족
- 역량의 경우Practice는 최고 수준이나 그 효과성 최하수준: 투입대비 효과 거의 없는 상황
- 개인성과관리, 조직성과관리, 리스크 관리영역 취약
‘Right’ Feedback이 활성화 되는 문화가 조성되어 구성원의 실질적인 Performance를 독려할 수 있게 되었다고 가정했을 때에도 남는 현실적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게 촉진된 성과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그리고 반대급부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우리가 Meritocracy의 기본원칙-구성원의 노력/성과를 인정(Recognition) 하는 것-을 저버리지 않는다면. 상시 Feedback을 통한 성과관리를 통해 개별 구성원은 결국 어떤식으로든 그 노력과 성과의 정도 혹은 그가 가진 역량/특성이 파악되어 인사관리에 활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즉, 성과관리 시스템 한축에 ‘Feedback’ 과정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Feedback 본연의 성질은 실체가 없습니다. 결국 얼마나 효과적으로 Feedback을 판단 가능한 ‘가시적 실체’, ‘Data’로 환원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자연 스레 뒤따르게 됩니다.
과거 상시성과관리를 시도했던 상당수 기업들은 이 지점에서 또 한 번 실패했습니다. 여전히 포스트 성과주의가 넘어야할 장애물이기도 합니다.(별도로 설명드리겠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매우 논쟁적인 이슈, 그래서 많은 토론과 논의가 필요한 지점이 있습니다.)
Feedback을 Data화 하기 위해서 가장 생각 하기 쉬운 방법은 ‘기록’입니다. 중요한 Feedback 순간 혹은 기억을 그때그때 ‘기록’해서 이를 평가의 근거로 삼자는 아이디어 입니다. 이는 상식적으로 가장 손쉽게 떠올릴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고, 당장 실행에 옮길 수도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보면, 그리고 여기에도 인간의 속성을 고려해보면 이같은 사고가 가져올 결과 역시 손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Feedback순간을 어디에 어떻게 기록하지? 그리고 그것이 상시라면? 얼마나 빈번하게 어딘가에 기록하고, 그것을 다시 어떻게 종합하지? 종합한 것을 판단할 땐 결국 다시금 새로운 결론을 창조해야 하는 것 아닌가? 미처 기록하지 못한 부분은 그럼 나중에 지어내야 하나?’
실제로 ‘근거기반의 성과 관리’를 주창하면서 평가시 구성원의 구체적인 행동, 시간, 상황을 기록하게 하는 체계를 많은 기업이 시도 했지만, 실제 그 운영은 ‘글짓기’ 혹은 ‘운영부담의 가중’에 그치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실질적 성과창출의 효과나 평가의 공정성에 대한 구성원 인식/만족도에 있어서도 획기적인 개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글의 서두에서 언급했던, 국내 대기업의 평가주기 실험 실패의 핵심 이유이기도 합니다. 구성원의 ‘기록’ 부담이 오히려 성과 저해의 요인이 되고 만 것입니다. 과거의 실패에 비추어 보면. Feedback Data화의 핵심은 (Data 축적을 위한) ‘접근성’과 (Data 분석/활용에 있어서의) ‘효율성’이라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최근 IT기술의 혁신적 발전과 혁신을 주도하는 몇몇 Global 기업의 과감한 시도에 의해 그 실마리가 조금씩 풀리는 듯한 인상입니다. 이들은 Feedback의 Data화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Mobile Appication과 Cloudsourcing 등의 기술을 기반으로 Feedback을 기록하고 Data화 하는 과정을 자연스러운(natural) 일상으로 끌어들이고자 합니다.
이들은 먼저 Web/Mobile Application을 활용해 Feedback 접근성을 단축하고자 합니다. 예컨대 GE가 새로 도입한 성과관리 시스템은 (비유하자면) Slack, Trello와 같은 기업 생산성(업무) 도구에 성과관리 기능을 포함한 버전으로 모바일에서도 손쉽게 다룰 수 있습니다.
구성원별로 주요 업무에 대한 카테고리를 설정하고, 해당 업무에 대한 Communication을 카카오톡의 그룹 대화창처럼 해당 카테고리 내에서 상호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사진, 녹음 등의 기본적인 SNS 기술이 모두 가능하다고 합니다.)
