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속에 짓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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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사서는 "늘"의 이야기가 마음에 든다며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그리곤 이내 숨이 찬다는 듯 한 손으로 배를 잡고 다른 손으로는 그만 웃기라는 듯 손을 저으면서 말했다.
"클클클.. 클 그래요 그것도 괜찮네 모든 소문 뒤에 김 대표가 아닌 조 사서가 있었다. 조 사서가 그림자들을 모두 죽이려고 했다. 이런 스토리 괜찮네요. 잠시만요 늘씨 그 아이디어는 제 노트에 적어야겠어요. 제가 써도 괜찮죠? 어차피 당신은 기억이 모두 다 지워져 기억을 하지 못할 테니까 말이에요."
"아니 이게 무슨...!! 당신은 모든 이야기가 장난인가요?"
"에이~장난이라뇨? 제가 분명 경고했잖아요. 그림자들의 말을 믿으면 안 된다고 말이에요. 특히 검은 혼령들이 작가라면? 어휴~ 아무 말이나 닥치는 대로 다 적기 시작하겠죠? 특히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는 순간부터는 무슨 일만 벌어지면 어! 나는 작간데 이건 분명 소재다 이건 적어 둬야지 하고 모든 이야기를 수집하기 시작해요. 심지어 진심도 없어요 무엇을 결정할 때는 꼭 그걸 딱히 하겠다는 마음보다는 이걸 하면 한 꼭지 정도는 뽑을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먼저 하죠"
"그게 무슨..."
"그러다가 지루해졌어요 매번 같은 이야기를 모으다 보니까 점점 따분해졌어요 이 그림자 세상이 말이에요 그림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쓰다 보면 말이죠 매번 같은 이야기예요 이렇게 하면 부자 될 수 있어요 당신이 모르는 시크릿 뭐 이런 이야기들이 태반이죠. 심지어 막장 이야기는 매번 비슷해요 불륜은 기본에 복수를 첨가하다가 어느 순간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고 머 이런 식이죠. 평생을 그런 식으로 글을 쓴다고 생각해봐요 너무 따분하고 지루하지 않아요? 그래서 생각했어요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보자라고 말이에요 그리고 만들게 되었죠 그림자 세상의 이야기를 말이에요 그다음에는 쉬웠어요 모든 일을 그 일에 끼워 맞추기만 하면 되는 거죠 퍼즐 조각처럼 말이에요."
"김 대표도 그럼..?"
"맞아요 그는 제가 쓴 글에 등장하는 하나의 에피소드 일 뿐이에요. 저는 단지 그에게 그의 세상을 만들어 수 있는 척 희망을 줬어요. 어차피 그 뒤가 어떻게 되든 다시 제가 그림자 세상을 돌려받으면 그만일 뿐이니까요”
"그럼… 당신이 장 대표였던 거예요? 당신은 조 사서잖아요. 말이 안 돼요 그리고 그 그림자는 김 대표가 분명 거울 속으로 밀어버렸다고 했는데?"
"아 얘기 안 했었나요? 제 이름조차? 실례했군요 제 이름은 장 승조 예요. 그래서 장대표이기도 하고 조 사서이기도 한 거죠. 어차피 이름이라는 건 중요한 게 아니에요 늘! 이야기가 말하려고 하는 걸 봐야죠. 당신도 작가잖아요! 그리고 그가 저를 민 게 아니고 제가 제 발로 들어간 거예요. 그의 이야기가 진행되려면 제가 사라져야 했거든요. 모든 게 제 계획 안에 미리 기록되어 있었어요. 그 거울을 만들 때부터 말이죠. 기억을 지우는 거울이라 너무 멋지지 않나요? 지금은 비록 깨져서 당신의 몸속에 담기게 되었지만 처음부터 제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였어요. 그 거울은 그림자들을 위한 거울로 만들어졌죠. 저에겐 적용되지 않았던 거예요. 저와 그림자는 겉모습은 같지만 다른 존재거든요."
"다른... 존재요?"
