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호수
가을 색이 물드는 바람에 스쳐
볼우물이 깊이 파였어요.
작은 배를 띄워 노를 젓고
배 옆으로 연잎이 아침 이슬을 태워
건너지 못하는 물 위에
징검다리를 놓았어요.
수없이 지웠다가 쓴 글자처럼
호숫가에 새 발자국이 찍혔다가
찰랑이는 물살이 넘쳐 사라졌어요.
잠든 모습에 안심하고
조금씩 천천히 오르락내리락
숨소리에 한숨을 쉬었지요.
간 곳을 몰라 닿지 않는 소식은
깊은 호수 밑에 가라앉아 연 줄기를
타고 공기방울로 맺혔어요.
<대문 사진 출처/Pixabay l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