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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부자 Jun 25. 2024

자아스케치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란다.

은근히 날 닮은 것 같긴 한데 나랑은 분명 다르다.

아니 나쁜 건 날 닮고 잘한 건 아내를 닮았단다.

성격은 내가 더 좋고 셈도 내가 더 빠르고 정리도 내가 더 잘하는 데 장난치고 사고 치는 것만 날 닮았단다.

흥. 


하루는 동규도 나경이도 평소에 하지 않는 행동과 말을 할 때가 있다.

그것도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창의적이고 기발한 생각을 말이다.

그래서 정정한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 아니다.

아이는 스케치북이다.

가끔 아빠와 엄마의 덧칠이 아이의 그림을 도와준다는 착각을 하지만 사실 어른들이 가진 완성의 조급함이 아이들의 그림을 망치는 같다. 


그리고 문득 내가 어릴 때 그린 그림에 누나든 엄마든 덧칠해 주는 걸 왜 싫어했는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내 그림은 내가 완성하고 싶었을 테니까.


오늘부터 나도 아이들을 믿고 기다려보자.

아이들의 그림이 내가 보는 관점과는 다르지만 그 가치는 감히 판단할 수 없다.

그들 세대가 보는 오늘날의 현대미술의 영역처럼,

매일 매일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의 영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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