Better Works나 Small-Improvement같은 기업은 OKR, Check-In, On-going Feedback 등 애자일 성과관리가 주창하는 바를 구성원이 UX (User Experience) 친화적으로 쉽게 모바일, 웹 등을 통해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전용 Software를 개발해 활발히 서비스 하고 있습니다.
Zugata라는 또다른 Software 기업은 Feedback의 직접 작성이 불편한 구성원을 위해 카드게임과 같은 형태의 Feedback Service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업무 프로젝트 속성에 필요한 이상적 행동 / 역량이 예시로 제시되면 이를 ‘좋아요’, 혹은 ‘좀 더 보완이 필요해요’ 두가지 형태의 버튼을 선택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렇게 수시로 쌓이는 Feedback-Data는 Cloud Sourcing을 통해 저장, 종합됩니다. 이와 같은 기술기업들의 ‘이상’은 이렇게 쌓인 Feedback Data를 인공지능(AI) 등의 기술로 자동으로 분석해 기업이 설정한 ‘성과’에 대해 구성원을 평가하고, 조직의 Communication을 Big Data화 하여 HR 부문의 다양한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것입니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 단계, 자연어 분석의 불완전성 등 기술적 문제로 인해 이같은 시도가 당장에 적용되지는 쉽지 않겠지만 이를 통해 도출할 수 있는 ‘1차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장차 APM(Agile PerformanceManagement)는,
1) 구성원은 적실성 있는 Feedback과 이를 최소한의 Data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2) 이 Data에 대한 종합, 분석을 통해 유의미한 평가 기초자료를 만들고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것은 별도의 전담 조직이 담당하게 된다.
크라우드 소싱 기술 기반의, 장차 인공지능 기술까지 곁들여질 새로운 성과관리 시스템은 분명. 문제시 되어오던 구성원의 업무 부담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뿐더러 ‘근거기반’(Evidence Based) 평가로 ‘공정성’ 이라는, 성과관리의 고질적인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한층 다가설 수 있는 도구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적어도 서구권의 비즈니스 씽크탱크 기관과, 혁신 기술 기업들은 이 기술적 혁신과 아이디어에 높은 가치를 부여합니다.
저 역시 일면 동의합니다. 사실, 저의 동의 여부를 떠나서 이 흐름은 적어도 ‘Global’관점에서는 피할 수 없는 물결이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하지만. 잠시 덧붙여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기술한 ‘크라우드 소싱’ 기반의 상시적 ‘Feedback Data 축적 시스템'에 대한 ‘고무적’ 흐름, 청사진은. 어디까지나 ‘기술적’ 관점에 따른 것입니다.
‘포스트 성과주의’가 가진, ‘사람’의 내적동기를 중시하고 평가의 본질에 집중한다는 관점으로 사고의 프레임을 재조정하고 이를 다시 곱씹어보면. 여기에는 가장 중요한 ‘전제’에 대한 논의가 빠져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Right’에 대한 논의입니다. 이것은 인간의 속성을 ‘제대로(Right)’ 고려했는지, 시스템의 ‘올바름(Right)’에 대한 논의인 동시에 나아가 인간의 기본 ‘권리(Right)’에 대한 정치/철학적 논의이기도 합니다.
Feedback이 중요하되 바르게 Feedback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씀드린 것처럼 이 새로운 크라우드소싱 기반 Performance/Feedback Data 축적 기술/시스템의 ‘올바른 방향’에 대한 ‘숙고’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포스트 성과주의의 내용을 담은 기민한 Software라 할지라도 ‘이성(理性)’으로서 평가의 ‘이상(理想)’에 도달하기 전에 또하나의 실패한 ‘우상(偶像)’으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반드시 ‘숙고’해야할, Feedback의 Data화와 관련한 기술적 ‘성취’ 이면의 ‘불편함’에 대해 잠시 말씀 드리자 합니다.
“거대한 포스터의 얼굴이 윈스턴을 빤히 바라보았다. 상당히 정교하게 제작된 포스터로 사람이 움직이면 그 시선이 함께 따라 움직이는 것이 었다. ‘빅브라더’Big Brother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얼굴 아래로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권력은 수단이 아니야. 목적 그 자체이지. 혁명을 보호하기 위해 독재를 하는게 아니라 독재를 하기 위해 혁명을 하는 법이야… 권력의 목적은 권력이야. 이제 내 말을 알아 듣겠니?”