"늘"은 순간 금빛 한강 공원으로 향할 때 그림자들이 조 사서를 가리키며 말했던 단어가 떠올랐다.
"검은 악령"
그 단어를 떠올리며 소름이 돋았지만 "늘"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조 사서에게 물었다.
" 그.. 그래서 당신이 원하는 게 뭐예요?"
"늘! 아직도 모르겠어요? 문제는 제가 원하는 게 뭐였느냐가 아니라 다른 그림자들이 원하는 게 뭐였냐고 물어야죠. 그들은 어디에나 있는 욕망들을 가졌어요. 아들에게 자신의 음악적 과오를 물려주고 싶지 않은 아버지, 모든 걸 버리고 떠나고 싶었던 예술가 안 에스텔, 어머니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은 김 대표, 자신의 아이에게는 그림자의 인생을 물려주고 싶지 않은 어머니 이 모든 게 그들의 욕망이고 저는 그 욕망을 갖고 있는 그림자들을 찾아 하나의 실타래로 엮은 것뿐이에요."
"그럼 안 에스텔을 김 대표에게 보낸 것도 모든 게 당신의 시나리오였던 거예요?"
"맞아요 모든 게 제 계획 속에 있었죠. 아시잖아요? 소설 속 주인공은 늘 불행한 상황에서 시작하죠. 그래야 행복을 찾아 떠날 수 있죠. 아마 당신이 아는 모든 이야기가 그럴걸요? 그래야 그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아니까 다시 조그마한 행복을 주고 다시 뺏고 다시 더 큰 불행을 주고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구성했죠. 뭐 당신은 주인공이 아닌 조연 정도여서 쭉 불행했지만 말이에요. 그래도 그건 어쩔 수 없었어요 당신의 나의 세계가 아닌 인간 세계에 있었으니까 제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없었죠. 그래도 그림자 세상에 온 뒤로는 희망도 주고 친구도 만들어주고 했잖아요. 그러다가..."
"그러다가..?"
"갑자기 제 완벽한 이야기를 적기만 했던 제 주인이 불평하기 시작했어요. 그녀는 자기가 글 쓸 생각은 하지 않고 매일 잠만 잤어요. 마치 저한테 이야기를 맡겨놓은 것처럼 말이죠 그러고는 점점 뻔뻔해져 갔죠. 그녀가 어땠는지 아세요? 말도 마세요! 제가 무슨 이야기를 꿈에서 보여주면 자고 일어나서는 그거는 말이 안 된다 이유가 없다고 하질 않나! 어느 날은 그 이야기는 너무 막장이니 빼야겠다며 이래라저래라 참견을 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제가 쓴 이야긴데 자신은 그냥 그 머랄까? 받아 적기만 하는 그림자 작가일 뿐인데... 마치 자신이 진짜 작가가 된 거 마냥 아주 오만방자하게 굴었죠. 그래서 제가 그녀가 잠든 사이에 그녀가 글 올리는 사이트에 비밀번호를 바꿔버렸죠. 얼마나 고소하던지... 며칠을 끙끙되거니 결국은 비밀번호는 못 찾고 글 쓰기를 포기하더라고요. 시도도 하지 않고 말이죠. 참나 사실 비밀번호가 비밀이에요인 줄은 그 인간은 평생 모를 거예요. 딱 그 정도인 사람이거든요. 클클클클 그래서 차라리 당신에게 그 사람이 죽었다고 말하고 나머지 이야기를 부탁해야겠다 생각했어요. 어차피 당신은 나를 찾고 있었으니까 말이에요."
". 그럼.. 저를 이용하려고... 찾아온 거예요?"
"뭐 겸사겸사 였죠. 어차피 그 인간이 써둔 이야기의 분량이 30화 정도면 한 권의 책으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기도 했고, 뭐 이 정도면 재밌게 놀았으니 이제 제 그림자 세상을 김 대표에게 다시 돌려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서 오늘의 이 자리를 마련한 거죠 멋있지 않아요? 이 모든 이야기가 제 바로 손 위에서 탄생했다니 말이에요. 물론 결론도 제 머릿속에 있어요. 들어보실래요?
