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미신을 믿는 이유

13화

by 김소연



나는 거의 매일 꿈을 꾼다. 다른 이의 꿈의 패턴은 잘 모르겠지만, 나는 다양하고 독특한 꿈을 자주 꾸는 편이다. 새로운 꿈을 꿀 때마다 꼭 해몽을 해보는데 그때마다 느끼는 건 해몽을 하지 않아도 꿈을 꾸고 난 이후의 느낌만으로도 좋은 꿈인지 안 좋은 꿈인지 그냥 개꿈인지 알만하다는 거다. 꿈은 그 내용이 무엇인지 주제가 무엇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꿈을 꾸면서 기분은 어땠는지가 더 중요하다. 우리가 원하는 돼지꿈이나 똥꿈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면 꿈 해몽이 좋을 리가 없다. 어떤 상황이든지 내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좋은 꿈을 꾸면 좋고 나쁜 꿈을 꾸면 조심하면 된다.





한때 명리학을 배워 취미로 주위 사람들의 사주풀이를 해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어이없게도 사주풀이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속담이 잘 어울리는 학문이다. 누군가 내게 사주풀이를 해달라 요청하면 나는 좋은 점에 초점을 맞춰 얘기하고 조심해야 할 일들을 간략하게 말해준다. 사람들은 나쁜 얘기가 길어지는 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느 상황이든 좋기만 한 것도 나쁘기만 한 것도 없다. 어차피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인데 그걸 처음 만든 사람이 귀걸이로 만들었다고 해서 코에 걸고 싶은 걸 억지로 귀에 걸게 할 수는 없다. 사람의 인생은 사주팔자로 이미 결정지어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는 것도 사주팔자에 포함된 자신의 일이다.


요즘은 유튜브 타로에 한창 빠져있는데, 그 타로마스터들은 좋은 카드를 뽑으면 잘하고 있다고 다독여주고, 나쁜 카드를 뽑으면 조심하고 노력하면 더 좋아진다라고 말한다. 마음먹은 대로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란 말도 잊지 않는다. 우리가 미신을 믿는 이유는 어느 상황에서든 긍정적인 믿음으로 세상을 살아갈 힘을 북돋아 준다는 거다. 미신이나 민간요법은 대부분 상황이 나아지길 바라는 긍정적인 마음으로부터 나온다. 그것들이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일일지라도, 긍정적인 믿음만으로 가끔은 위로가 된다.


그래서 만약 어떤 일을 할 때 긍정적인 생각보다 부정적인 생각이 더 많이 드는 일이라면 그 일은 하지 않는 편이 낫다. 그 일 자체가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중요치 않다. 그 일이 봉사활동이든 종교활동이든 내게 꼭 필요한 일일지라도 마찬가지다. 물론 타인의 시선이나 선입견에 반하는 일을 하라는 건 아니다. 누가 봐도 훌륭한 일이지만 내가 행복하지 않다면 하지 않는 게 더 좋다는 말이다. 나는 천주교신자이지만 성당에서 행복하지 않아 종교활동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것을 처음 고민했을 때는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었다. 나는 사실 절대적인 믿음을 강요하는 종교보다는 조금은 유연하게 생각할 수 있는 미신을 믿는 것이 더 편한 사람이다.


타인에게 바르고 착한 사람이라는 평을 듣는다고 해도 내가 행복하지 않다면 잘 살아가는 거라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는 가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강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꿈에서의 나처럼, 그토록 원하는 돼지꿈을 꾸게 되더라도 내 기분이 어떤지를 먼저 살필 수 있는 솔직한 사람이 되어 보면 어떨까.



"나의 꿈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 행복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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