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굳이

by 건너별

이기적인 내가


굳이 시간을 내어 널 만나러 간다


굳이 너에게 찾아가


많은 사람들 중 너에게 마음을 쏟는다


굳이 너에게 다가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쉽게 쉬쉬하는

사치스런 몸짓을 제안한다


기꺼이 응하는 너의,


굳이 귓볼과 가까워지는 입꼬리.



매사에 효율을 따지는 나는

썩 구체적이지 않은 사랑을 지불하고

닳고 소진되는 날 바라보며


다시금 굳은 표정을

화분에 물을 흠뻑 적시듯

굳이 촉촉이 녹여 낸다.


마침내 복잡한 수식을 던져 내고는

'굳이'라는 단어를 굳이 떨쳐 내어



필연의 이음새를 무작정 피워내어

털끝과 혀끝을 환생한다.





스르릉 수채화 붓의 터치로

결국엔 가득 채워진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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