조지오웰, 1984 중
[1984빅브라더, 디지털 판옵티콘으로의 변질 가능성]
이미 어쩌면 우리는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빅브라더 사회’ 속에 있는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실 그것이 가시적이고 직접적으로 우리의 이해 관계에 개입하지는 않기에 아직까지는 체감하거나 큰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익숙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성과관리 도구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업무공간안에서 우리의 일상이 자연스럽게 Data화 된다는 것까지는 위와 비슷하지만. 그것이 ‘평가’라는 프레임에 들어 있는 이상,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구성원의 개개인의 이해관계와 직접적으로 맞닿을 수 있는 여지가 충분 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회사에서 내가 컴퓨터를 통해 구성원과 일하며 나누는 모든 대화가 빠짐없이 기록되고, 출퇴근 뿐 아니라 내가 언제 자리를 비우고 앉았는지 모든 시간기록이 Data화되고, 내가 일하며 받은 칭찬과 격려가 뱃지 개수 로 수치화되어 계산된다면? 그 점수에 따라 내 월급과 연봉, 인센티브, 승진과 퇴출 여부가엄격히 관리된다면? 우리 조직의 리더와 업무 진행을 하다 그의 (기록에 남지 않는) 구두상의 빈번한 ‘인신공격성’ 발언(본인은 피드백이라고 하는)에 다툼이 좀 있었는데, 그가 그 이후로 유독 내 모든 업무 기록 일거수일투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면?’
혹시 숨막힐 것 같지 않으신지요?
그러면서도 한켠 ‘설마, 그렇게 까지야 되겠어?’라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스개 소리로 한말씀 드리자면, ‘설마가 사람잡습니다.’ ‘평가, 죽어야 산다.’에서 언급했듯, 시스템을 위에서 총괄하는 최상위 ‘리더’는 ‘권력’ 을 가지고 구성원을 ‘감독’ 함으로써 얻는 우월한 지위(Status), 확실성(Certainty), 자율/통제성(Autonomy) 때문에, ‘평가’의 속성을 ‘통제’적 방향 으로 끌고 가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뇌과학적 시사점인 동시에 1984의 빅브라더가 그랬던 것처럼 어쩌면 인간에 내재한 뿌리깊은 어두운 속성이기도 하기에. ‘기술’의 ‘HOW’를 고민하지 않는다면 위와같은 일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업무 부담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자연스럽게 피드백 하고 이를 Data화 할 수 있는 IT 기술’에 대한 관심과 기대 이상으로 업무 일상의 ‘어디까지’를 ‘Data’화 할 것인지, 그 ‘Data’를 어떤 방식으로 분석 하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혹여 발생할 수 있는 인간 본연의 ‘권리’ 침해나 특정 리더의 오용 가능성을 어떻게 견제하고 차단할 것인지, 그 현실적 디테일에 대해 치열히 논쟁해야 합니다.
[내적 동기부여의 훼손 가능성]
‘관습’의 ‘관성’에 대한 문제를 좀 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시스템’의 비유를 통해 인간의 속성을 기계처럼 분해하고 이것을 하나하나 수치화하여 엄격하게 숫자로 계산(Rigid Calculation)하는 것의 비인간성과 이로인한 동기부여 상실을 지적한바 있습니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고안된 내용이 탑재된. 포스트 성과주의를 표방하는 소프트웨어라 할지라도, Cloud-Sourcing기반의 Application은 기본적으로 열린구조이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쓸지에 대해 제대로 고민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기존의 실패한 관습과 유혹에 빠질 수 있습니다.
예컨대 이미 서구권을 중심으로 활성화되어 있는 크라우스소싱 기반의 소프트웨어 대부분에는 Gamification 요소인 Badge가 있습니다. 이것은 본디 구성원 간의 ‘칭찬’과 ‘격려’문화를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구체적 칭찬’, ‘강점’에 대한 인정이 구성원의 내재적 동기부여를 강화 한다는 행동심리학적 연구시사점이 반영된 근거기반의 조치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떤 기업(C기업이라고 하겠습니다.)은. 이 Badge의 갯수를 평가결과에 직접적으로 반영 합니다. 더 나아가 특정 Badge에 금전적 보상을 매칭해 이를 성과촉진의 매개로 활용해야 한다고 밝힙니다. 연말 Badge를 산술적으로 종합하고, 뱃지마다의 가중치를 반영해 점수화합니다. 그것으로 구성원을 보상 합니다. 여기에는 평가의 도구가 온라인상의 ‘Badge’로 바뀐 것 뿐 과거의 ‘관습’이 고스란히 재현되었을 뿐입니다.
