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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May 28. 2024

별이 흐르는 시간 7

누군가의 밤

 "웬 도토리묵이야?"

 "엄마가 좋아하는 거잖아요."

 "좋아하지. 맛있네. 맛있는 도토리묵이네."

 "다행이다. 시장에서 한참 찾았거든요."

 "이 시간에 시장까지 갔어?"

 "네. 그냥 왠지 시장 도토리묵이 더 맛있을 것 같아서. 많이 드세요."

 "고맙다."





 구름비와 별구름이 집으로 들어간 후, 카페 안쪽 방으로 들어온 몽우는 혼자 있는 시간이 아직 익숙해지지 않았다.

멍하니 있자니 뱃속도 허했다.

일어서서 냉장고 근처로 가니 작은 싱크대에 인덕션도 있었다.

냉장고 안에 작은 통에 담긴 김치와 반찬 몇 가지도 있었다.

싱크대 아래를 여니 라면이 보였다.

라면 봉지를 보니 더욱 허기가 졌다.

질리도록 먹은 라면인데 라면봉지를 보니 몽우는 자신도 모르게 물을 끓이고 있었다.

아르바이트를 할 때도, 퇴근해서 허기진 저녁을 채울 때도 늘 라면이 든든했다.

어느 순간, 자신을 위해 풍족한 끼니를 챙기는 것에 소홀해졌다.

엄마를 걱정해야 했고, 가족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하며 생긴 일이었다.


 익숙한 밥상을 앞에 놓고 국물을 먼저 한 숟가락 후루룩 마셨다.

매콤하고 뜨거운 국물이 몸속으로 들어가자 온몸이 따뜻하게 데워졌다.

추운 날씨는 아니지만 오늘 저녁은 자꾸 서늘한 기운이 몸으로 파고들었다.

 <감기가 오려나.>

이제 젓가락으로 면을 집어 들어 입으로 가져갈 때였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lite>




 카페 문 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바람이 문틈으로 들어왔을까.

설마 지금 바람이 많이 부나.

다시 별 일 아닌 듯이 라면을 집어 들었다.

그때였다.

카페 문에 달린 벨이 떨어질 듯 문이 획 젖혀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와장창!

카페 천정이 내려앉는 듯한 소리에 몽우는 밖으로 뛰어나왔다.



 그리고 카페 한가운데에 떨어져 나간 문을 지켜보고 서 있는 별구름과 마주쳤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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