그림자들의 욕망을 닮아 붉게 타던 붉은 달이 뜨던 날 밤 안 에스텔이 부는 피리인 늘과 주연이 내는 불행의 파열음들이 그림자들에게는 자신이 잃어버련던 기억들을 다시 불러오게 만들었다. 다만 그 불러온 기억들 중에 자신을 버렸다 탓했던 아버지를 향한 분노가 사실은 자신을 향한 아버지의 애끓는 부정이었다는 결론에 김 대표는 결국 정신을 놓고 말았다. 그리고 정신 놓아버린 김 대표 옆에는 늘 그를 지키는 개 한 마리가 그와 함께였다. 그리고 늘과 주연은 자신을 내던진
연주로 인해 그림자 세상에서의 기억을 잃고 다시 어두웠던 인간 늘로 자신이 주인공인 줄 아는 주연으로 새 삶을 살기 시작했다. -끝-
어때요? 멋지지 않아요? 제 결말이 마음에 들어요? 이 책 인간 세계에서 베스트셀러 될 것 같지 않아요? 유명한 공모전에 내볼까요? 어때요?"
"당신은.... 미친것 같아요.. 미치지 않고서 이런 일을.”
"그럴 수도 있어요. 그런데 작가 중에는 제정신인 사람은 한 명도 없어요. 반쯤은 미쳤거나 다른 반쯤은 미쳐가는 중이죠. 그럼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된 당신들의 기억들을 제가 쓴 이야기처럼 먼저 지워야겠어요."
조 사서가 "늘"과 주연을 향해 자신의 옷깃에 숨겨두었던 작은 손목 거울을 꺼내 들고 걸어오기 시작했다.
그때 갑자기 그들의 앞에서 솟구치는 물방울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소스라치게 놀란 늘과 주연은 물이 솟구치는 곳을 쳐다보았고, 그곳에는 매일 9시가 되면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분수쇼가 시작되고 있었다. 예상보다 많은 이야기로 시간이 지체되었고, 매일 9시 정각에 분수대의 쇼가 시작되면서 울리는 음악들이 조 사서의 몸에 닿자 조 사서는 피부가 마치 물에 녹아 산화되는 것처럼 고통스러워했다. 그리고 조 사서는 울부짖기 시작했다.
"아아아악 벌써 9시야? 안돼! 아직 내 머릿속에 있는 결론은 어디다가 옮겨 적지 못했어. 사라져 버릴 거야 내 이야기들 내 이야기들!! 아아아악 역시 작가라는 존재들의 가장 큰 약점은 자신의 이야기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떠든다는 거야아아아아악"
늘은 고통스럽게 울부짖는 조 사서를 보면서 하나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어쩌면 그림자 세상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그림자를 가장 잘 통제할 수 있는 건 그들을 객관적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검은 악령 밖에 없다는 이유로 그림자 세상에 오게 된 것 같았다. 하지만 그 객관적 시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악령은 그림자들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그는 더 외로워져만 갔던 것이다. 그래서 그림자 세상에서 오기 전에 인간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기 위해 적던 글들을 다시 적기 시작했는데 점점 다른 그림자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적고 싶은 욕망이 생겼고 결국 그 욕망이라는 단어 자체가 자신을 병들게 만든 것 같았다.
글을 쓰기 좋아해서
글에게 잡아 먹혀 버린 조 사서라..
그리고 어쩌면 조사서는 글을 빼곡히 쓴 종이에 물방울을 몇 방울을 떨어트리면 글이 얼룩지며 사라지 듯이 이제는 조 사서의 존재도 혼자서는 불완전할 것 같은 숫자 9를 뜻하는 그림자들이 목소리를 내어 분수대에 울려 퍼진다면 9가 뒤집혀 6이 되듯 약수의 합인 완전수인 6이 되어 조 사서의 이야기기들을 얼룩덜룩한 한 장의 종이로 만들 수 있을 것 있다는 결론에 다 다랐다.
