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창가에도 바람이 부나요?
하나하나 세던 날짜도 멈추고
스산한 바람이 마음 방을 휘돌아 나갔습니다.
쓰다만 일기장에 연필을 끼워놓고
달아나는 시간을 붙잡아 두었습니다.
먼발치 배웅도 마다하여
그림자라도 곁에 조금만 더 머물기를 바랐습니다.
뒤도 한번 돌아보지 않는 찬 바람에
눈물과 아쉬움을 털어내고
앙다문 입술에 핏빛이 맺혔습니다.
꼭 닫은 문틈에 바람 따라 여름향기가 묻어와
장마가 오기 전 한바탕 빗소리가 들리겠습니다.
그대 마음 방 창가에도 바람이 부나요?
<대문 사진 출처/Pixabay l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