이 기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Badge’는 구성원간 내재적 동기부여를 강화할 수 있다고 증명된 진실한 ‘칭찬/인정’을 조직 전반에 활성화 시키기 위해 고안한 메타포입니다. ‘당근과 채찍’으로 상징되는 외재적 동기부여의 한계를 인정하고그 대안으로서 기능하기 위해 고려된 것입니다. 때문에 C기업 사례와 같이 ‘Badge’를 마치 ‘당근과 채찍’처럼 사용하는 것은 그 본질/맥락과 어긋날 뿐더러 기대되는 효과역시 과거의 성과관리 관습의 결과(=실패)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임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놓고 한 동료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저는 전 직장에서 매우 유사한 제도를 시행한적이 있었어요. 우리는 실물의 ‘칭찬뱃지’를 구성원에게 부여하는 제도였어요. 소프트웨어 상의 뱃지 제도를 ‘오프라인’상에서 시행한 것이지요. 조직이 100명 정도로 작아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결과적으론 1년이 채 못가서 처절히 실패하고 철회되었지요. 말씀하신것처럼 처음 시작은 칭찬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그것이 평가와 보상으로 연결된다고 하니, 사람들이 어느순간 뱃지에 집착하더라고요. 뱃지를 잘 주는 사람들을 찾아다니기도 하고, 서로 담합을 하기도 하고, 리더는 이 뱃지로 구성원을 통제하려하고, 온갖 정치가 조그만 ‘뱃지’하나로 벌어지게 되더라고요. 결과적으로 이 제도가 폐지된 결정적 이유는 누가봐도 인정하고 존경할 만한 구성원들이 이탈하거나 뱃지에 대해 심각하게 부정적 피드백을 했기 때문이었어요. 그들은 어느순간 자신이 ‘뱃지’를 위해 일하는 것처럼 보이는게 매우 불편하다고 했어요. 그로인한 내적갈등에 신경쓰는 것이 오히려 성과에 방해가 되고, 과연 이게 회사가 원래 의도한 (건강한) 칭찬문화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피드백이었죠.”
다니엘 핑크는 사람의 ‘동기부여’를 탐구한 저서 ‘드라이브’에서 ‘당근’과 ‘채찍’이 사람들로 하여금 일의 의미나 목적, 열정 보다 ‘잿밥’에 관심을 두게해 내재적 동기를 잠식하는, 의도치 않은 숨겨진 비용을 발생시킨다고 지적합니다.
동료의 전직장에서 ‘뱃지’가 실패한 이유는. 기술적 ‘접근성’이 아니었습니다. ‘뱃지’를 ‘잿밥’으로 전락시킨 ‘(사람의) 의사결정’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또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결국 이 모든 산을 넘어 Feedback Data가 분석, 제공되었다 할지라도 그것은 성과관리 프로세스 상에서 ‘End-Status’가 결코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는 보상, 승진 등 각 인사위원회의 Evidence Based Approach를 위한 ‘중요한’ 기초자료로써 기능할 뿐입니다.
결국 ‘올바르게’ 소통하고, 상호 ‘존중’하면서도 ‘근거’기반의 ‘논의’를 진행해 ‘공정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역량’, 나아가 이를 독려하는 ‘문화’는 예나 지금이나.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에도 ‘기술’이 아닌 ‘우리’, ‘인간’에게 남겨진 의무입니다.
우리의 의지 없이 크라우드 소싱 평가 시스템 자체만으로 적절한 소통과 원활한 피드백, 공정한 평가를 유도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기술은 우리가 더 나은 조직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도구일뿐, 기술이 조직의 성숙과 진화를 ‘리드’할 수는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깊이 인식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기술적 적용, 노력과는 별개로 여전히. 우리 조직 리더와 구성원의 ‘성숙’, ‘문화적’ 진보를 치열히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합니다.
*예언아닌 예언을 하자면. 이렇게 강조하고 경고했음에도 앞으로의 ‘새로운 성과주의’에 대한 논의 및 흐름은 ‘포스트 성과주의’의 속성과 맥락 보다는 ‘기술적 혁신’과 ‘신선한 아이디어(Gamification과 같은)’에 초점을, 조직의 ‘신롸’와 ‘문화’ 보다는 최상의 리더의 (통제 지향적) 니즈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큽니다. 유행과 자극적인 것에 민감한 것 역시. 우리 인간의 씁쓸한 속성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상호 Feedback 문화/환경/기술적 인프라를 조성한다고 가정할 때, 다시금 매우 근원적인 질문을 제기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조직/개인의 ‘성공(성과)’란 무엇인가?" 그리고
"구성원은 그 성공(성과)를 위해 무엇을 목표로 삼아야 하는가?" 또한
"관리자는 무엇을 Feedback해야 하는가?"
