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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나 Jul 17. 2023

무한히 지연된 재앙의 그늘 아래

사유의 파란

헤일이 밀려오고 있다

헤일이 밀려오고 있다


하지만 나는 오늘을 살아내야 하기 때문에

그 순간을 지연시키기로 한다


그래서 모든 순간이 슬로우 모션처럼 흘러간다

느리게 하지만 무사히 나는 오늘을 마무리한다


전등 스위치를 내리고 잠에 들기 전 

창밖을 바라보면

높은 헤일에 가려 달이 보이지 않는다


헤일이 모든 것을 쓸어갈 순간이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은 괜찮다


눈을 뜬 나는 다시 하루를 살아야 하기에

시간을 더욱 지연시킨다


하루가 더 느리게 지나간다

창밖을 바라보면

높은 파도에 가려 태양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임박한 재앙의 그늘 아래서

평온한 하루를 보낸다


헤일이 밀려오고 있다

헤일이 밀려오고 있다


사이렌 소리가 내가 늘린 무한한 시간에

길고 느린 울음소리처럼

헤일 그늘을 아래를 떠돈다


헤일이 모든 것을 쓸어갈 순간이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은 괜찮다

나는 아직 괜찮다



























오랜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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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 아무나 - 밀리의 서재 (mill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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