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gratulations, gloomy day

by 건너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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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우울함은

오로지 나만의 것이고

다른 이들에게 설명될 필요도 설명될 일도 없다.

굳이 소유하긴 싫지만

그렇다고 퍼뜨리긴 더더욱 싫다.


나의 우울함은

내부의 공간에서 맴돈다.

혹여 삐져나와도

타인에게 스미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누군가 냄새를 맡을 뿐.



그들도 맡아 보았던

익숙한 내음을 느끼는 찰나

그저 옅은 빛의 연민을

잠시 물로 그리고는

이내 이용가치가 다한

젖어든 종이를

책장 먼 구석에 꽂아 두겠지.

잊혀진다는 그 사실조차 잊혀지는 듯이.



나의 우울함은

극단에 있는 감정 같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애매하고 흔들림이 없다.

안에서 생긴 만큼

안에서 해결되고

그닥 위험하지 않다.



그러니 걱정하지 않고

바라보듯 이야기 나눈다

들킬까 두려워하면서도

슬며시 힌트를 흘리는

애매함의 향(香)연.


비트겐슈타인은 말했다

언어로 표현될 수 없다면 침묵하라고.


나의 마음은 언어로 표현될 수 없다.

나는 침묵하려다

이내 다문 입으로

마침내 내적 외침을 이룩하였다.



보아라,

나만의 것인 줄 알았던

나의 우울함은

사실은 우리들 모두의 것이었다는 것을

알게된 것을 축하한다.


다시말해 나는,

오늘 당신의 우울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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