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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Dec 14. 2024

연꽃 향기 18

첫눈 오는 날

 "눈 온다."

누군가 창밖을 보다가 소리쳤다.

그러자 일제히 휴대전화를 들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첫눈이네.>

수연은 조용히 속으로 말하고 멍하니 창밖을 보았다.

첫눈치고 제법 펑펑 함박눈이 내렸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lite>



 저녁 시간, 거리에 불빛이 하나둘 켜지자 쌓인 흰 눈이 반짝였다.

눈길에 딘 퇴근길이 불편할 만도 한데 사람들 얼굴에는 느긋한 미소가 보였다.

올해 첫눈에 대한 반가움과 추억의 감상이 적당히 버무려져 마음 한쪽에 설렘이 피어올랐다.

 "데이트 약속 없어?"

수연은 옆 반 선생님이 툭 던진 말에 피식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진짜? 그럼 저 사람은 뭐야? 전에 수연 쌤 하고 얘기하던 사람 같은데."

 "누구요?"

눈짓으로 말하는 쪽을 따라가 보니 하얀 첫눈을 맞으며 유선우가 서 있었다.



 "이걸로 괜찮겠어?"

뭐 먹고 싶냐는 말에 왜 순댓국이 생각났을까.

 "응. 좋아하는 거야."

첫눈과는 좀 거리가 있는 음식을 마주하고 앉은 두 사람도 어색해졌다.

수연은 눈도 맞추기 어려웠던 선우와 함께 음식을 먹는 자체도 낯선데 첫눈 오는 날이라니.

 "그냥 생각났어. 첫눈이 올 때마다."

왠지 몽글거리는 선우의 말도 자꾸 심장을 뛰게 했다.

하지만 순댓국은 맛있었다.

아빠, 엄마와 추운 겨울이면 자주 먹었던 그 순댓국 하고 비슷했다.

 "나도 순댓국 좋아해."

선우도 뜨거운 국물을 뜨며 말했다.

 "저, 이모. 순댓국 하나 포장해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우리 엄마도 좋아하시거든."

선우는 수연을 보며 말하고 맛있게 순댓국을 먹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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