즉, 문화/환경/인프라 속에 넣을 핵심 콘텐츠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차례입니다.
이 질문이 Feedback과 이를 위한 인프라 다음에 제기되는 것은 기업의 ‘성과’라는 것 역시 단선적 설정이 아니라 경영진과 구성원, 조직과 개인, 계량적 재무적 Index(결과)와 조직 구성원의 동기부여/몰입을 터치하는 행동/심리 관점의 Index사이의 상호(Interactive) 교류/소통(Communication)이 반드시 필요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껏 다수의 기업들은 ‘성과’를 규명함에 있어 복잡다단하고 개별 구성원이 모두 이해하고 공감하기
어려운 수많은 KPI를 양산해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복잡한 기업 목표, KPI의 출처가 대부분 기업이 내부적으로 확신하는 고유의 Index라기 보다는 ‘다른 기업은 어떻게 하는데?’라는 질문에 비롯한 유사기업들의 벤치마킹 결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경우가 다수라는 것입니다.
흔히 구성원의 행동 요인을 반영한다는 역량 평가 역시 앞서말한 시계 분해의 오류처럼, 수많은 항목을 나누고 열거하고 각각에 해당하는 행동을 정의한다음 구성원의 복합적 행위를 억지로 그 항목에 따라 나누고 끼워맞추는 형국입니다. 평가 실무자는 결론을 정하고 글짓기에 바쁠 뿐입니다.
New Normal 시대, 기업 모두가 너도 나도 ‘혁신’을 외치는 가운데 정말로 실질적 ‘혁신’과 그에 걸맞은 ‘성과’를 달성하려는 기업은, 아마도 ‘성공’의 정의에서부터 지금까지의 Conventional한 전략/접근을 깨부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부분만큼은 전문 Business Consulting Firm이 아닌 기업 경영진 스스로가 논의를 주도하고, 책임을 가지고 과감히 결단해야 할 부분입니다.
알코아가 기업의 ‘성공’을 얼핏 성장과 큰 직접적 관계가 없어보이는 ‘안전’에 두고 모든 조직 역량과 이에 대한 성과의 잣대를 ‘안전’이라는 Theme에 Focus하면서 도입 이전 대비 순이익 5배 이상의 재무적 성과를 이끌어낸 사례/시사점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은 스스로 반문해 보아야 합니다.
'현재 성과관리 시스템으로, 혹은 현재 우리의 문제 해결 방식으로 알코아와 같이 성공의 핵심(안전)을 도출하고 운영할 수 있을까?'
중국의 고성장 기업 샤오미는 더이상 중간관리자와 KPI를 두지 않고 ‘제품의 혁신’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에 기반해 성과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중국 1위 이어폰 업체 원모어는 ‘고객 만족’이라는 단 하나의 KPI만 집중 관리함으로써 가시적인 성과를 일구고 있습니다.
사업과 조직의 맥락, 핵심 전략에 근거한, ‘성공’에 대한 진지하고도 과감한 재정의와 집중이 절실한 때입니다. 그저 ‘혁신기업을 좇는(이것 역시 매우 대단한 성취이긴 하지만)’, ‘튀지 않는’, ‘안전하고 보수적인’ 그러나 복잡하고 어렵고 수용하기 어려운 지표들만 ‘하던대로’ 나열해서는. 혁신다운 혁신을 할 수 없습니다.
[공적 영역의 성공/성과에 대한 물음]
조직의 ‘성공/성과’에 대한 물음은 그 범위를 단순한 ‘민간’영역에서 넓혀 ‘공공’영역으로 확장하는 순간 더 어렵고 복잡한, 그러나 이 시대에 절실히 필요한 화두가 됩니다.
십수년간 정부는 ‘공공 영역’의 방만경영을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민간영역에서 유행하던 ‘성과주의’ 도입을 시도해 왔습니다. 공공영역에도 목표KPI가 도출되었고 성과에 따른 보상과 인센티브를 도입해 조직의 재정 건전성을 개선한다 표방해 왔습니다.