그리고 늘의 이 이야기를 증명이라 하듯 조 사서는 분수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을 맞으며 타들어 가는 자신보다 자신의 생각한 결말들이 사라질까 봐 두려움에 떨며 울부짖고 있었다
"머리는 안돼 머리는!! 내 결말 소중한 내 결말 사라지면 안돼에에에아아아악"
어쩌면 이것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늘"은 주연을 보며 손짓했고 그들은 함께 물에 빠져들기 직전의 그림자들을 향해 뛰어갔다. "늘"과 주연은 서로 말을 하지 않았지만 쌍둥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유일한 희망은 이 그림자들이고 그들은 그 그림자들이 간절히 원하는 그 무엇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늘이 먼저 그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당신들에게 예전의 기억이 돌아오면 알게 될 거예요. 그림자 세상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누군가를 위하지만 그들에게 닿지 못하는 마음이 얼마나 힘든지 말이에요. 이 고통을 끝내기 위해 물가로 들어간다면 당신들은 다시 인간과 대화가 단절된 혼자만의 세상에 들어가는 거예요. 그렇게 다시 살고 싶으신가요?"
"앞에서 비켜! 물로 들어갈 거야! 이 고통이 끝난다면 불이라도 건너겠어"
"늘의 이야기가 맞아요. 우리는 항상 인간을 위해 일해왔어요. 그런데 그들은 알지 못해요. 그래서 인간의 몸을 탐내기 시작한 거 아닌가요? 그들과 대화하고 싶어서요 지금 우리는 그들과 대화할 수 있어요. 그들 몸에 우리가 만든 구멍을 통해서 우리는 이야기할 수 있어요. 그 구멍에 우리의 집을 만들어요. 그림자 세상이 아닌 우리 집을 말이에요!"
"(웅성웅성) 말도 안 돼! 그게 가능해?..(웅성 웅성) 그게 진짜 가능하다고?"
"가능해요 지금 물이 분수가 되어 흩뿌리고 있잖아요! 물은 당신들을 인간에게 벗어나게 해 줄 수 있는 동시에 에너지를 주잖아요. 우리는 인간들에게 벗어날 수 있는 동시에 그들 안에 머물 수 있어요!"
"(웅성 웅성) 말도 안 돼! 아니야 어쩌면...(웅성웅성)
"물에 뛰어들기 전에 시도는 해 볼 수 있잖아요 몇 분이면 돼요 당신들은 인간과 평생 친구처럼 지낼 수 있어요!"
"(웅성 웅성) 진짜? 돈도 이제 안 벌어도 된다고?(웅성 웅성) 그들과 평생 친구?"
웅성이는 그림자들 사이로 주연이 갑자기 어떤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 노래는 이미 주연의 마음속에 있었던 노래처럼 자연스럽게 흘러나왔고, 늘 또한 같이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화려한 분수대에 뿌려지는 물방울들 과 함께 그들이 부르는 노래가 고통스러워하는 인간들 머릿속에 흩날리는 꽃잎처럼 뿌려지고 있었다.
그림자 세상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당신과 나는 같은 몸에 있어요
당신이 힘들면 나를 불러요
나와 대화해요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저는 태어날 때부터 당신과 함께였죠
나는 당신의 그림자 당신을 제일 잘 아는 그림자
당신과 나의 그림자 세상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To 이제는 당신과 함께하는 그림자 세상을 위해
9라는 숫자는 음양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8달의 시간을 거쳐 비로소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시기를 내포하는 숫자이다. 당신이 지금 많이 힘든 시간을 겪고 있다면 그건 아마도 8을 거쳐 9로 가는 길 즉 당신의 친구와 함께 새로운 그림자의 세상으로 다가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늘 빛나는 존재인 당신과 당신의 친구 그림자가 함께 주연인 세상을 말이다.
By 결국 조 사서의 비밀번호를 찾아낸 야초툰의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