재정 건전성, 그것은 곧 조직의 ‘생존’과도 연결되는 문제이기에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공공영역의 목표가 본디 기관의 목적을 훼손하는 경우는 결코 없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곳곳에서 그 심각한 훼손을 ‘목도’ 합니다. (공공영역에 있어서의 조직관리도 언젠가 별도로 다루고자 합니다.)
최근 귀순도중 총상을 입은 북한병사를 수술한 아주대 이국종 교수가 울분을 토하듯, 중증외상센터에서 수술을 해 위독한 사람을 살리면 살릴수록 적자를 내는 원흉으로 낙인찍혀 소외된다는 말은. 다시한번 공적 영역에서 ‘성공’이란 무엇인가?를 되묻게 합니다.
더욱이 그 외상센터에 실려오는 환자의 대부분이 건설노동자 등과 같은 블루 칼라라는 사실은. 어떤 파장이 되어. 정부의 울타리를 넘어, 그 지원을 받는 병원을 넘어, 소란스런 미디어 울타리를 넘어. 나 개인에게로까지 침투합니다.
"나에게 있어 ‘성공’은 무엇인가?"
개인의 ‘성공’에 대한 고민. 이것이 마냥 낭만적인 이상주의자의 전유물이 되어선 안되는 이유는. ‘가치’의 훼손엔 분명. 사회, 조직 구성원으로서 우리 개인의 ‘이기심’과 이에 비롯한 ‘책임’도 있기 때문입니다.
얼핏보기에 포스트 성과주의는 큰 변화가 아닐수도 있습니다. 형식적으로만 따진다면 그저 지금껏 기업들이 발전시켜온 최신 성과관리 시스템에 IT기술의 편의성을 빌려 평가의 접근성을 강화해 평가 주기를 앞당기는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하는 컨설턴트도 있을지 모릅니다.
‘합의와 논의 중심의 프로세스, 구성원의 실질적 육성에 focus한 성과관리 제도 구현’은 이미 전략적 성과관리(Strategic Performance Management) 체계에서 표방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강변할지도 모릅니다.
이 글을 쓰게된 이유이자 계기이기도 합니다.
포스트 성과주의/애자일 성과관리는 ‘형식적 변화 혹은 수정’ 이전에 사고체계와 조직 문화의 근본적인 변화를 전제합니다. 그렇기에 어쩌면 '불가능한 도전'에 가까운 '모험'이 아닐까..생각합니다.
우리가 조금이라도 본디의 목적, 평가의 본질에 다가서기 위해서는 기계적이고 완벽한 체계-프로세스 설계에 천착하기 이전에, 인간 활동의 경영 그리고 성과관리 활동 자체의 ‘불완전성’과 똑바로 마주해야 합니다. 그것이 시작입니다.
불완전함을 보완하는 것은 결국 인간 고유의 활동-제대로 된 ‘소통’(Right Communication)과 이를 가능케하는 '문화(Right Culture)'-입니다. 조직/경영 동기와 맥락의 상호이해 가운데 구성원이 초점(Focus)를 맞추고 ‘내재적으로 동기부여’할 수 있는 ‘성공-목표’에 대한 재정립이 수반되고나서야 비로소 조직은 방법론이 가진 ‘형식’을 ‘실질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길고, 난해하고 지루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새롭게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헤르만 헤세, '데미안'
P.S.
'상효이재'로 개편하고 올린 첫 글, '경력직 채용, 그 태도에 관하여'에 많은 관심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채용에 대한 후속 이야기를 논의하는 와중에 최초 포스팅 했던 '포스트 성과주의, 평가의 본질을 묻다.'를 조금 손보아 다시 릴리즈하게되었습니다. 내용적으로 '피드백의 데이터화' 부분에 대한 논의가 추가되었습니다. 상효이재가 소개한 글 중에 가장 길고 어려울 수 있는 글임에도 또한번 성과관리에 대한 글을 소개드리는 것은, 조직의 성공/성과에 대한 질문과 해석이 곧 조직/인사관리의 궁극적인 목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이 글은 기존 발행된, 혹은 앞으로 발행될 성과관리 관련 아티클의 뼈대가 될 것이기에. 부디 아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상효_이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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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ll Improvements: Reviews, 360s, Ongoing Feedback and Objectives
Zugata | Performance Management & Employee Development Softw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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